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둔화 전망 속 수출 활로 모색
한류 문화컨텐츠 강세·4차산업 시장 기회
소득수준 개선·여성 인력 진출 확대 기대
남북경협 분위기 고조, 자영업 회생 총력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모습ⓒ뉴시스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모습ⓒ뉴시스

【투데이신문 산업경제부】 ‘위기가 곧 기회(Chance)’

최근 쏟아지는 올해 경제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 세계은행 국제무역과 투자 둔화, 무역갈등 고조 등 불안 요인으로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3.0%에서 2.9%로 하향조정하는 등 글로벌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세계경제 둔화 전망에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도 2% 중반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은게 현실이다. 하지만 위기라고 말하는 이면에 우리가 반드시 잡아야할 기회도 도사리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수출 위기로 지목되고 있는 북‧미 무역갈등은 한편으로는 우리가 중국을 대신할 수 있는 공급처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고용 위축 요인으로 우려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제도 도입 등 변화 또한 소득수준 향상과 일자리 나누기 등으로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가져다 줄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를 관통했던 성차별 논쟁에 따른 성인식 변화는 기업의 여성 진출 확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남북미 화해무드로 고조되는 남북경제협력의 본격화, 방탄소년단(BTS)로 대표되는 한류 문화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 영화 게임 등 콘텐츠산업의 경쟁력 강화, 4차산업 시장의 팽창 등 올해를 기대해도 되는 기회는 충분히 남아 있다. 2019년은 단순히 지표로서만이 아닌 우리 산업‧경제의 건전성 확보와 질적 성장이 기대되는 한해임이 분명하다. 이에 본지는 이 같은 기대를 실현할 수 있는 요인은 무었인지 ‘Chance’라는 키워드로 2019년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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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뉴시스

C: Cultural industry 
-한류&문화산업…BTS와 콘텐츠

아이돌 방탄소년단(BTS)는 산업적 측면으로 보면 지난한해 국내 최대 히트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도 올해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2의 방탄소년단, 제3의 한류가 가능하도록 공정하게 경쟁하고, 창작자가 대우받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대중문화산업 성장에 대한 정부의 기대감을 드러낸 발언이다. 한류와 이에 따른 문화산업은 타 시장으로서의 연계와 영향력면에서 더욱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대중문화에 대한 호감도 상승으로 관광산업, 콘텐츠 사업 등으로의 확장성도 크다. 전문가들은 문화한류가 현지 경제·사회 발전전략과 연계한 상생협력 프로젝트와 의료, 정보통신기술, 스타트업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산업한류로 연계될 수 있도록 경제협력에서 한국 기업의 동반성장 파트너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예고된 콘텐츠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정부는 올해 게임·만화·웹툰·영화·드라마·음악 등 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2년까지 일자리 3만3000명, 콘텐츠산업 매출 24조7000억원, 수출 26억 달러를 신규 창출해 콘텐츠산업 종사자 68만3000명, 매출액 141조원, 해외 수출액 101억원대 시장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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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High-tech Industry&Fourth Industrial Revolution
-첨단기술과 4차산업 시장의 빅뱅

코트라(KOTRA)는 ‘2019년 세계시장 진출전략 보고서’에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5G, 무인자동화 등 첨단 융합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기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협업 사례를 만들어내고 기술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올해 4차산업혁명 시대를 상징하는 주요 기술의 상용화가 본격 진행되면서 급격한 시장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SKT‧KT‧LGU+ 등 이동통신사 3사는 일제히 올해 5G 시대 상용화를 선언하며 기술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IoT를 활용한 ‘스마트 홈서비스’도 뜨거운 경쟁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도 강화된다.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자율주행 자동차 등 미래기술 분야에 향후 5년간 2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LG전자도 네이버와 협력해 로봇 개발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금융 부문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핀테크의 도입에 따라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 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강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시점이 오면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세대에 대한 배려는 물론 새로운 산업 영역의 규제 및 세금, 인공지능의 윤리적 논의 등 사회적 합의라는 과제는 넘어야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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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P/뉴시스

A: America First & China Risk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中 분쟁…블루오션은 있다

