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강요 의혹’ 김우남 회장 해임안 의결…대통령 재가만 남겨
법적 분쟁 가능성, 경영 공백에 온라인 마권 발매 등 현안 우려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한국마사회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한국마사회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지난달 29일부로 창립 72주년을 맞이한 한국마사회가 지속적인 경영악화에 회장 해임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맞이하면서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김 회장의 불명예 퇴임과 이에 따른 수장 공석이 유력해 지면서 ‘온라인 마권 도입’ 추진 등 경영 정상화 작업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 24일 열린 회의에서 김 회장 해임 건의안을 의결했다.

올해 2월 취임한 김 회장은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특채채용 하라는 지시를 했다가 이를 만류한 인사 담당자에게 욕설과 폭언, 보복성 인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한 달여간 김 회장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김 회장이 근로기준법과 부패방지법 등 관련법과 채용 절차·규정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7월 기재부에 김 회장의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고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농식품부가 이번에 의결된 해임 건의안을 인사혁신처로 보내 이번 주 중으로 문재인 대통령 재가를 받게 되면 김 회장의 해임은 최종 확정된다.

다만 김 회장이 이를 불복하고 해임처분 취소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김 회장의 해임 문제가 소송전 등으로 정부와 마찰이 지속되면 후임 경영진 선임 지연 등 마사회 경영 정상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사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마가 제대로 열리지 못해 마권 판매 수익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약 46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역대 최악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창립 첫 적자이기도 했다.

고객 입장이 제한돼 마권발매 매출이 거의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마사회는 말산업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상생경마’를 시행 중이다. 여기에 매주 70억원의 유보금이 투입,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000억원 이상 자금이 투입됐다.

마사회는 결국 보유하고 있던 자금이 줄어들자 2000억원 가량의 신용대출을 받는 등 차입경영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 회장이 힘주어 추진했던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도 이번 해임 사태로 힘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마권 발매’ 시행은 마사회 뿐 아니라 경마 등 말산업계가 시장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것이다. 관련법 개정을 위해 국회 등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온라인 마권 발매 시행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를 타계할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마사회는 김 회장 직무정지 이후 송철희 부회장 겸 경영관리본부장을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결국 대행체제라는 점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 등 핵심 사업 추진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마사회 측은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회장 해임 문제가 해결되면 조직 쇄신을 위한 대책도 내놓기로 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장 해임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해 직무대행 중심으로 경영공백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경영개선TF를 적극 가동해 강도 높은 혁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장 거취가 결정되면 국민적 공감대를 위해서라도 10월 말 중에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마권 발매 등 주요 핵심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 마권 발매 시행을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 중”이라며 “온라인 마권 발매 시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법경마 등 문제점에 대해 점검하고 보완해가면서 추진해가고 있다. 국회도 필요성 공감대 형성하고 있고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 주무부처와 계속 협의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