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에게 공격 받는 이재명, 대권 반열 우뚝
정치적 민감 사안은 가급적 피해가는 쪽으로 가닥

이재명 경기지사 ⓒ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2차 재난지원금에 이어 지역화폐 공방을 벌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이 지사는 당정청에 대해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지사에 대한 공격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정의당 역시 이 지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이 지사의 정치적 무게가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법원에서 친형 강제입원 명예훼손에 대한 파기 환송 결정을 받으면서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최근에는 그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다. 이 지사는 2차 재난지원금에 이어 지역화폐 공방을 벌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이 지사는 당정청이 2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자 계속해서 보편적 지급을 요구했다. 또한 지역화폐의 실효성에 대해 정부의 연구기관과 대척점을 보이면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이 지사의 모습이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지사의 시원시원한 발언에 지지층이 점차 결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재명 vs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이 지사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은 지역화폐 효과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조세연이 지역화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보고서를 발간하자 이 지사는 맹폭을 가했다.

이 지사는 “머리카락이 없어도 사람이고 바퀴가 하나 없어도 자동차가 없어졌다고 하지 않는다”면서 “고용증대 효과나 국가소비총량증대 효과는 없을 수 있지만 유통 재벌에서 중소 자영업자로의 소비 이전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그러자 정치권, 특히 야당을 중심으로 맹폭을 가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전 세계적으로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부상하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오언(汚言)을 배설할 시간에 경기도정에 전념하라”라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지사가 세긴 한가보다”라며 “센 놈과 붙어야 자기도 세진다”면서 정치인이 크려면 센 자와 붙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요즘 뭔가 싸움을 걸어서 몸값을 올려보려고 애쓰는 분이 많다”라며 “단체장에 나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이 지사와 야당과의 충돌이 자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정의당 역시 이 지사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김종민, 김종철, 박창진 당권 후보들은 저마다 이 지사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배진교 후보는 이 지사와의 정책 공조를 강조하는 등 이 지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언급을 이어갔다.

이처럼 요즘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를 언급하는 것이 화두가 될 정도로 이 지사는 핫(hot) 한 정치인이 됐다.

시원시원한 화법이 무기

이 지사의 무기는 시원시원한 화법으로 논쟁을 키운다는 점이다.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자신만이 갖고 있는 소신 발언을 이어간다. 그 발언의 유불리는 따지지 않고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심사가 강하게 깔려있다.

그러다 보니 여러 사안에 대해 충돌을 빚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지사에게 ‘너무 나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너무 강한 발언을 쏟아내면 그로 인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의 강점은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강점이 결국 이 지사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대법원 판결 전까지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않았던 이 지사이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 이 지사는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 지사는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다소 말을 아끼면서도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이 지사에 대한 지지층 결집이 일어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 업체 4개사가 지난 17~19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섯 번째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 모두 24%를 기록했다. 다만 호감도 조사에서 이 지사가 56%로, 이 대표 (53%)보다 앞섰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으로 이뤄졌다. 가중치 산출 및 적용 방법은 2020년 8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30.3%. 조사의 상세자료는 NBS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높은 존재감,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이낙연 대표와 비교해서 이 지사가 호감도가 다소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최근 들어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그런 존재감이 혹여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지사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정책적인 사안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기 시작한다면 그때부터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 지사의 가장 큰 강점은 친문 지지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에 따른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정치적 민감한 사안에 대한 목소리를 아끼는 대신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지금처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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