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꺾이지 않는 한 증시 상승 어렵다”
무역적자...에너지가격·유가·고환율 삼중고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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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지난 잭슨 홀 미팅에서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의 강력한 긴축의사를 확인한 후 미국 뉴욕증시가 다시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도 지난 7월 이후 반등세를 이어오다 다시 하락추세로 돌아섰다. 

특히 국내 증시는 달러 강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연고점을 재차 경신하고 있다는 점과 무역수지마저 약 9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달러화 유동성에도 적신호가 켜져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8월에 발표된 7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면서 시장은 물가가 고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심리로 약 한 달간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잭슨 홀 미팅에서 파월의장이 밝힌 바와 같이 인플레이션 2% 수준을 목표로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을 재확인 하면서 국내 증시는 전 저점을 향해 회귀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 변준호 연구위원은 “금융시장에서는 물가 상승이 고점을 찍고 꺾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연준의 강한 긴축의지는 바뀌지 않았다”며 “달러강세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증시는 의미 있는 상승 신호를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6원으로 연고점을 재차 경신하며 개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연말까지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 강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국내 무역수지 적자가 크게 불어나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점도 증시 하락을 가중시키고 있어 당분간 증시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국제유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 그리고 환율급등까지 겹치면서 지난달 94억7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월에 기록한 49억달러 적자의 두 배에 달한다. 

한국 수출은 글로벌 경기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따라서 한국 수출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미국 기업의 이익률 역시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짐작돼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도 당분간 확실한 상승세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로 몰려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기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 채권파트 민지희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 기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예상은 미국 금리가 4%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그렇다면 앞으로 150bp의 상승이 남았는데 강세 폭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 한다”고 전했다.  

실제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7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강한 긴축을 추진할수록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이 있고 뉴욕증시는 해당일 큰 상승폭을 보였다.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한지영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는 연준 정책 경계감에 따른 자체적인 요인과 상대적인 유로화 약세에 기인 한다”며 “원·달러환율은 1400원대 진입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앞서 언급한 상승요인 자체가 빠른 시일 내 해결되는 사안이 아닌 만큼 달러화 강세추세는 지속되겠지만 과거 연준 금리 인상 당시의 달러 강세시기에 비해 그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됐기 때문에 향후 더 큰 폭의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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