쌍용차 김득중 지부장 “노동자 목숨 담보로 재판거래한 양승태 사법부에 분노 치밀어”
쌍용차 김득중 지부장 “노동자 목숨 담보로 재판거래한 양승태 사법부에 분노 치밀어”
  • 김태규 기자
  • 승인 2018.08.28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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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10년째 복직투쟁 이어온 쌍용차 해고노동자
공권력·쌍용차 공모에 해직 후 30명 희생돼
‘2017년 상반기 복직 노력’ 약속에도 복직 요원
재판거래·노조와해 등 진상규명·책임자 처벌해야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투데이신문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지난 6월 27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은 동지 한 명을 또다시 잃어야 했다.

30번째 희생자인 고(故) 김주중씨는 지난 2009년 해고된 뒤 투쟁에 나섰다가 경찰의 ‘폭력진압’에 의해 구속되기도 했다. 국가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면서도 복직을 기다리며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오던 그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만 9년을 지나 10년째 기약 없는 복직을 기다리는 가운데 최근에는 박근혜정부 시절 양승태 사법부와 청와대의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쌍용차와 공권력이 결탁해 진행된 ‘노조와해’ 등 의혹이 불거지면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과 희생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한편 28일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는 경찰이 2009년 노조의 평택공장 점거농성을 진압할 당시 사측과 협조해 진입계획을 수립하고 경찰특공대·대테러장비를 동원해 강제 진압한 사건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는 당시 청와대가 강제 진압작전을 최종 승인했다며 경찰의 진압 과정이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대한 규정(대통령령) 위반이라고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 발표 및 사과 ▲국가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및 관련 가압류 사건 취하 등을 경찰청에 권고했다.

<투데이신문>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을 만나 지난 10년간의 복직투쟁 이야기와 사법농단, 노조와해에 대한 입장을 듣는 데 이어 28일에는 전화를 통해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28일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공개한 '평택 쌍용자동차 진입계획(안) 자료제공 = 경찰청
28일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공개한 '평택 쌍용자동차 진입계획(안) <자료제공 = 경찰청>

Q. 어느덧 복직 투쟁이 시작된 지 10년째다. 수차례의 고공농성, 단식, 오체투지 등 투쟁을 이어왔다. 지난 10년을 돌이켜본다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온 것 같다. 그저 매 순간순간을 위해서 달려왔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다보니 어느덧 10년이나 흘렀다. 고공농성, 단식 등도 기간이 길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돌아보면 ‘그동안 안 해본 투쟁이 뭐가 있을까’ 고민할 정도로 정말 많은 투쟁 경험을 해 왔다.

Q. 지난 6월 27일에는 30번째 희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간 희생자가 끊이지 않고 발생한 이유는 뭐라고 보는지.

2015년 노노사 합의만 이행했더라면, 복직 기한만 명기했더라면 김주중 동지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또 경찰 인권침해조사위원회에서 28일 보고서를 발표할 텐데, 2009년도 파업당시 김주중 동지는 경찰특공대에 폭력진압을 당해 연행되고 구속됐던 사람이다. 그는 국가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홀로 감당해온 것이다. 이를 국가가 좀 더 일찍 조사했다면 김주중 동지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상하이자동차의 기술먹튀가 없었다면, 회계조작에 의한 정리해고가 없었다면, 국가폭력의 살인진압과 손배가압류가 없었다면,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가 없었다면 희생자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Q. 김주중 조합원의 사망 이후 대한문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보수 세력과 충돌이 있기도 했다.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그때는 분향소를 반드시 설치해야한다는 생각이 절실했기에 보수세력의 방해는 충분히 감당하고 감내하려고 했다. 그런데 보수세력의 폭력은 생각 이상이었다. 혐오적, 모욕적 발언 등 언어폭력과 폭행 문제가 굉장히 심각했다. 잠도 못 자면서 분향소를 설치하고 지키느라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그래서 몇 분을 상대로는 고소·고발 등 대응을 하고 있다.

Q. 당시 경찰은 그들을 제지하거나 만류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는지.

당시 경찰은 보수세력의 위협적 분위기 조성에도 제지하지 않고 물리적 충돌 정도만 막았다.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때서야 대응하는 등 수세적으로만 나섰다.

