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방안 검토 중이나 확정되지 않아”

LG그룹 구본준 고문ⓒ뉴시스
LG그룹 구본준 고문ⓒ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구본준 고문이 LG상사 등 일부 계열사를 떼어내 독립하는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 등을 계열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LG그룹 지주사인 LG의 2대주주인 구본준 고문이 이들 계열사 지분을 확보해 분리 독립 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구조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 LG는 이달 말 이사회를 열어 구 고문의 지분 변동 등을 담은 계열 분리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LG그룹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 고문은 구광모 회장 취임 전까지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지난 2018년 조카인 구 회장이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구 고문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구 고문이 부회장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LG그룹 안팎에서 구 고문의 계열 분리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해온 LG그룹은 장자에게 경영승계가 마무리된 이후 다른 총수일가는 경영에서 물러나거나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해 나가는 수순을 밟아왔다. 구본무 회장의 둘째 동생이자 구광모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 또한 지난 1996년 희성금속 등 계열분리 작업을 통해 희성그룹으로 독립했다.

LG상사 중심의 계열분리 추진은 전자와 화학 중심의 구광모 회장 체제의 사업 구조와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구 고문은 2007년에서 2010년까지 대표이사를 지낸 LG상사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 고문은 지주사 LG의 2대주주로 지분 7.22%를 보유하고 있다. 구 고문은 약 1조원 수준에 이르는 LG 지분을 매각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계열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 분리 대상으로 지목된 LG상사의 시가총액은 7151억원, LG하우시스는 5856억원 수준이다. 구 고문의 보유한 현재 지분 가치를 감아하면 충분이 인수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LG는 LG상사 25%, LG하우시스 3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판토스는 LG상사가 지분 51%로 지배하고 있다.

LG상사는 지난해 LG그룹 사옥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지주사에 넘기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하는 등 계열분리 사전작업을 펼쳐왔다.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또한 LG상사 자회사인 판토스 지분 19.9% 매각한 바 있다. 계열분리가 이뤄지면 판토스와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60%)으로 인한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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