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 텐션 UP!’ 브로드웨이 화제작 뮤지컬 ‘비틀쥬스’
한국 초연 앞두고 온라인 생중계로 제작발표회 열어

<비틀쥬스> 제작 발표회 ⓒCJ ENM  

‘저세상 텐션’을 예고한 만큼 분위기도 남달랐다.

기괴하면서도 독특하고, 낯선 듯 익숙한 느낌으로 가득 찬 브로드웨이 뮤지컬 ‘비틀쥬스’가 한국 초연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지난 5월 24일 오후 3시부터 약 90분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이번 제작발표회에는 예주열 CJ ENM 프로듀서와 맷 디카를로 연출을 포함한 한국 프로덕션 제작진, 타이틀롤 ‘비틀쥬스’ 역을 맡은 유준상, 정성화 등 주연 배우들이 참석해 환상적인 팀워크와 일부 넘버 시연, 흥미로운 제작 뒷이야기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최신작 중 하나인 ‘비틀쥬스’가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 무대로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창적인 연출로 유명한 팀 버튼 감독의 원작 동명 영화(1988년 작)가 뮤지컬로 장르를 변경하게 됐을 때, 과연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상상해 보는 과정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예주열 CJ ENM 프로듀서는 “2018년 미국 워싱턴 D.C 트라이아웃 이전 리딩 공연으로 이 작품을 처음 접했다. 귓가에 맴도는 다양한 장르 음악과 완벽한 드라마, 입체적이면서도 독특한 캐릭터 모두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며 뮤지컬 ‘비틀쥬스’의 강렬한 첫인상을 떠올렸다.

또한, “작품은 브로드웨이 최신 무대 기술의 집합체로 화려한 비주얼과 스펙터클을 자랑한다. 어서 빨리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는 제작 소감도 밝혔다. 실제로 뮤지컬 ‘비틀쥬스’는 사전제작비로 약 250억 원을 들였을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유명 영화를 원작으로 둔 작품이지만 영화가 보여준 흐름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무대용 서사를 덧붙인 점이 인상적이다. 한국 프로덕션 맷 디카를로 연출은 영화와 뮤지컬의 가장 큰 차이점에 ‘리디아’ 캐릭터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뮤지컬은 ‘리디아의 여정’에 중심을 두고, 관객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초점을 두었다”라며 “‘비틀쥬스’는 놀라우면서도 활기차고 흥미진진한 뮤지컬 코미디다. 스펙터클한 볼거리로도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친밀하고 사적인 이야기가 담겼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팀 버튼 세계관’이 확실하게 담긴 무대와 의상 디자인이 공연 중에 여러 번 교차하고 변화하면서 흥미로운 볼거리를 예고했다.

<비틀쥬스>의 배우들이 넘버를 시연하고 있다. ⓒCJ ENM  

이번 초연의 타이틀롤 ‘비틀쥬스’ 역은 뮤지컬 배우 유준상과 정성화가 맡았다. 워낙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베테랑 배우들이지만 ‘비틀쥬스’는 기존에 맡아온 작품과 확실히 달라 보였다. 98억 년 동안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에 애매하게 끼인 채 살다 드디어 목표를 발견하고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를 펼치는 역할이다 보니 극 중에서 온갖 감정을 다 소화해야 한다. 안무가 코너 갤러거의 말에 의하면 ‘비틀쥬스’는 ‘시대별로 유행했던 춤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할 캐릭터’라고 하니, 그만큼 안무 연습에도 엄청난 노력이 따랐으리라 예상된다. “힘든 만큼 보람을 느끼며 연습을 이어간다”고 말한 유준상은 모든 배우가 기본적으로 하루에 12시간 이상 연습에 매진한다고 했다. 처음 대본을 보고 작품 속 세계관에 놀랐다던 그는 “삶과 죽음, 존재 의미, 외로움에 대해 많이 느끼고 있던 시기에 이 작품을 만났다. 관객들에게도 큰 위로가 될 것이다. 그만큼 환상적인 작품이다”라며 관람을 독려했다.

정성화 역시 ‘비틀쥬스’ 역에 갖는 기대가 컸다. 그는 작품을 맡게 된 소감을 이야기하며 “현대 기술이 집약된 가장 큰 공연이고, 모험적인 코미디 뮤지컬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소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흥분되고 즐겁다”고 했다. 더불어 이번 역할로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코미디 뮤지컬의 정점을 찍지 않을까 예측하기도 했다. 그만큼 미국식 코미디를 한국적인 정서로 변경해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맞춰가는 데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두 사람이 선보일 ‘비틀쥬스’ 캐릭터는 “서로 다른 느낌이어서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란 예고도 잊지 않았다.

특히 정성화는 “유준상 씨의 비틀쥬스가 호감형이라면 저의 비틀쥬스는 무례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느낌이다. 무엇이라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게 변화하는 역할인데, 표현 방법이 서로 달라 둘 다 보는 재미가 있다”라며 각 배우가 그릴 비틀쥬스에 강한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겁 없는 10대 소녀 ‘리디아’ 역은 뮤지컬 배우 홍나현과 장민제가 맡는다. 예주열 프로듀서가 오디션 과정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선발한 캐릭터라 밝힌 만큼 대형 작품을 전반적으로 힘있게 이끌 배우들로 뽑았다. 어린 느낌을 주면서 반항기가 있어야 하고, 소위 ‘똘기’가 있으면서도 팝 음악을 소화해 낼 수 있을 만한 배우여야 했다. 이토록 까다로운 조건을 뚫고 당당히 합격한 홍나현은 전작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에서 ‘옥희’역을 맡은 바 있으며, 장민제는 올해 뮤지컬 ‘검은 사제들’로 데뷔한 신예다. 두 사람 모두 전작에서 삶과 죽음을 다룬 작품에 참여한 인연이 있다는 사실이 우연치고는 꽤 운명 같다.

먼저 장민제는 “준비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내가 지금 살아있으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며 “‘비틀쥬스’로 모든 관객이 울적한 마음 모두 버리시고 따뜻한 마음 챙겨가시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 최윤영 평론가·공연 칼럼니스트
-네이버 오디오클립 ‘최윤영의 Musical Pre:view
-공연을 말하다’ 크리에이터
- 클래식, 콘서트 등 문화예술공연 MC
- 미디어 트레이닝 및 인터뷰, 커뮤니케이션 전문 강사
- 인천국제공항 아나운서, 경인방송 FM 리포터

“이상하고 낯선 소녀 리디아가 엄마의 죽음을 계기로 성장하는 과정을 잘 그려내 관객과 교감하는 데 연기 포인트를 두었다”고 말한 홍나현은 뮤지컬 ‘비틀쥬스’ 오프닝넘버 일부를 인용해 “‘죽여주는 공연’이다. 곧 만나고 싶다”는 당찬 인사를 전했다.

코로나 블루를 시원하게 날려줄 뮤지컬 ‘비틀쥬스’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령이 된 바바라와 아담 부부가 유령이 되고도 행복했던 지난날을 잊지 못해 자신들의 집에 머물다가, 새롭게 이사 온 부부를 쫓아내기 위해 비틀쥬스와 펼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줄거리로 한다. ‘죽은 자’인데 누구보다 가장 ‘살아 있는 자’ 같기도 하고, 유쾌하지만 때로는 악마 같은 존재 비틀쥬스가 과연 어떤 속내를 품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 밖에 김지우와 유리아, 이율, 이창용, 신영숙, 전수미가 캐스팅됐으며 개막일은 오는 6월 29일, 장소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이다. 종연일은 8월 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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