Q. 시민들이 많이 찾아왔는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다. 49제가 지났는데 아직도 많이 찾아주신다. 다시 한 번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서울시 중구 대한문 앞에 설치된 고(故) 김주중씨의 분향소 ⓒ투데이신문
서울시 중구 대한문 앞에 설치된 고(故) 김주중씨의 분향소 ⓒ투데이신문

경찰, 인권유린 자행하고도 손해배상 청구…“취하해야”

Q. 28일 진상조사위가 2009년 파업 강제진압이 당시 청와대의 최종 승인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은.

2009년 파업 당시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의 승인 하에 쌍용차사태가 발생됐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동안 의혹에 불과했던 것이 이번 진상조사위 결과보고서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쌍용차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살인진압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억울하게 죽어간 우리 동료와 가족 30명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 국가가 명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Q. 경찰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소송의 내용을 설명한다면.

파업 강제진압 당시 경찰이 테이저건을 사용하고 쓰러진 노동자들을 향해 진압봉을 휘두르는 등 ‘살인진압’을 했다. 공권력이 노사의 갈등이나 분쟁을 완화하고 해소해야 하는데 오히려 완전히 회사 편에 서서 대테러장비를 총동원했다. 당시 헬기 3대가 계속 저공비행을 하면서 최루액을 뿌려댔는데 그해 사용된 최루액의 95% 이상을 쌍용차 파업에 소진했을 정도다.

경찰은 당시 투입된 헬기가 노조의 새총에 맞아 파손됐다며 수리비를 청구했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를 띄웠던 기중기의 수리비와 그 외 장비 파손, 부상 경찰 치료비, 위자료 등을 포함해 24억원을 청구했는데 2심에서 11억원이 청구됐다. 현재는 대법원에 계류 중인데 이자까지 포함해 약 17억원 정도 규모다.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사례다. 외국에는 이런 사례가 없다. 법률가나 시민단체 등 많은 분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가의 손배취하를 요구하고 있다.

Q. 진상조사위가 경찰청에 손배소송 및 가압류 사건 취하를 권고했다. 경찰청이 이를 취하할 것으로 보는지.

경찰청은 계속 미온적으로 미루고 있다. 때문에 손배소송, 가압류 취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정권의 잘못이지만 청와대가 개입된 문제인 만큼 이 문제 관련해서는 경찰청이 나서지 않는다면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Q. 청구 소송의 대법 판결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대법원에서도 우리에게 유리한 판결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진상조사위는 당시 파업 진압과정에서 경찰이 노조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이 인권을 유린하면서 파업을 진압해 놓고 그에 대한 손배를 청구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가장 좋은 해결방법은 경찰의 무리한 개입을 인정과 폭력적 살인진압에 희생된 해고자와 가족들에게 국가가 사과, 손배 철회다. 대법의 판결 이전에 국가가 대승적 차원에서 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Q. 아직 ‘노조와해’ 문건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진상조사위는 노조와해 문건을 조사하지 않았다. 경찰청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노조와해 문건을 전격 조사해야 한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책임자를 조사하고 엄벌해야 한다. 특검과 국정조사 등을 통해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Q. 사측도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을 취하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해결되길 바라나.

사측은 개인에 대한 손배를 2015년 노노사 합의에 따라 취하했다. 그런데 금속노조에 대한 34억원 손배는 아직 취하하지 않았다. 이 34억원이라는 금액도 이자를 제외한 금액이다. 노노사 합의내용에 금속노조에 대한 손배 취하를 담지 못했는데, 그 해 연말은 민중총궐기로 노·정(政)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사측은 노정의 대립구조와 정세 속에서 금속노조에 대한 손배를 취하하는 것은 경총과 전경련의 입장에서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국면이 전환되면 그때 철회하겠다고 구두약속을 했다. 그런데 합의서에 포함된 서면 약속도 안 지키는 판에 구두 약속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이 문제도 현 경영진이 했던 약속이기 때문에 철회하면 되는 문제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사법농단 사태 해결 촉구 2차 시국회의 및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지부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투데이신문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사법농단 사태 해결 촉구 2차 시국회의 및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지부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투데이신문

쌍용차 근무 이력, 사회적 ‘낙인’

Q. 현재 복직한 인원과 남은 복직 대상자는 몇 명인지.

2015년 합의 이후 조합원 중에서는 45명이 복직했고 120명이 남아 있다가 김주중 동지가 자결하면서 119명이 남은 상황이다.

