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커피를 가져가는 고객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스타벅스 커피를 가져가는 고객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기프티콘과 모바일 상품권, 선불카드 등의 방식으로 커피 상품권을 구매한 후 남은 금액의 규모가 27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스타벅스의 선불충전금이 2500억원 가량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스타벅스,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폴바셋, 할리스, 공차, 이디야, 탐앤탐스, 달콤, 드롭탑 등 10개 카페의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은 총 2717억1200만원이다.

선불충전금이란 소비자가 카페 이용을 위해 미리 충전해둔 돈으로, 선불카드나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콘 등에 충전한 이후 그대로 남아있는 돈이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으로 집계된다.

조사대상 중 가장 높은 금액대를 기록한 스타벅스의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은 2503억원으로, 전체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의 92.1%에 육박한다.

스타벅스는 1분기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다른 업체들과 달리 지난해 말 기준의 수치를 적용했다. 따라서 올해 1분기 선불충전금 잔액이 더 늘어났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제 스타벅스의 선불충전금 잔액 규모는 3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달 선불식 충전 카드인 스타벅스 카드의 유효기간을 폐지하는 약관 변경을 통해 잔액을 사실상 영구적으로 보전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스타벅스 다음으로 선불충전금 잔액이 많은 업체는 커피빈으로, 94억43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어 투썸플레이스(41억6700만원), 폴바셋(37억3500만원), 할리스(22억5800만원) 순이었다.

다음으로 공차(7억4600만원), 이디야(7억700만원), 탐앤탐스(2억5900만원), 달콤(9300만원), 드롭탑(400만원)은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 규모가 10억원 미만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각 사가 보유한 선불충전금의 규모가 적지 않은 가운데, 정작 환불 정책 등은 미흡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10개 업체 중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을 타인에게 송금할 수 있도록 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업체가 파산하거나 재무 상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선불충전금 미상환 잔액을 돌려줄 수 있도록 보험에 가입한 업체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커피빈, 할리스, 공차 등 6개에 불과했다.

폴바셋, 탐앤탐스, 드롭탑, 달콤 등 4개는 아직 보험 가입 신청 중인 상태로 확인됐다.

윤창현 의원은 선불충전금에 대한 소비자 불편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선물로 받은 쿠폰 금액보다 적은 금액의 상품을 주문하면 결제가 이뤄지지 않거나 차액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차액 적립이나 환불 정책 등을 도입해 소비자 불편을 개선하는 데 선두업체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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