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성덕대첩 이벤트ⓒ카스 공식 트위터 영상 캡처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오비맥주 대표 맥주 브랜드 카스의 진행한 홍보성 온라인 이벤트가 누리꾼 팬심을 이용한 꼼수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역풍을 맞고 있다.

오비맥주 측은 지난 1일 카스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성덕대첩, 카스가 미래다’라는 이벤트를 공지했다.

총 예산 1억원이 편성된 해당 이벤트는 참여자가 좋아하는 스타를 직접 카스 광고 모델로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추천하고 싶은 스타가 ‘카스의 영앤프레쉬’와 얼마나잘 어울리는지 관련 내용을 트위터에 게시하면 참가할 수 있다.

선정 기준은 우선 올라온 게시물에 대한 리트윗 순으로 TPO5를 추리고 카스 내부 심사를 통해 최종 TOP1을 선정한다. 이 과정을 거쳐 오는 20일 최종 모델이 발표키로 했다.

해당 이벤트에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이벤트 공지가 게시된 이후 참여한 게시물만 현재까지 수천 건에 달한다. 참여자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이용한 다양한 이미지와 영상을 이벤트 계정 트위터에 올렸다.

일부 게시물은 실제 광고라고 착각할 만큼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이기도 했다. 누리꾼들이 추천한 스타들은 아이돌 멤버를 비롯해 배우 등 다양했다.

문제는 지난 6일 해당 이벤트 결과를 담은 랭킹차트를 공개하면서 사전에 없었던 모델 선정 자격 요건을 추가 공지하면서 불거졌다.

ⓒ카스 공식 트위터 영상 캡처

오비맥주 측은 최다 리트윗된 TOP5 중 ▲음주운전 경력 제외 ▲만 25세 미만 제외 ▲소주파 안됨, 맥주파만 인정 ▲건전한 음주 마인드의 소유자 권장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뒤늦게 자격 요건이 제시되자 이벤트 결과에 대해 참여자들이 공정성을 의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는 이번 이벤트 이미 내정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내건 총 예산 1억원으로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최종적으로 내부심사를 통해 결정되는 구조인 만큼 결국 오비맥주 측 입맛에 맞는 모델로 결정될 것이란 의심이다.

이벤트 취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사실상 오비맥주 측이 참여자의 팬심을 이용한 공짜 스타마케팅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아이돌 멤버 등 인기 연예인의 사진이나 영상을 이용한 가상 카스 홍보 컨텐츠가 팬들을 통해 제작되고 공유되면서 충분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정작 오비맥주 측에서는 유명 연예인 등을 활용한 홍보효과를 누리면서도 관련 초상권 등에 대한 비용이나 법적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다.

막상 추천된 연예인들이 초상권 등 책임을 묻고자 하더라도 그 대상이 팬이라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누리꾼들은 트위터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팬심을 이용해서 화제성만 끌고 내부에서 미리 정해놓고 진행한 것 아니냐”, “팬들 노동력 빌려서 공짜 홍보를 한 것 아니냐”, “손 안대고 코풀기처럼 손 안대고 마케팅효과 보려는 속셈”, “홍보할 것이면 정정당당하게 해라”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벤트 운영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벤트 진행과 관련해 법적인 내용에 대해서 이미 검토를 마쳤다”며 “이벤트 선정 과정에 미리 내정자가 있거나 인위적 개입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비맥주 측은 비판이 거세지자 공개한 모델 순위표 현황을 삭제하고 순위를 재공지 하기로 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6일 카스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실제 심사 기준에는 공지 드렸던 대로 한 포스팅에 대한 ‘최다 리트윗 순위’ 가 반영되는 순위표로 TOP5가 결정된다”며 “혼선을 드린 점 죄송하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리트윗수를 불러오는 프로그램 버그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공지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코로나19로 주류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테라’를 앞세운 경쟁사 하이트맥주의 선전 등으로 맥주시장 1위 자리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무리한 마케팅을 진행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증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카스 브랜드 노후화에 이어 지난해 3월 가격 인상 등 요인으로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여파가 더해지면서 재고 적체를 이유로 지난 6일부터는 4주간 청주공장 제품 생산을 중단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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