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남느냐 vs 투기 의혹 대상자 남느냐
권익위, 부동산 투기 의혹자 23일 발표 예정
이준석 “민주당 보다 더 강도 높은 조치” 예고
당내 갈등 더욱 촉발될 가능성 충분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23일 야권 국회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10여 명 정도가 투기 의혹이 있다고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적은 수치이지만 야권이 1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민심이 어떤 식으로 바뀔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국민의힘에게는 폭탄 같은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을 비롯한 비교섭단체 5당의 의뢰로 지난 6월 말부터 국회의원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의 최근 7년간 부동산 거래를 조사해왔다. 조사결과 부동산 거래·보유 위법 의혹이 확인된 대상자를 이날 발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중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 받은 의원은 10여명 안팎으로, 원내 지도부는 해당 의원들에 대해 개별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후폭풍은 더 거세질 듯

더불어민주당이 12명이고, 야권이 10여명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재산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 상당한 재력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투기 액수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가 발표됐을 때에도 국민 정서는 상당히 거칠었다.

만약 투기 액수나 위법적 행위가 클 경우 국민의힘을 향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 역시 상당할 것이다. 만약 이 분노를 제대로 잠재우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은 물론 지방선거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날 발표되는 권익위 발표가 대선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나 대선 캠프와 깊게 연루된 인물이라면 그 파장은 더 클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캠프가 꾸려지기 전에 정리를 했지만, 국민의힘은 현재 대선 캠프가 꾸려진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선 캠프 연루자가 부동산 투기 의혹 당사자가 된다면 대선 캠프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가짜 수산업자로 인해 국민의힘 내부는 어수선한 분위기인데 여기에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겹치게 된다면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강도 높은 처벌 예고한 이준석

이런 가운데 이준석 대표는 계속해서 부동산 투기 의혹 연루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강도 높은 처리를 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이 문제에 대해 제가 공언했던 입장을 지키겠다. 그것을 기반으로 지도부 다른 구성원의 의견을 참고해서 결정 내리겠다”는 내용을 올렸다.

이는 지난 6월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한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적어도 더불어민주당의 기준보다 엄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탈당 권유’라는 초강수를 뒀다. 탈당을 하는 것은 자유의사이지만 만약 탈당을 안한다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실제로 그렇게 해왔다.

국민의힘도 최소한 ‘탈당 권유’ 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대표가 ‘강도 높은 조치’를 이야기해도 그 조치가 쉽게 이뤄질 것이냐는 것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내용이 어떤지 판단하고 부당하거나 과도한 내용도 한꺼번에 판단해 보겠다. 뭐라고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원내대표가 향후 조처에 대해 말을 아낀다는 것은 당내 반발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의지는 확고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갈등이 표출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만약 부동산 투기 해당 의원이 특정 후보 캠프에 집중돼 있다면 상황은 더 골치아프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칫하면 캠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려고 할 것이고, 특정 캠프는 반발하면서 당내 갈등이 그야말로 극한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가뜩이나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고 비대위를 꾸리자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다.

특히 이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의 신경전이 거세지면서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권익위가 발표를 하고, 그 발표에 따라 이 대표가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한다면 그에 반발하는 세력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에 따라 국민의힘은 엄청난 소용돌이로 휘말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한숨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대로 가면 당이 둘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걱정의 이야기가 나온다.

대선 경선 버스가 출발하기도 전에 벌써 삐걱거리고 있다. 당내 대권 주자들의 존재감은 약해지고 있고, 이준석 대표는 계속 흔들리고 있다. 야권이 그야말로 엄청나게 흔들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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