Q. 복직을 기다리는 해고노동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2009년도에 ‘범죄자’, ‘폭력집단’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받았다. 해고노동자들은 평택 지역에서는 전혀 취업을 할 수 없었다. 평택뿐 아니라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쌍용차 근무 이력은 취업을 막는 주홍글씨였다. 그래서 해고노동자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전국으로 흩어졌다. 정확한 통계와 수치를 말할 순 없지만 해고노동자들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 문제들이 고스란히 당사자와 가족들의 몫으로 남아서 정말 힘들게 견뎌내고 있는 상황이다. 해고자들이나 가족들은 경제적 어려움보다 더 힘든 것은 주변의 차가운 시선이라고 말한다. 해고노동자들의 억울함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복직이다.

Q. 지난 2015년 12월 30일 노노사 합의 당시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노동자 전원 복직을 노력 한다고 했는데 현재까지 전원 복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측은 어떤 이유로 복직을 미뤄오고 있나.

사측은 경영상태가 호전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복직을 미루고 있다. ‘판매가 늘어야 생산이 늘고 인원 충원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10년째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 공장에서 119명의 인원충원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노동의 효율을 좀 낮추고 일자리를 나누면 충분히 가능한 일인데 같은 말만 되풀이하면서 복직을 미루고 있다. 사측이 해고자를 복직시킬 의지가 없다는 것 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쌍용차 문제는 우리사회의 중요한 의제로 남아있다. 회사가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 해고노동자의 복직을 통해 화해하고 치유하는 결단이 쌍용차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의 길이라고 본다.

Q.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눔은 2009년부터 노조가 주장해온 바였는데.

2009년 파업 당시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노동자들도 당시 회사 사정이 어려운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노조도 일방적으로 강한 주장을 하지 않았다. 복지, 임금 등의 조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등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자구안을 냈다. 그런데 사측은 이를 단칼에 거부했다. 정리해고만 고집했다. 이게 최근에 ‘노조와해’ 문건이 드러나면서 공권력과 사측이 공조한 정황이 드러났다.

2009년 3월에 이명박이 정리해고에 대한 압박 발언을 했다. 또 사측은 노조를 와해하는 문건을 작성해 정부기관과 공조했다. 이후 경찰이 개입해 살인진압으로 노조가 밀려나고 정부자금이 투여됐다. 이를 근거로 기업별노조가 설립되고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것까지 계획된 시나리오에 의거해 진행됐음이 드러났다. 기가 찰 노릇이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사법농단 사태 해결 촉구 2차 시국회의 및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지부장이 사법농단 해결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사법농단 사태 해결 촉구 2차 시국회의 및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지부장이 사법농단 해결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경찰, 사측과 공모해 ‘노조와해’ 시도

Q. 지난 5월 양승태 사법부에서 박근혜정부와 재판을 두고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한 입장은.

정확하게 5월 25일 문건을 접했다. 그때 동지들과 논의해 ‘즉각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사법농단 관련해서는 노동의제의 중심에 섰던 쌍용차지부가 당연히 나서야 하는 문제다. 이후 기자회견, 집회, 대법원 앞 천막농성 등 할 수 있는 행동은 모두 하고 있다.

쌍용차뿐만 아니라 정리해고나 성과급, 통상임금, 조직형태, 법외노조 문제들을 보면 양승태 사법부는 ‘노동자 죽이기’에 일조한 것이다. 우리는 양승태의 재판거래로 5명의 동지와 가족들을 더 떠나보내야 했다. 청와대와 양승태 대법원이 노동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재판거래를 한데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가 치민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정농단 당시 촛불만큼의 힘이 필요하다. 이는 이해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에도 수많은 노동관련 재판들이 진행됐고 지금도 계류 중인 재판이 많다. 노동자와 서민이 억울함을 풀기 위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은 ‘정의의 마지막 보루’라고 하는 사법부다. 이 사법부가 조작에 의한 거래를 했다는 것이 기가 찰 노릇 아닌가. 국민의 힘을 모아서 사법부의 개혁을, 그보다 앞서 재판거래의 핵심 주범인 양승태를 구속수사 해야 한다. 또 관련된 자들을 모두 구속해 처벌해야 한다.

Q. 2009년 파업 당시 사측이 경찰 등 공권력과 공모해 노조를 진압하고 와해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비밀문건이 공개됐다. 당시 사측과 공권력의 공모를 알았는지.

알고 있었다. 사측이 기업노조를 만들어 노-노 갈등을 조장하고 노조와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Q. 당시 노조 내에서는 노-노 갈등에 어떻게 대응했나.

