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배터리 자회사 새롭게 설립해 출범
전기차 화재‧SK이노 특허 소송 등 여전히 부담

LG화학이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부문 분할을 확정했다. ⓒLG화학
LG화학이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 부문 분할을 확정했다. ⓒLG화학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물적분할을 앞둔 LG화학 배터리 자회사의 이름이 ‘LG에너지솔루션(LG Energy Solution)’으로 확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주들로부터 ‘배터리 사업부문의 전문성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명분을 인정받아 분할이 결정됐다. 하지만 차량 배터리 화재 논란과 SK이노베이션과의 특허 소송 등은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결해야할 문제들로 지목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신설 예정인 배터리 자회사의 이름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결정했다고 이날 임직원들에게 공지했다.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는 오는 12월 신설 법인으로 출범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 9월 17일 ‘배터리 사업 전문성 및 시장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자동차전지, ESS전지, 소형전지 등 배터리 사업부문에 대한 회사 분할안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분할은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의 발생주식 100%를 소유하게 된다. 

분할의 최종 확정은 지난달 30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정됐다. 주총에 상정된 ‘LG화학 배터리 사업부 분할안’은 총 의결수 63.7%, 출석 주주 82.3%가 찬성하면서 별도의 현장 투표 절차 없이 가결이 됐다.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은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며 분할 반대의 목소리를 이어갔지만 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 이후 성공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와 SK이노베이션과의 특허 소송은 문제들을 선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전기차 코나EV의 잇단 화재는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 전기차 시장은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의 주축으로 평가 받는 만큼 LG화학으로서는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종식해야 지속적인 제품 신뢰를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및 자동차안전연구원 등은 코나에서 고전압 배터리의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제조 공정상 품질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화재 위험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LG화학은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배터리셀 결함을 부인하고 있다. LG화학은 조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배터리셀 결함을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도 배터리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의 특허 소송 역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사안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9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판매한 배터리 탑재 차량이 배터리 모듈과 팩 제조공정에 관련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제기한 소송 가운데 ‘분리막 특허’와 관련한 내용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 반박에 나섰다. 양사가 지난 2014년 해당 특허와 관련해 10년간 소송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LG화학이 어겼다는 것이다.  

현재 ITC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오는 12월 10일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LG화학은 현재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모두 5건의 특허침해 소송 진행 중인 만큼, ITC의 결정은 배터리 전기차 산업의 교두보인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과제들이 해소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업 부문에 집중하며 전문성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LG화학은 지난 2분기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매출 2조823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의 성과를 냈다. 이외에도 현재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 관련 수주잔고도 150조원 이상을 확보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분할 승인 주총 이후 “전지사업 분할 계획을 승인 해주신 주주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분할 과정에서 주주분들의 일부 우려가 있던 점에 대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라며 “LG화학은 앞으로 전지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하는 한편 기존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이 주주분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 번 주주분들의 지지와 격려에 감사드리며, 회사발전을 위한 여러 제언들에 더욱 더 귀를 기울이고 소통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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