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150대 출격에 이어 기상천외한 SLBM까지
한미일 군사훈련에 北 미사일 쏘고 전투기 출격
끝도 보이지 않는 대치점…윤석열 정부도 고민

&nbsp;북한이 9일 새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지난 9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nbsp;[사진제공=뉴시스]<br>
 북한이 9일 새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지난 9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한반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도대체 북한의 노림수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언론에서는 연이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북한이 11월 중간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공화당이 득세하게 만들어서 대북 정책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패한 대북 정책

북한의 도발은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한미 간의 훈련 때에는 비난을 가하지만 직접적인 도발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특히 저수지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데 이어 전투기 150대가 출격해서 훈련을 했다.

한미 간의 훈련이 있을 때 아무런 도발을 하지 않고 있던 북한과는 완전히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서 미국 언론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실패했다는 보도가 일제히 쏟아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대북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려 했던 지난날의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앙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핵정책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고집은 단순한 실패가 아닌 웃음거리로 전락했다”고 꼬집했다. 스팀슨센터 38노스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니 타운도 “비핵화 주도 프로세스의 창구가 닫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으로서는 현재가 내실을 다지는 가장 좋은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선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으로 인해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에 집중해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에 물자를 보내 전투를 치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대만 위협 역시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런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선중앙TV가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창건 77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과 대동강변에서 청년학생들의 야회 및 축포발사 소식을 실황으로 중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선중앙TV가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창건 77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과 대동강변에서 청년학생들의 야회 및 축포발사 소식을 실황으로 중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북한은 왜

이런 이유로 한미일 군사훈련 도중에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통해 김정은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결속력을 확실하게 다지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기름을 구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150대 전투기를 출격시켜 훈련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위협을 하기 보다는 내부 과시용으로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의도를 했건 하지 않았건 11월 중간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가뜩이나 민주당 정권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은 바이든 정권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비록 결실은 없다고 해도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했던 사진과 대비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관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공화당 지지층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를 해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다는 분위기가 있다.

11월 중간선거 어쩌나

이런 가운데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을 감행하면서 그에 따른 바이든 정권 심판론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바이든 행정부에게는 고민스런 대목이다. 아울러 11월 중간선거 이전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책이다. 북한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난을 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대북 기조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의 도발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강경책으로 나아갈 수도 없고, 유화책으로 선회할 수도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최근의 일에 대해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방에 해결할 계책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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