당시 공장 안에서 파업을 하던 이들은 함께 살기 위해 저항했다. 그래서 노동자들끼리의 갈등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말로 설득하는 것을 중심으로 대응했다. 그런데 기업노조가 공장 정상화를 외치며 ‘관제데모’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공장 안의 파업대오가 회사를 망하게 하는 세력이라고 선전·선동하기 시작하고 공장 주변을 순회하면서 불필요한 마찰을 조장했다. 그러다가 파업대오와 기업노조를 막고 있던 울타리를 뜯어내고 충돌하는 상황을 만들기에 이른다. 함께 살기위해 시작한 파업이 사측과 공권력의 공모로 노-노 갈등으로 번져 것이 정말 마음 아팠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투데이신문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투데이신문

쌍용차 해결 위해 국가가 나서야

Q. 지난 7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해고노동자 복직에 관심을 요청했다. 정치권에서는 문제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있는지.

정부의 ‘이제는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실질적인 진전은 없다. 물론 서둘러서 될 문제는 아니지만 당연히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 쌍용차 문제는 자본과 국가기관이 공조해서 진행됐던 사회적 참사다. 지난 10년 동안 노동자들에게만 책임을 물어왔다면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책임을 다할 때다.

Q. 최근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만나기도 했다.

이 지사를 만나 몇 가지 요구를 했다. 해고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죽음이 30번째 이어졌기 때문에 심리치유센터 ‘와락’을 통한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또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재정지원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올해 하반기 예산 반영은 어려운 상황이라… 법과 제도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 이 지사의 생각이다. 또 이 지사의 SNS를 보니 쌍용차 문제를 개인·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더라. 향후 진행상황을 더 지켜볼 계획이다.

우리는 이긴다. 포기하지 않을 테니

Q. 쌍용차와 마찬가지로 재판거래의 대상이었던 KTX 해고승무원들의 경우 복직을 이뤄냈다. 쌍용차도 복직을 이뤄내야 하는데, 복직했을 때 어떤 심정일지 생각해본다면.

어제(23일) 복직을 이뤄낸 KTX 해고승무원들이 주최한 ‘KTX해고승무원 직접고용 어울림 한마당’에 다녀왔다. 그들은 4526일, 12년이 훌쩍 넘어가는 긴 시간을 싸워왔다. 해고승무원들이 복직합의의 길을 열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승무원들이 ‘이런 날이 오네요’, ‘꿈만 같아요’라는 말을 하더라. 그 얘기를 들으면서 전원 복직이 이뤄지는 날을 상상해봤다.

심정이라기보다는… 우리도 만 9년을 지나 10년째 싸우고 있다. 10년이나 되니 말 못할 이야기들이 많다. 그동안 서로간의 갈등, 서운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을 잘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복직이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리해고제로 받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를 없애는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그 고통을 경험한 사람들이 싸우지 않으면 누가 하겠나. 이를 위해서라도 서로를 잘 다독이고 하나의 목표점을 향해서 힘을 모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Q. 희생된 동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인이 되신 많은 동지들이 공장으로 돌아가길 열망했다. 그리고 죽음으로 우리의 문제를 알린 동지들도 있다. 동지들의 염원, 뜻을 잘 받들어 살아남은 우리가 더 이상 죽는 동지와 가족이 없도록 복직을 이룰 테니 차별 없는, 정리해고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란다고 전하고 싶다.

Q.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이 사상이나 이념을 논하는 문제는 아니었다. 생존권을 위한 저항이었고 억울함과 진실을 밝히기 위한 싸움이다. 정치권에서 고통 받고 탄압받으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왜 거리에서, 고공에서 힘들게 투쟁하는지 듣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불합리한 구조에 맞서 저항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조금씩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닐까.

특히나 비정규직·정리해고 문제가 올해로 20년째 되는데, 그 20년 안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도 고통 받으며 힘들게 하루하루 버티는 분들이 너무나 많다. 잘못된 것이라면 바꾸거나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닌가. 쌍용차 해고노동자, 거리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보며 사회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쌍용차 문제는 아직 진행형이고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이긴다. 포기하지 않을 거니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함께 싸워준 만큼 끝까지 달려갈 테니 시민여러분도 끝까지 관심을 갖고 함께 해주신다면 좋겠다. 반드시 좋은 소식으로 인사드릴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