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2일 ‘낙동강 쌀에서도 발암물질·생식 독성 녹조 독성 검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2일 ‘낙동강 쌀에서도 발암물질·생식 독성 녹조 독성 검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 물을 사용해 재배한 쌀에서 독소 마이크로시스틴이 다량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은 ‘세계 물의 날’인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 앞에서 ‘낙동강 쌀에서도 발암물질·생식 독성 녹조 독성 검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이수진 의원과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공동집행위원장, 대구환경운동연합 곽상수 운영위원장,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국장 등이 참석했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낙동강 부근에서 생산한 쌀 2종에서 발암물질이자 생식 독성을 가진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 생물인 남세균(Cyanobacteria)이 만드는 독성 물질로 발암성, 간 독성뿐만 아니라 남성 정자 수를 감소시키고 여성 난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식독성까지 지니고 있다.

이번 분석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10여년 동안 마이크로시스틴 등 녹조 독성을 조사했던 부경대 이승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맡아서 진행했다. 이 교수는 1차는 효소면역 측정법(ELISA kit)으로 분석을 한 후 2차에는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MC-MS/MS) 방법을 통해 검증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쌀 2종 1㎏당 각각 3.18㎍(마이크로그램, 1㎍=100만 분의 1g), 2.53㎍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해당 쌀을 하루 300g 정도 섭취한다고 가정한다면, 일일 섭취량은 각각 0.954㎍, 0.759㎍에 해당한다.

미국 환경건강위험평가소(OEHHA)에서 정한 체중 60㎏ 성인 기준 간 병변 기준치가 하루 0.384㎍인데, 이번 조사 결과는 OEHHA 간 경변 기준치 2배가 넘는 수치다. 또한 OEHHA의 생식 독성 기준에 따르면 같은 기준 성인의 하루 섭취 허용량은 0.108㎍이지만, 낙동강 쌀에서 검출된 생식 독성 기준은 약 7배가 넘는다.

앞서 환경연합은 지난 2월 금강과 낙동강 인근에서 재배한 무에서는 1.85㎍/㎏, 배추에서는 1.13㎍/㎏이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재료와 만든 반찬과 이번 조사된 쌀로 지은 밥을 함께 먹었을 때는 하루 최대 1.249㎍까지도 섭취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OEHHA 기준 간 병변 기준치 약 3.25배를, 생식 독성 기준으로는 약 11.56배를 섭취한 셈이다. 아울러 해당 수치는 세계보건기구(WHO) 간 손상 기준의 52.0% 수준이다.

낙동강 녹조 물이 가득찬 논.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br>
낙동강 녹조 물이 가득찬 논. [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이에 대해 환경연합은 “마이크로시스틴의 경우 상당히 안정된 물질이라서 300도 이상에서도 잘 분해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밥을 지어도 분해되지 않고 남아 인체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계속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사실을 공개하고 있으나, 환경부 등 관계부처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구체적인 해결책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연합은 새 정부를 향해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환경연합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4대강 재자연화 정책 폐기를 공약했다”며 “4대강 재자연화는 녹조 문제 해결의 필수 선행조건이다. 4대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대강의 녹조 문제가 해결된다면 시민들에게 보다 건강한 식수와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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