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재계 연봉 킹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신 회장의 보수 규모를 두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 롯데 주요 계열사가 실적 부진에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정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지주를 포함한 7개 계열사에서 총 181억7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에서 급여 18억6700만원, 상여 2억500만원을 합쳐 20억7200만원을 수령했다.

롯데쇼핑에서는 급여 20억원, 상여 2억1400만원 등 22억1400만원을, 롯데케미칼은 급여 35억원과 상여 6억1300만원 등 41억1300만원을 받았다. 롯데제과에서도 급여와 상여를 포함해 21억7800만원, 롯데칠성음료에서 16억9400만원, 롯데건설은 퇴직금 9억3800만원 포함 25억7100만원, 호텔롯데에서 33억3600만원 등을 받았다.

신 회장은 지난해 주요 대기업 총수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하게 됐다. 신 회장이 지난해 수령한 보수는 두 번째로 이름을 올린 이재현 CJ그룹 회장(124억6100만원)에 비해서도 57억원 많았다.

신 회장이 지난 2018년 보수 78억원에 비교하면 2배가 훌쩍 넘는 금액이다. 당시 신 회장이 국정 농단 관련 혐의 등으로 수감돼 있어 7개월간 보수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 신 회장의 받은 보수는 지난 2017년 152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신 회장은 총수 연봉 킹 자리를 차지하게 됐지만 계열사 실적 부진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등 그룹의 사정은 좋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와 올해 롯데그룹의 상황은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다.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 체질 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롯데그룹의 주력은 식품과 유통이다.

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롯데마트와 식품제조업체 철수 등 중국 사업이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제한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으로 투자사인 유니클로 등이 직격탄을 맞은데다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 두 곳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매운동 여파를 피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대비 1.1% 감소한 17조6330억원, 영업이익은 28.3% 감소한 4280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 같은 상황에 롯데쇼핑은 마트와 슈퍼, 백화점 등 점포 700여 개중 200여 개를 정리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일본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롯데칠성음료는 주류 부문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87.9% 감소해 144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 또한 실적부진으로 창사 20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실적악화로 오프라인 매장 11개를 폐점하고 21개 매장을 통폐합하는 등 수익성 개선작업에 나섰다.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떠오른 석유화학사업 부분도 부진하기 마찬가지다. 대산공장 폭발사고와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으로 악재가 거듭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글로벌 수요 위축 등으로 영업이익이 43.1%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53.8%나 줄었다.

한편, 지난해 160억원으로 연봉 1위에 올랐던 이재현 CJ회장은 지난해 그룹 상황이 악화되면서 전년대비 약23% 감소한 123억5000만원을 수령했다. CJ그룹은 회사 영업이익 증가 등으로 상여금이 지급됐지만 CJ주식회사와 제일제당의 상여규모가 감소하면서 보수 총액이 작년보다 약 35억 원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 부진을 겪고 있는 두산그룹 또한 박정원 회장이 49억원에서 30억9800만원으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43억원에서 39억원으로 보수가 줄었다.

이밖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년도보다 25억원 가량 줄어든 70억4000만원을 수령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2억 3800만원 늘어난 51억8900만원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보수 60억원을 받아 2018년과 동일했고, 구광모 LG그룹 대표는 53억96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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