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입당? vs. 제3지대 형성?
윤석열 두달동안 잠행, 그의 행보는
국민의힘 입당, 현실적으로 어려워보여
지지층 분열로 이어지는 상황 벌어질듯
쉽지 않은 국민의힘 입당, 선택은 과연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잠행이 길어지고 있다. 검찰총장 자리에서 내려온지 두 달이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윤 전 총장의 정치활동 소식이 아예 들리지 않고 있다. 차기 대선을 도전하겠다면 늦어도 6월 중순 전에는 정치 활동 선언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만큼 윤 전 총장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더 시간을 늦춘다면 그에 따른 정치적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정치활동을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찰총장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지난 3월 4일이다. 그 이후 거의 야인 생활을 하다시피 했다. 물론 간간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보다 뚜렷한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더불어 여론조사 지지율 1위 자리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누가 보더라도 이제 윤 전 총장은 정치인이면서 대선주자이다. 일각에서는 기호지세(騎虎之勢)라고 부른다. 이미 호랑이 등에 탔기 때문에 내려올 수 없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1위라는 호랑이 등에 탔는데 이 호랑이 등에서 내려와서 자연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이제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권 도전을 선언하는 것 이외에 달리 길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미 차기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인물인데 대권 도전을 하지 않을 경우 그에 따른 정치적 타격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언제쯤 대선 출마를

문제는 어떤 식으로 앞으로 행동을 해야 할 것인지 여부다. 정치권 안팎에 들리는 바에 따른 윤 전 총장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인지 아니면 제3지대를 형성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어떤 식의 결정을 내려도 윤 전 총장에게는 힘든 여정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윤 전 총장의 지지층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분석한 바로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사상누각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윤 전 총장이 여론조사 지지율 1위 혹은 2위를 기록하는 이유는 보수나 진보 모두 ‘자신의 편’으로 윤 전 총장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실망한 유권자들이 윤 전 총장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만약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거나 제3지대를 형성하게 되면 지지층은 분열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윤 전 총장의 지지층 중에는 국민의힘에게 반감을 갖거나 국민의힘의 골수 지지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윤 전 총장이 어떤 식의 결정을 내려도 지지층은 분열될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도 이런 부분이다.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난 후에는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 선택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윤 전 총장에게서 등을 돌릴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동안 많은 정치적 신인이 초반에 돌풍을 일으켰지만 가면 갈수록 그 열풍이 식은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을 입당하거나 제3지대 형성 등의 선택을 해야 한다. 정치 참여를 한다면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그로 인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그에 대한 돌파력을 윤 전 총장이 갖고 있느냐이다. 그 돌파력이 부족하다면 윤 전 총장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입당은 언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곧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제3지대 형성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막대한 자금과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제3지대 형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실상 양당 체제이기 때문에 제3지대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시베리아 한복판에 서있는 기분이다. 윤 전 총장이 굳건한 지지층을 갖고 있다면 생각해볼만한 선택이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굳건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윤 전 총장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힘 입당이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아예 대놓고 윤 전 총장이 곧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간접적으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의 상황이다. 왜냐하면 윤 전 총장이 굳건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조직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얼마나 대선 주자로 활동할 수 있겠느냐이다. 여론조사 지지율만 놓고 본다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대선 경선 레이스를 펼친다면 충분히 국민의힘 대선 주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선 경선이라는 것이 ‘여론조사 지지율’만 갖고 되는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있기 때문이다. 즉,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키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윤 전 총장이 지금 국민의힘에 입당을 해서 당원에 가입을 시킨다고 해도 권리당원까지 만들기 위해서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즉, 국민의힘 대선 경선일이 11월 9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선 경선을 치르고 나야 윤 전 총장의 지지층이 권리당원이 된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을 하더라도 대선 경선에서 선거인단 비중을 줄이고 여론조사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지 않으면 윤 전 총장이 아무리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기록한다고 해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국민의힘의 입장에서는 선거인단 비중을 줄이고, 여론조사 비중을 늘리게 된다면 권리당원의 불만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하고 권리당원이 된 이유는 자신의 손으로 당 대표를 뽑고 싶고, 대통령 후보를 뽑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거인단 비중을 줄이고, 여론조사 비중을 늘린다면 권리당원의 권한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민의힘으로서는 선거인단 비중을 줄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더욱이 국민의힘에서 몇 년 동안 풍찬노숙 하면서 조직력을 다져온 다른 후보들로서는 불만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정치적 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 선택은

그럼에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많은 양보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 신인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그만큼 국민의힘이 역동성을 갖추게 되고, 그에 따라 내년 대선 때 정권획득을 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만약 선거인단 비중을 줄이지 않는다면 또 다른 선택 즉 제3지대로 가는 것 이외에 방법이 없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으로서는 차기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가 현재 10여명 정도인데 5명 컷오프할 계획이다. 당권주자들은 너도나도 ‘윤석열 마케팅’에 돌입했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된다면 윤 전 총장을 영입하겠다는 이야기다. 때로는 친분을 내세워서, 때로는 제도 정비 등을 통해 정치신인의 등용문을 활짝 열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기 대권 주자들의 입이 벌어져 있는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대권 가도를 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길이다. 따라서 윤 전 총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그 고민이 길어져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윤 전 총장의 지지층이 국민의힘에 대거 입당해서 권리당원 신분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려면 5월말까지가 그 시한이 될 수밖에 없다. 6월 넘어가면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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