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업 분야의 신규 임원 대거 발탁
40대 인재·여성 임원들의 탄생 두드러져
정몽구 측근 물러나, 정의선 체제 본격화
현대차 “미래사업 가속·역량 확보에 초점”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정재훈 사장,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 현대위아 정재욱 사장.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2020년 하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왼쪽부터 새롭게 대표이사로 선임된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 현대위아 정재욱 사장. ⓒ현대차그룹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현대차그룹이 2020년 하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정의선 회장 체제 구축을 본격화했다. 취임과 함께 모빌리티 혁신을 강조했던 정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자율주행·수소연료전지·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분야의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했다. 

현대차그룹은 15일 대내외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할 리더십 확보를 위해 현대차 및 그룹 주요 계열사의 2020년 하반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전문성 및 리더십을 겸비한 리더의 발탁과 그룹의 미래 사업과 신기술 역량 강화를 핵심으로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래 사업 분야의 중추 리더를 중용하고 신규 임원 승진자 가운데 30%를 미래 신사업·신기술·R&D 부문에서 배출했다고 전했다. 또 실적과 능력에 초점을 맞춰 40대 초‧중반 우수인재와 여성 임원 5명을 선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지난 10월 14일 정몽구 회장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하며 모빌리티 혁신을 통해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당시 취임사를 통해 “우선 성능과 가치를 모두 갖춘 전기차로 모든 고객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구현하겠다.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시키겠다”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사는 이 같은 정의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건설 정진행 부회장, 박동욱 사장 등이 퇴진하는 등 그룹사 내외에서 지난 20년간 현대차그룹을 이끌어온 정몽구 전 회장의 참모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정의선 회장 체제가 본격적으로 구축됐다는 평가가 예상된다. 

현대차 대표이사에 장재훈 사장 승진인사, 전사차원 변화 기대
모비스·현대건설·현대위아에는 조성환·윤영준·정재욱 사장 임명

현대차그룹은 먼저 그룹사 책임경영 체제 강화를 위해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 현대위아 정재욱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차 대표이사로 내정된 장재훈 사장은 고객가치담당, 경영지원본부장, 제네시스사업본부장, 국내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조직문화 혁신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전사 차원의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현대차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지목됐다. 

현대차 각자대표 3인 중 1명인 이원희 사장은 ▲미래 자동차 비즈니스의 경쟁력 확보 및 지원을 위한 글로벌 사업 최적화 ▲전동화·스마트팩토리 등 밸류체인 혁신 ▲기술개발 시너지 강화 등의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연구개발(R&D) 및 전장 사업부(BU)를 담당하는 조성환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되면서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현대차그룹은 조 사장이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부사장, 현대오트론 대표이사 등의 경험과 전문성을 토대로 현대모비스의 미래 신기술·신사업과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주택사업본부장 윤영준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윤 사장은 현대건설의 주택사업본부를 이끌며 브랜드 고급화 및 대형 수주사업에서 주목할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향후 핵심 경쟁력 확보 및 조직문화 혁신을 주도할 예정이다. 

현대위아 신임 사장으로는 현대자동차 구매본부장 정재욱 부사장이 승진 임명돼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 사장은 30년 이상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부품개발 부문을 경험한 전문가로, 전동화 핵심부품 등 현대위아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및 경쟁력 제고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 김용환 부회장, 현대건설 정진행 부회장, 현대위아 김경배 사장, 현대건설 박동욱 사장, 현대차 서보신 사장은 고문으로 위촉됐다.

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미래사업 분야 전문가 대거 선임
‘능력주의·실적중심’ 40대 초중반, 여성임원 발탁도 눈길

이밖에도 이번 하반기 임원인사는 도심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분야를 주도할 전문가들의 선임이 두르러졌다. 

특히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항공 전문가 신재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신 사장은 도심항공모빌리티 개발과 사업 가속화 및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체화에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품통합개발담당 이규오 전무와 연료전지사업부장 김세훈 전무도 모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개발을 담당했으며 김 부사장은 연료전지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에서 로봇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로보틱스랩의 현동진 실장이 신규 임원에 선임되는 등 이번 하반기 인사에서는 미래 신사업·신기술·R&D 부문의 신규 임원 승진자가 30%를 차지했다. 

높은 성과와 잠재력을 인정받은 40대 초·중반 인재에 대한 임원 발탁 인사도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현대기아차 CVC팀장 신성우 책임매니저, 현대차 경영분석팀장 윤구원 책임매니저, 기아차 외장디자인실장 김택균 책임연구원, 현대캐피탈 Data Science실장 이상봉 시니어매니저, 현대건설 국내법무담당 이형민 책임매니저가 상무로 승진했다.

여성 임원도 5명이 새롭게 선임됐다. 현대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1팀장 김주미 책임매니저, 기아차 북미권역경영지원팀장 허현숙 책임매니저, 현대커머셜 CDF실장 박민숙 시니어매니저, 현대건설 플랜트영업기획팀장 최문정 책임매니저, 현대건설 일원대우재건축 현장소장 박인주 책임매니저 등이 상무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미래 사업 비전을 가속화하는 역량 확보에 초점을 둔 인사”라며 “특히 미래 고객의 삶에 최적화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핵심 성장 축인 자율주행,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분야와 함께,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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