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고로 모두 정상화, 압연라인 복구에 총력
12월 초까지 압연공장 대부분 재가동 목표 

<strong>&nbsp;침수된 압연라인 지하설비에서 진흙과 뻘을 제거하는 직원들 [사진제공=포스코]</strong><br>
 침수된 압연라인 지하설비에서 진흙과 뻘을 제거하는 직원들 [사진제공=포스코]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정부가 포항제철소의 정상가동 시기를 최대 6개월까지 예상한 가운데 포스코는 3개월 내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제철소 정상 가동 시기에 따라 다양한 업종의 추가 피해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포스코의 복구 작업에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16일 태풍 힌남노에 따른 ‘피해추산액과 압연공장의 복구 가동계획’을 발표하고 3개월 내 포항제철소 정상가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압연지역의 배수를 이날 중 완료하고 기한 내 단계적으로 재가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복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앞서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6일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남단을 관통하면서 대규모 침수피해를 입었다. 당일 새벽 최대 50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데다 만조 시점이 겹치면서 인근 하천이 범람, 전기공급 시설인 수전변전소를 비롯한 제철소 대부분의 지역이 물에 잠긴 것이다. 

포스코는 이번 수해로 170만톤의 제품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광양제철소 최대 생산, 재고품 판매 등을 통해 감소량을 97만톤 수준으로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포스코의 매출액 감소는 2조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연결 매출의 2.7%에 달하는 수준이다. 

침수 피해 이후 포스코는 50여년 만에 포항제철소의 가동 중단을 결정하고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고로(용광로)는 비교적 빠르게 정상화가 이뤄졌다. 지난 10일에는 3고로가, 12일에는 4고로와 2고로가 순차적으로 복구됐다. 15일부터는 제강과 연주 공장도 모두 복구를 마쳐 선강부문의 정상화가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3전기강판공장도 가동을 시작했다.

문제는 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압연라인이다. 인근 하천 범람에 따른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압연라인은 이날까지 배수를 완료할 계획이지만 지하시설물에 대한 뻘 제거 작업 등 복구 작업에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포항제철소가 정상 가동되기까지 최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영진 1차관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철강 수해복구 및 수급점검TF 가동’ 브리핑에 참석해 “2열연공장의 경우 정상화에 최대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며 “스테인리스(공장) 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정상화에 상당 기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포스코는 3개월 내에 복구 및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최우선 공급하는 방향으로 복구 계획을 수립 중이다. 순차적으로 ▲9월말 1냉연과 2전기강판 ▲10월 중 1열연과 2‧3후판 ▲11월 중 1‧4선재 및 2냉연 ▲12월초 3선재, 스테인리스 2냉연 및 2열연 공장 등의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가 복구 시점을 3개월로 잡은 것은 시장의 재고 수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고객사들이 보유한 열연, 후판, 스테인리스 등 주요제품의 재고가 2~3개월 분량인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포스코가 3개월 내 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관련 제조사들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밖에 정부와 정치권이 이번 피해의 인재(人災)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도 포스코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장 차관은 TF 가동 브리핑에서 태풍 피해가 예상됐음에도 큰 피해가 발생한 정황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도 16일 원내대표회의에서 “관계 당국은 포스코가 대비책이 있었는지 철저히 파악해서 보고하라”며 “대비책이 소홀했음이 드러난다면,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포스코는 이와 관련 “6일 포항제철소 공장장 이상 임직원들이 태풍종합상황실 및 각 공장에서 비상 대기를 하며 태풍에 대비하고 있었지만 새벽 최대 50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오전 6시경 냉천이 범람을 시작했고 이후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는 포항제철소 전체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라며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철강 수해복구 및 수급점검TF와 민관합동 철강수급 민간조사단 활동에 적극 동참해 조속한 피해복구에 힘쓰고, 고객사와 산업계에 철강 수급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 복구 및 공장 재가동 상황에 대한 신속한 공유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수립한 복구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 국내 철강산업과 국가경제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그룹역량을 집중해 조속한 정상화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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