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주주총회서 정관 일부 변경 건 등 이사회 안건 가결
소액주주 감사위원 진입 실패, 주진우 회장 해임안도 부결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사조산업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사조산업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이 주진우 회장 등 오너일가를 상대로 벌인 경영권 분쟁이 무위로 돌아갔다.

사조산업은 14일 오전 서울시 중구 롯데손해보험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회 구성 등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은 사조산업 사측(이사회)에서 제안한 특별결의안으로 출석주주 중 74.83% 찬성표를 얻어 가결됐다.

통과된 안건은 기존 사외이사 외 감사위원 자리를 따로 두었던 것을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감사위원은 전원 사외이사로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정관 변경안이 가결, 즉시 시행되면서 소액주주의 감사위원회 입성은 저지됐다.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송종국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고 분리선출 방식으로 감사위원회에 진입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사외이사만이 감사위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이사회 안이 가결되면서 소액주주연대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송 대표의 감사위원회 진입이 무산되면서 소액주주연대가 사외이사 선임안 통과 등을 위해 추진했던 ‘3%룰’ 활용도 무위로 돌아갔다.

3%룰은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에 분리 선출되는 이사의 경우 최대 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제도로 송 대표의 감사위원 입성이 됐다면 오너일가 측과 표 대결을 걸어볼 수 있었다.

결국 ‘3%룰’을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송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자 했던 안건도 41% 득표에 그쳐 무산됐다. 대신 이사회가 추천한 안영식 대성삼경회계법인 회계사가 54% 가량 득표하며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소액주주연대의 주진우 회장 해임 안건도 부결됐다. 주 회장의 해임을 위해서는 참여 의결권의 3분의 2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소액주주연대 측은 21% 가량의 표를 모았지만 주 회장이 자신을 포함한 특수관계자 지분 54.62%의 벽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소액주주연대가 주진우 회장을 비롯해 사외이사 등 현 경영진 교체를 요구하게 된 것은 캐슬렉스서울와 캐슬렉스제주 합병 추진 건이 발단이 됐다.

앞서 사조산업은 자회사 캐슬렉스서울과 오너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캐슬렉스제주와의 합병을 공식화했지만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로 지난 3월 합병을 공식 철회한 바 있다.

캐슬렉스서울은 사조산업이 지분 79.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사조그룹에 종속된 회사다. 반면 캐슬렉스제주는 주지홍 부사장이 49.5%를 보유한 오너일가 회사다. 캐슬렉스제주의 경우 누적결손금이 420억원에 달하는 등 완전자본잠식에 빠져있어 합병이 이뤄질 경우 상당한 부실을 덜 수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자산가치가 큰 사조산업 자회사인 캐슬렉스서울은 부담을 떠안으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이에 소액주주연대는 당시 합병이 오너 장남 개인회사의 부실을 사조산업에 떠넘기는 동시에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소액주주 반발로 합병은 무산됐지만 소액주주들은 이를 추진한 경영진에 책임을 묻겠다며 이사회 진입과 주 회장의 해임을 추진했다.

소액주주연대와의 주총 표대결에서 주 회장 등 현 경영진이 승리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 됐지만 소액주주들의 오너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는 만큼 추가 분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 이창주 사조산업 대표이사는 주총을 폐회하면서 “더 투명하고 공정한 사조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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