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부분육 시세 평균 11.6% 감소에도 치킨 가격 올려
소비자 단체 “재난지원금 지급시기 가운데 근거 부족한 가격 인상”

2019년과 2020년 닭고기 부분육 시세 <출처=(사)한국육계협회>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시기와 맞물려 편의점에서 치킨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반박에 나섰다. 지난해 대비 닭고기 부분육 시세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만큼, 재료비 상승이 원인이라는 편의점 업계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이하 센터)는 25일 국내 편의점 빅3인 CU·세븐일레븐·GS25가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시기에 조각 치킨 및 튀김류 가격을 올린 것과 관련해 “긴급재난지원금은 기업 이익보다 소비자 편익으로 돌려줘야하며, 말도 안 되는 인건비와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1인 가구 증가와 닭고기 소비 형태 변화로 많은 소비자들이 ‘닭 한 마리’보다는 ‘부분육’을 선호하는 가운데, 편의점에서도 조각치킨 및 튀김류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내세운 인기 품목이 됐다. 그러나 이달 들어 편의점 업계는 ‘원재료비 상승’ 등을 이유로 치킨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GS25는 지난 19일부터 조각치킨 3종 가격을 기존에 비해 200원 올렸으며, CU는 튀김류(조각치킨·꼬치류) 10종의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편의점 미니스톱도 원가 상승에 따른 협력사 요청이라는 이유로 이달 1일부터 가격을 인상했고, 세븐일레븐도 이달부터 품목별로 100원~200원 인상했다. 

이와 관련 센터는 닭고기 부분육의 최근 시세와 편의점 업체의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편의점 업계의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한 적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센터가 지난해 대비 올해 닭고기 부위별 가격을 살펴본 결과 넓적다리, 날개, 가슴, 안심 등 6가지 부위의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넓적다리는 5158원에서 4569원으로 11.4% 감소했고, 정육은 7524원에서 6635원으로 가장 큰 폭(11.8%)으로 하락해 평균 11.6% 인하됐다는 설명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아울러 센터는 편의점 본사의 재무 상태가 양호한 상황이기에 가격 인상이 시급한 상황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대비 2018년 편의점 가맹점 증가수를 살펴보면,  GS25는 1만604개에서 1만3107개로 가장 높은 증가율인 23.6%를 보였으며 CU는 1만857개에서 1만3169개로 늘어나 21.3%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8206개에서 9265개로 12.9% 늘었다.  

또 편의점 3사의 2018년 대비 2019년 재무제표의 매출원가율을 살펴보면 CU가 0.1%p, GS25는 0.3%p, 세븐일레븐은 2.1%p 감소했다. 동기 영업이익 증감율을 보면 CU가 2.7%, 세븐일레븐이 7.5% 증가했고, GS25는 무려 29.5% 증가했다. 센터는 편의점 업계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은 있었겠지만, 편의점 3사의 영업이익은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센터는 편의점 3사의 가격 인상 시기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시기와 겹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편의점 업계의 가격 인상 정책이 얌체 상술이자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

센터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은 국민 안전망이므로 기업 이익보다는 소비자 편익으로 돌려줘야 할 것”이라며 “편의점이 말도 안 되는 인건비와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치킨과 튀김류 가격을 인상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가맹본부가 가맹점·소비자 모두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을 채택하도록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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