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전 도발 가능성 매우 높아
김여정, 이틀 만에 또 다시 강경 발언으로
이번에는 다소 수위가 낮아져 배경에 관심
윤석열 정부, 文과 다르게 대북 강경책으로?
일정 시점에서 대화 모드로 급반전 가능성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사진제공=뉴시스]<br>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이틀만에 또 다시 강경 발언을 내놓았다. 서욱 국방장관의 ‘선제타격’ 관련 발언을 재차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이지만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남한으로는 총탄 한 발도 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대화의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는 점은 당분간 강대강 대치 국면을 보이면서도 결국 대화의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여정의 발언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또 다시 강한 어조로 우리를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남조선이 어떤 이유에서든, 설사 오판으로 인해서든 서욱이 언급한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남조선 스스로가 목표 판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조선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 우리 군대의 대남타격가능수단들에 대한 ‘선제타격’을 운운하며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냈다”며 “되게 겁을 먹고 있다는 것이 서욱의 느닷없는 허세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이는 서 장관이 앞서 지난 1일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개편식을 주관하며 훈시를 통해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응답한 것이다.

그러자 지난 3일 김 부부장은 서 자관을 향해 ‘미친X’, ‘쓰레기’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다만 5일 담화에서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순수 핵보유국과의 군사력 대비로 보는 견해가 아니라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에는 막말을 쏟아냈지만 5일에는 다소 수위가 낮아진 형태의 비난을 가했다. 그런 점에서 이틀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연 북한이 윤석열 정부 취임 직전에 도발을 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일각에서는 김 부부장의 성명은 결국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외교 정책이 아무래도 강대강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규탄·제재를 두고 한미일과 북중러 간의 외교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런 이유로 당분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불가피하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에도 북한에 할 말은 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SNS를 통해 “북한에 엄중하게 경고한다.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공개적인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따라서 윤 당선인은 한미동맹 강화를 통해 대북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윤 당선인은 다음달 초 박진 미국 특사단 단장 파견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북한 ICBM 관련 논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오는 5월 한미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이는 한반도의 강대강 대치 국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북한은 화성-17의 성공적 발사를 공개하고 자위적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다만 화성-17의 발사는 실패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시선이다.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 ICBM인 화성-17형. [사진제공=뉴시스]
북한이 시험발사한 신형 ICBM인 화성-17형. [사진제공=뉴시스]

한미훈련

여기에 우리 군은 오는 12~15일 한미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 그리고 18~28일 중 주말·휴일을 제외한 9일 간은 미군과 함께 올 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미 양측은 매년 3월과 8월 2차례 걸쳐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 CCPT를 실시해왔다. 그리고 이 훈련에 대해 북한은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여기에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과 25일 북한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설 90주년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북한으로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도발을 강행함으로써 윤석열 정부 길들이기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 부부장이 우리를 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겠다고 했지만 국제사회에 위협이 될만한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 등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화성-17의 실패에 따른 체면을 살리기 위해 미사일 도발을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북한으로서는 정권교체기에 도발을 함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시험대에 올리게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와 다른 점은 대북 강경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북한의 도발에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도발을 하면 할수록 윤석열 정부는 더욱 강도 높은 비난과 함께 제재를 구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박근혜 정부 당시 전략적 인내 등을 이야기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아예 문을 닫아 버리고 북한의 태도 변화만 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윤석열 당선인 스타일이 한 번 대화의 물꼬를 트면 거침이 없다는 점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을 보일 때에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후보 단일화 갈등을 보였을 때에도 만나서 담판을 지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석열 정부 임기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담판을 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하지만 그 시간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다시 말하면 우리와 북한은 당분간 강대강 대치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미국 행정부가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윤 당선인의 고민이 깊다. 미 하버드대학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지난달 23~24일 유권자 1990명을 대상으로 ‘2024년 대선이 지금 열린다면 누구한테 투표를 하겠는지’를 조사한 결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겠다는 응답률은 47%로 나타났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에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41%에 그쳤고, 12%는 미정이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오차범위 밖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것은 2024년 정권교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윤 당선인이 마냥 대북 강경책을 구사할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결국 윤 당선인과 김 위원장이 만남을 가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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