아메리칸퍼스트(Amerian first)를 외치며 당선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보호무역주의를 통해 미국 경제 되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과의 무역분쟁도 미국의 이 같은 경제기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 1, 2위 국가간 무역분쟁은 한국의 불확실한 경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국가별 맞춤형 해외 진출전략을 통해 보호무역주의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대미 대중 수출비중이 무려 36.7%에 달한다. 이 중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아 중국의 미국 수출 감소시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타격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 기업에도 시장 기회가 열려 있다. 미·중 무역분쟁을 우려한 미국 포함 주요국 기업들이 해외공급선을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옮기기 위해 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이 도맡아 온 중간재 시장을 우리 기업이 차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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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뉴시스

N: North Korea
-북한, 그리고 경협의 기대와 우려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남북경협은 가장 큰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올해 우리 경제 성장의 최대 기회요인으로 꼽힌다. 남북경협을 통한 북한으로의 시장 진출은 이미 성장 한계에 봉착한 대한민국 경제에 유력한 대안으로 줄곧 꼽혀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한 경제협력에 대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획기적인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남과 북의 평화무드로 인해 중단된 남북경협(경제협력)이 다시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남북(南北)간, 북미(北美)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곧 성사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남측 답방도 예견되고 있다. 만약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다면 북한은 국제적 경제 제재를 완화시킬 명분을 확보하고 남북경협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특히, 남북 평화무드가 종전 선언으로까지 이어진다면 한반도에서 각종 SOC사업(건설·철도·에너지 등)들이 활발히 전개될 수 있으며, 북한 지역의 자원 개발, 관광산업, 대북 지원 등 다양한 사업들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남북 정상은 이미 도로·철도·발전 프로젝트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 분야 전문가들이 북한 지역의 철도와 도로 상태를 확인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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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Glass Ceiling
-‘유리천장의 균열’ 여성 진출 확대

KB증권은 지난해 말 주주총회를 열고 박정림(56) 각자대표를 선임했다. 증권사 최초의 여성CEO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여성 임원의 불모지였던 증권업계에서 박 대표가 기업의 수장으로 올라섰다는 것은 그 만큼 시대가 변했다는 방증이다. KB금융지주는 이밖에도 KB국민은행의 조순옥 상무를 첫 여성 준법감시인으로 임명하고 임원급 여성을 총 5명으로 늘렸다. 롯데그룹역시 지난해 진행한 2019년 임원인사에서 10명의 여성임원을 선임했으며 신세계그룹과 CJ그룹도 각각 9명, 10명의 여성임원을 배정했다. 제약업계에서도 여성CEO의 바람은 이어졌다. 한독은 지난해 9월 첫 여성대표를 내세웠고 부광약품도 유희원 공동대표를 단독 대표이사로 결정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 전반에 걸쳐 여성 임원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사회적으로 공고했던 유리천장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기대가 높아졌다. 성차별 등 젠더이슈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사회문화적 여건도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갈 길은 멀다. 국내 1000대기업 중 여성CEO의 수는 2012년 기준 9명에 불과했고 5년이 지난 2017년에도 23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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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Employment & Self-employment
-노동환경 변화, 자영업의 기사회생

고용지표 악화와 자영업 시장의 몰락은 지난해 우리 경제의 최대 난제이자 대표적인 위기 요인이었다. 이와 맞물려 지난해 최저임금(8350원) 인상과 주52시간 안착 등을 두고 정부, 노동계, 경영계는 엇갈린 시각차로 큰 진통을 겪었다. 올해 인상된 최저임금이 본격 적용되면서 이른바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의 중간평가가 가능해진다. 우선 정부는 고용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전망한 올해 취업자수 증가수는 지난해 10만명보다 5만명 개선된 15만명, 고용률 66.8%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단 개선될 것이란 판단이다. 지나친 낙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저인금 인상에 대한 고용 위축은 물론 당장 올해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에 따른 처별 규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고용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다. 하지만 근로수준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당장 임금 규격화 표준화에 따른 안정효과는 물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저녁 있는 삶’의 영위, 또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긍정적 효과가 자영업 환경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자영업 시장은 경기 불황과 소비 위축, 심화된 경쟁과 높은 임대료 등이 겹치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앞으로 경기가 더 얼어붙어 자영업 시장이 더 악화될 경우 대출 부실과 맞물려 한국 경제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라 높아진 소득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 변수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올해 정부가 추진하는 2조6000억원의 대규모 금융지원이 효과를 본다면 올해 소득 개선 흐름과 맞물려 자영업 시장 회생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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