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사진 뒷줄 오른쪽)이 ‘제214회 영재한음회’를 관람하고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뒷줄 가운데)와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출처=문화체육관광부]
2023년 창신제 공연 리허설에서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사진 맨 뒷줄)과 무용팀이 사진을 찍었다. [사진출처=뉴시스]
해태크라운제과그룹 윤영달 회장 [사진제공=해태크라운제과]
2024년 3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사진 뒷줄 오른쪽)이 ‘제214회 영재한음회’를 관람하고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뒷줄 가운데)와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출처=문화체육관광부]
2024년 3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사진 뒷줄 오른쪽)이 ‘제214회 영재한음회’를 관람하고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뒷줄 가운데)와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출처=문화체육관광부]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어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판소리 단가 사철가 중 일부)

한국메세나협회가 다시금 세인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그 중에서도 문화예술을 진흥하는 것을 메세나라고 부른다. 그리고 한국의 경우에도 적잖은 기업들이 예술과 문화를 키우는 데 자신들의 이익을 희사하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판소리 한 대목을 몸소 부르며 좌중에게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조예가 깊고 스스로도 즐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아울러 체면상 하기 어려운 발언도 메세나를 위해 응용하는 모습도 보인다. 최근 제12대 한국메세나협회장으로 선출, 공식 임기를 시작한 크라운해태제과 그룹 윤영달 회장의 이야기다. 

밤양갱 효과를 아시나요? 최신곡 소환해 문화의 힘 설명하는 회장님

판소리뿐 아니라 장기하 작곡 새 노래도 잘 알고 그걸 경제적 효과 설명에 응용할 줄 안다. 그는 12일 메세나협회장 취임 간담회에서 인기 음악인 장기하가 작곡하고 가수 비비가 부른 노래 ‘밤양갱’을 좌중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요즘 아주 신이 난다”며 그가 밤양갱 노래를 언급한 건 바로 관련 판매 효과 때문. 

체면 불구하고 자사 제품과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문화의 힘과 경제, 메세나의 선순환에 대해 언급한 셈이다.  

해태제과는 연양갱을 크라운제과는 밤양갱을 만들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8대 2 정도라는 게 해태 측 설명. 이 노래 덕분에 올드한 이미지의 양갱에 새삼 판매 증진 효과가 났다는 것. 윤 회장은 “‘밤양갱’덕에 캐파(생산능력)를 늘렸다”면서 “문화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연양갱의 경우,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6일까지 국내 주요 편의점에서 해태제과의 연양갱은 전년 동기 대비 최고 2배까지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그는 기업인들이 내심으로 문화에 투자를 해 줬으니, 이만큼 반사 효과가 (바로) 나올 것으로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한다. 윤 회장은 “예술인을 후원하고 공연을 고객에 선물한 덕분에 매대에 과자 하나라도 더 진열되면 그게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큰 투자를 조건없이 해온 그이기에 이런 말 새삼 힘이 실린다. 이쯤 되면 만시지탄(더 빨리 메세나 분야를 총괄하는 협회장 지위에 올랐으면 좋았을 것)의 평이 나올 법도 하다.

해태크라운제과그룹 윤영달 회장 [사진제공=해태크라운제과]
해태크라운제과그룹 윤영달 회장 [사진제공=해태크라운제과]

과자 값 깎아주는 대신...문학과 아동 국악 영재 키우기 등에 이익 쾌척

윤 회장은 “과자 가격을 깎는다면 고객은 일시적으로 좋아하겠지만 기업은 존속하기 어려워진다”며 적정한 이익을 고수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런 한편 적정 수준의 이익을 내면서 그 안에서 고객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크라운해태의 메세나 실천을 결심했다. 

크게 문학과 국악 행사, 국악 영재 지원 등이 크라운해태의 메세나 골간을 구성한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아침을 여는 사람들’ 시리즈를 펴내면서, 시집이 널리 읽히도록 지원하는 회사로 일찍이 이미지를 굳힌 바 있다. 

또한 국악 영재를 발굴·지원하는 ‘영재한음회’를 통해 어릴 때부터 재능을 키워 국악 저변을 확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울러, 기성 국악 명인들을 위해서는 ‘양주풍류악회’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국내 민간기업이 주최하는 최대 규모의 전통음악 공연 ‘창신제’도 2004년부터 매년 열도록 돕고 있다. 

2023년 창신제 공연 리허설에서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사진 맨 뒷줄)과 무용팀이 사진을 찍었다. [사진출처=뉴시스]
2023년 창신제 공연 리허설에서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사진 맨 뒷줄)과 무용팀이 사진을 찍었다. [사진출처=뉴시스]

매칭펀드 확대 등 과제 어떻게 선한 영향력 행사할지도 관심

윤 회장의 메세나에 대한 의지와 능력은 이미 검증된 것이지만, 그렇다고 회장으로서의 임기 중 탄탄대로만 펼쳐진 건 아니다. 특히 메세나에 대해 잘 알기에 걱정도 크다. 한국메세나협회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2007년부터 운영 중인 ‘예술지원 매칭펀드’ 사업에 다시금 마중물을 부어야 할 사명감이 그를 속상하게 한다.

정부지원 예산 감소로 이 매칭펀드가 큰 위축 우려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올해 예산은 약 30억원 규모로 2021년 대비 24%가량 감소했다.

윤 회장은 “메가톤급 효과가 있는 매칭펀드 예산 증액에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행히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2024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 총수출이 기존 전망(3.8%)보다 높은 4.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경기 부진이 풀릴 것이라는 뜻이다. 과학기술의 경우도 연구개발(R&D) 비용 삭감 한파가 불었지만 여론을 등에 업은 관련계 종사자들의 노력으로 윤석열 정부의 뜻을 일정 부분 번복시킨 바 있다. 이런 국면에서  예술 매칭펀드 관련 정부가 어떻게 마음을 돌려먹도록  영향력을 미칠지, 윤 회장과 협회 역할론에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