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미국계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에도 노동조합이 생겼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은 4일 ‘코스트코코리아 노동조합’(마트노조 코스트코지회)이 출범했다고 밝혔다. 신임 지회장에는 양평점 박건희 머천다이저(MD)가 선출됐다. 

코스트코에 노조가 생긴 것은 1994년 코스트코가 한국에 진출한 지 26년 만이다. 노조는 설립과 동시에 단체교섭에 돌입했다.

1983년 미국 시애틀에서 창립된 유료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는 1994년 양평 프라이스 클럽 오픈을 시작으로 현재 국내 16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연매출은 4조1709억원이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345억원, 960억원을 기록했다.

마트노조는 코스트코가 5500여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면서도 지난 26년간 노조 설립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겉모습과 달리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마트노조는 “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코스트코는 사회적 이슈인 거리두기를 고강도로 유지했지만, 정작 직원의 휴게공간에는 환기 시설은커녕 선풍기 한 대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영업시간이 아닐 때는 직원이 근무해도 냉방을 가동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스트코코리아의 코로나19 대응으로 직원들이 고통받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서 청원자는 코스트코가 코로나19를 명목으로 운영 중이던 직원식당을 일방적으로 폐쇄한 후 생색내기 수준의 식대를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박건희 코스트코지회장도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지적했다. 박 지회장은 “코스트코는 노동 강도가 높은 데 반해 휴게시간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다”며 “연차사용도 자유롭지 못하고, 업무상 필요한 교육도 무급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코스트코가 성장한 만큼 이제는 노동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대변할 수 있는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앞으로 코스트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트코지회는 노동조합 설립 직후인 지난 3일부터 본사에 단체교섭을 신청했다. 향후 교섭요구안에 대해서는 코스트코 전 직원 설문조사를 거쳐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설립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온라인 공간에서의 소통도 활발히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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