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 소설 원작으로 한 영화 ‘듄’
화려한 볼거리 대신 인간 성장 초점
각본·연기·미장센·음악 뛰어난 영화

폴 아트레이데스를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투데이신문 김다미 기자】 <컨택트>, <블레이드 러너 2049> 등 감각적인 SF영화를 탄생시킨 드니 빌뇌브 감독이 색다른 디스토피아 영화 <듄>으로 오는 20일 관객을 찾아간다.

영화 <듄>은 동명 원작소설의 광활한 사막부터, 400m가 넘는 모래 벌레까지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와 관객들을 <듄>의 세계로 초대했다.

10191년, 아트레이데스 가문 후계자 ‘폴 아트레이데스(티모시 샬라메)’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유일한 구원자의 운명을 타고났다. ‘듄’이라 불리는 ‘아라키스’ 모래 행성은 생명 유지 자원이자 신성한 환각제 ‘스파이스’의 유일한 생산지로 이를 차지하기 위해 대가문 세력들의 음모가 격돌하는 전쟁터로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황제의 명을 받고 듄으로 떠나게 된다. 이곳에서 꿈속 소녀 ‘챠니(젠데이아)’를 만나고 악의 세력과 전쟁을 앞둔 구원자 폴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듄> 1부는 후속편의 초석을 다지는 내용으로 구성돼 폴이 구원자 ‘메시아’로 성장하는 서사를 짜임새 있게 보여준다. 주인공이 가진 고뇌와 두려움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며 메시아가 돼가는 과정을 155분에 걸쳐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폴에게 동화되고 구원자로서 폴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2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눈을 사로잡는 액션과 화려한 CG가 없어도 <듄>은 감독의 연출과 배우의 열연만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캐릭터 활용 또한 뛰어나 모든 캐릭터가 적재적소에 등장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 단 한 명의 캐릭터도 의미 없이 등장했다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동명 원작 소설의 내용이 방대하고 그 내용을 2편의 영화로 담아야 했기 때문에 인물이나 인물 사이의 관계 설명은 다소 불친절하다. 원작 소설의 내용을 미리 파악하고 간다면 영화의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퍼거슨), 챠니(젠데이아), 스틸가(하비에르 바르뎀), 폴 아트레이데스(티모시 샬라메)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드니 빌뇌브표 디스토피아

보통의 SF영화는 미래를 배경으로 최첨단 기계와 로봇들이 인간의 일을 대신해주고 도시는 화려한 불빛으로 빛난다. <듄>도 1만년 뒤 미래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하지만 ‘반(反)기계 운동’으로 인간이 로봇과 기계의 역할을 대신한다.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스파이스는 인간이 기계처럼 진화할 수 있게 해주며 필수 자원이 됐다. 스파이스는 아라키스 행성에서만 유일하게 생산되기 때문에 이 행성을 독차지하기 위해 ‘하코넨 가문’은 이 행성을 독차지하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다.

아라키스 행성 원주민 ‘프레멘’은 하코넨 가문의 박해를 받고 쫓겨나 지상에서의 삶을 버리고 지하에 거주하게 된다. 프레멘은 삶의 터전인 아라키스 행성을 돌보고 보존하는 원주민으로서 다음 세대가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듄의 생존과 녹지화를 위해 투쟁한다.

하코넨 가문을 보고 있으면 현실의 자원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한정된 자원을 독점하기 위해 거주민을 쫓아내고, 독점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모습은 오늘날의 자원 갈등과 맞닿아있다. 영화는 과거부터 지속됐던 자원 독점의 현실을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 <듄>의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상·음악·연기 모든 게 완벽한 영화

영화 <듄>은 IMAX에 특화된 영화이다. 폴의 환상과 꿈, 사막 장면 등 한 시간 이상 되는 장면들이 IMAX를 통해 구현됐다. 뚜렷한 기승전결이 없는 구조에도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힘은 단연코 영상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사막 장면은 관객을 압도한다. IMAX로 보는 사막은 당장이라도 극장 안으로 모래가 쏟아질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스 짐머’가 이 영화의 OST에 참여했다. 한스 짐머의 음악들은 영화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채웠다. 일반적인 오케스트라 음악이 아니라 관악기의 낯선 소리를 사용해 장면의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화려한 불빛과 AI로봇이 사라진 <듄>은 무채색에 가까웠다. <듄>의 색을 채운건 배우들의 연기였다. 티모시 샬라메는 수려한 외모에 연약해 보이기만 했던 폴을 눈빛 연기를 통해 표현하며 강인한 구원자의 캐릭터를 보여줬다. 폴의 어머니인 ‘레이디 제시카’를 연기한 ‘레베카 퍼거슨’은 엄마와 ‘베네 게세리트’라는 신비한 여성 집단의 일원 사이에서 고뇌를 잘 표현했다.

거장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을 비롯해 배우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오스카 아이삭, 레베카 퍼거슨, 제이슨 모모아, 스텔란 스카스가드, 하비에르 바르뎀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 영화 <듄>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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