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우 칼럼니스트
▸철학박사
▸​​상지대학교 조교수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역대 대통령선거와 다른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다. 윤석열 당선자는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 출신으로 야당에 입당, 정치입문을 대통령으로 하게 됐다. 특히, 검찰총장은 대통령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최초로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됐다. 이재명 전 후보는 민주당 역사상 많은 표를 얻었고, 낙선했지만 0.73%라는 역대 최소 득표율 차이로 낙선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가 전혀 언론에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선인 배우자의 여러 가지 의혹 때문이었다. 당선인의 부인인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국민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과거 이력에 관한 각종 논란이 있다. 이재명 전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는 법인카드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언론에 사과했고,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 후보 모두 각종 의혹과 논란이 있고, 이로 인해 이번 대통령선거가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윤석열 당선자는 현 정권의 인사였고, 박근혜씨를 수감시켰으며, 당내 경선 당시 국민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당시 후보에게 뒤졌으나, 당원 투표에서 압도해서 후보로 선출됐다. 또한, 토론에서 보여준 준비되지 못한 자세, 기차에서 반대편 좌석에 발을 올리는 모습, 무속과 신천지와의 연루 의혹 등 선거 내내 각종 논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당 내부와 수구 진영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재명 지사는 형수 욕설, 대장동 특혜 의혹, 전과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당선되면 문재인 대통령을 수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컸다. 이로 인해 진보개혁 진영에서 오히려 윤석열 당선자를 지지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결국 당내에서 얼마나 지원했느냐가 당락을 가르는 주요 원인이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여전한 지역 분열이 드러났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운천 의원이 전라북도 전주에서 당선됐고, 김부겸 현 국무총리가 대구광역시에서 당선되는 등 영남은 수구 정당을 지지하고, 호남과 서울에서는 진보개혁 세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던 지역 민심이 일시적으로 변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재현됐다. 단지, 서울에서 이재명 후보보다 윤석열 후보가 더 많은 득표수를 보였다는 점은 특이한 현상이었다.

세대별 투표에서 2030 세대는 진보개혁 세력을 지지한다는 규칙도 무너졌다. 젠더 갈등 때문이었다. 윤석열 후보는 20대 남성들의 지지를 얻었고, 이재명 후보는 20대 여성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노령층은 늘 그렇듯 수구 정당을 지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 요구가 강력했다는 것도 주목되는 점이다. 윤석열 후보 당선 후 40% 지지율이 무너졌지만,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40% 이상 지지율을 유지했다. 임기 말 역대 지지율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러나 여론 조사를 하면 정권교체 요구도 60% 가까이 나왔다.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정권은 바뀌어야 한다는 매우 특이한 여론이 대통령 선거에 반영됐다.

윤석열 후보의 당선은 결국 높은 집값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높지만 정권교체 여론도 매우 높았다는 것, 서울에서 진보개혁 진영 대통령 후보가 수구진영 대통령 후보보다 더 적은 표를 얻었다는 것은 부동산 정책 실패가 큰 원인이었다. 부자로 만들어주겠다는 말에 지금은 사실로 밝혀진 각종 범죄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씨에게 표를 줬던 황금만능주의가 다시 표심을 움직였다.

0.73%의 표차는 국민들의 준엄한 회초리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회초리라고 하기에 대통령선거는 임기 5년, 아니 향후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행사다. 회초리라는 평가 전에 현행 선거제도를 좀 더 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기에 개헌이 필요하다. 적어도 결선투표 정도는 만들어져야 좀 더 이치에 맞고 납득할 수 있는 선거 결과가 될 것이다. 개헌을 주도해야 하는 정치인들이 자신의 밥벌이가 달려 있고, 개헌안은 하나로 모으기 매우 힘들기 때문에 크게 기대되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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