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삼성바이오, 다시 적자로…아직도 증명 못한 기업가치
‘분식회계’ 삼성바이오, 다시 적자로…아직도 증명 못한 기업가치
  • 최병춘 기자
  • 승인 2019.06.23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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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어 올해 1분기 실적 부진 지속
신규수주 확보 불구 실적 개선 불투명
분식회계·증거인멸 수사, 악재 이어져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 김태한 대표ⓒ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가 좀처럼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의 본질은 기업 가치를 실제보다 많이 부풀렸다는 것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6조9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던 삼성바이오는 현재 4조5000억원 규모의 고의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회계적용 기준의 차이일 뿐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적을 중심으로 본 삼성바이오의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이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바이오의약품 전문생산기업으로 지난 2011년 창립한 삼성바이오는 그동안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데 반해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짝 실적 개선, 다시 빠진 부진의 늪

삼성바이오는 창립 이후 줄곧 적자 경영을 이어오다 지난 2017년 영업이익 630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7년 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57억원으로 전년보다 15.6%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234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지난해 바이오젠사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로 7959억원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당기순이익은 224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흑자를 기록했던 2017년 당시에도 투자 자회사 손실로 992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실제로 영업을 통해 얻은 이익금을 손에 쥔 적은 없는 셈이다. 매출도 확대됐다지만 5000억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신규수주 확대로 올해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 1500억원 규모의 신규수주 체결도 장밋빛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의약품 가격 하락 등 전 세계적인 바이오시장 침체와 삼성바이오 가진 체질적 한계로 당장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는 현재 36만L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춘 위탁생산(CMO) 생산능력 세계 1위 기업이다. 하지만 생산시설 가동률은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바이오의 공장가동률은 30~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실적 개선의 근거가 된 3공장의 경우 하반기 시가동 수준으로 실적에 당장 반영되기는 무리다. 3공장이 내년부터 본격 가동된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3공장 가동 본격화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와 기존 1, 2공장의 정기 유지보수비용 증가분 등을 상쇄할 만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삼성그룹 바이오사업의 핵심인 에피스의 상황도 불투명하다. 삼성바이오 위탁생산을 맡고 있다면 에피스는 직접 개발과 판매를 담당한다. 에피스는 삼성바이오에게 핵심고객으로 실적에도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지분법상으로 기업 가치 평가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체질적 한계, 실적 개선 불투명

에피스는 매출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막대한 규모의 적자를 보고 있다. 에피스는 지난해 1027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3종(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가 유럽에서 선전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유럽 시장 외에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아직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도 에피스의 주요 자가면역 치료제 점유율이 1%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삼성바이오 측도 당장의 실적 개선을 장담하진 않는 분위기다. 삼성바이오는 오는 2021년을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목표 실적 달성 시점으로 설정해 놨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단기적으로 갑자기 실적이 늘어나는 상황은 아니라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3공장도 시가동 중이기 때문에 실제 가동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3공장까지 생산이 본격화되는 2021년을 실적이 현실화되는 시점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가치 실현에 현 경영진들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핵심 경영진들이 분식회계에 이어 증거인멸 혐의까지 받으면서 삼성바이오의 대외 신임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8일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삼성바이오 보안 실무 담당 직원 안 모 씨와 에피스 양모 상무와 이 모 부장에 대한 재판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에서 진행됐다.

여기에 검찰의 수사가 위선을 정조준하면서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의 거취도 장담하기 힘들다. 김 사장은 분식회계와 관련한 증거인멸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어 구속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경영진 공백 우려에 삼성바이오의 해외수주와 설비 투자 차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영진의 범법 혐의와 지지부진한 실적에 지난해만 해도 39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20조원 수준으로 추락,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분식회계 수사와 관련해 당장 타격 여부를 말할 순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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