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부사장 ⓒ현대중공업그룹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부사장이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7년 부사장에 오른 이후 4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2일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를 통해 한국조선해양 가삼현 사장,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손동연 사장 등 4명이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부사장, 현대중공업 안광헌 부사장, 현대글로벌서비스 이기동 부사장, 현대오일뱅크 주영민 부사장 등 4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내정됐으며 조선사업 대표를 맡고 있는 이상균 사장이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에 오르게 됐다. 현대오일뱅크 주영민 사장 역시 강달호 부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회사인 현대제뉴인에는 손동연 부회장이 조영철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는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조영철 사장과 오승현 부사장 공동 대표체제로 운영된다.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는 최철곤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들은 임시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정식 선임된 후 본격적인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서는 정기선 부사장의 사장 승진에 특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그룹은 승계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는 설명을 이어왔지만 이번 승진을 통해 사실상 3세 경영이 본격화 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업계 내외에서는 정몽준 이사장 총수일가가 경영 승계 작업을 이어왔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전국금속노조 등 노동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2017년 4월 기업분할을 통해 총수일가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승계를 위한 기반작업에 성공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등 4개의 회사로 분할되면서 정몽준 이사장의 지분이 두 배 이상 늘어나고 특수관계자 및 방계회사를 포함한 총수일가의 지분율도 40%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당시 기업분할에 대해 “경영효율화를 추구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증대시켜 시장으로부터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 받음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했던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사를 통해 책임경여체제를 확립하는 한편,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등 3개 핵심 사업부문에 부회장을 선임함으로써 부문별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는 한편, 계열회사 간 시너지 창출 및 기업가치 상승을 통해 주주 중심 경영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소, 암모니아, 연료전지 등 각 사업부문별 친환경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기 위해 사장 승진 인사도 함께 단행했다”라며 “예년보다 일찍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인사를 마무리 지음으로써 2022년 사업계획을 조기에 확정하고, 각 사별 경영역량을 집중하여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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