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폐점규탄 기자회견 ⓒ홈플러스노동조합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홈플러스가 안산과 둔산, 대구점 3개 매장에 대한 매각 등 부동산 유동화를 검토하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이 같은 행위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이번 자금 유동화 계획에는 그간 통상적으로 해오던 매각 후 재임대방식(세일즈앤리스백)이 아닌 폐점이 포함돼있어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3곳 매장 폐점 후 그 자리에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 지부와 홈플러스 일반 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전날 노조는 서울 광화문 MBK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와 MBK는 고용안정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내팽개치고 대량실업을 양산하는 밀실 매각을 즉각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노조는 이번 자산매각으로 인해 실직자가 대거 양산돼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릴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노조 관계자는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안산점과 둔산점, 대구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홈플러스 3개 매장의 매각 및 폐점이 진행되면 직영직원과 외주·협력직원부터 입점 업주 등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릴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산매각 배경으로는 대주주 사모펀드인 MBK에 대한 배당지급을 지목했다. 그간 홈플러스가 낸 이익을 배당받던 MBK가 최근 경영위기로 인해 상황이 악화되며 배당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매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홈플러스의 당기순이익은 7332억원인데 MBK가 받아 간 배당금은 무려 1조2130억원인데다, 최근 3년간 홈플러스의 배당성향은 165%에 이른다”며 “현재 업황이 좋지 않기에 알짜매장까지 정리해 대주주에게 배당을 주려는 것으로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각 검토 지점 중 한 곳인 안산점은 전국 홈플러스 140개 매장 중 매출 5위권 내에 드는 매장이기에 노조는 실적이 우수한 곳을 매각하는 행위는 투자가 아닌 투기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노조는 홈플러스와 MBK가 매장 매각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집회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홈플러스 조합원 6000명과 마트노조 조합원 1만명, 서비스연맹 조합원 10만명이 모두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측은 자산 유동화에 대한 확정된 내용은 없으며 이로 인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유통업계 중심이 온라인으로 몰리면서 대형마트 업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기에 자산 유동화는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는 사안이다”라며 “현재 어떻게 유동성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고민 중이며 아무것도 결정된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작년 동김해점, 부천중동점 등 2개점 폐점 시에도 구조조정은 없었고, 홈플러스는 지난해 무기계약직 1만4283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만큼 정규직 인력 고용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자산 유동화가 MBK 배당지급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관해선 “홈플러스 경영진에게 검토와 결정 권한이 있기에 대주주가 직접 관여하거나 주도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MBK 파트너스가 홈플러스로부터 배당받은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가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협상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전하는 메시지로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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