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선거자금 수수 의혹으로
김용 체포 이후 민주당 당사 압수수색
반발하면서 이재명 중심으로 뭉쳐들어가
장기화될 경우 윤석열 정부 부담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검찰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하면서 수사의 칼끝이 이 대표로 향하고 있다. 지난 19일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에 민주당이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나서면서 민주당은 급속도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빼앗기면 정권 탈환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재명 구하기에 나섰다. 하지만 그 끝이 과연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본격적인 정치의 시간

지난 19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체포되면서 검찰과 민주당과의 관계는 급류에 휩싸인 모습이다. 같은 날 민주연구원이 있는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검찰이 나서면서 민주당 사람들이 총출동해서 검찰의 진입을 막았다. 8시간 대치 끝에 검찰이 물러가면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때부터 본격적인 정치의 시간이 도래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하면서 국회 국정감사 전면 보이콧 카드까지 고려했다. 다만 다음날인 20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감 전면 보이콧은 역풍이 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국감은 복귀하기로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에 대해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했다. 그렇게 규정한 이유는 김 부원장이 임명된 지 열흘도 되지 않았고, 민주연구원에 출근해서 업무를 본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3시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PC 등은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김 부원장의 개인 물품은 아예 없다는 것이다. 민주연구원이 민주당의 싱크탱크라는 점을 감안하면 민주연구원 PC를 압수한다는 것은 사실상 민주당의 주요 전략이 검찰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발을 한 것이다.

이는 친명계 뿐만 아니라 친문계에서도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심각함을 느끼고 있다. 친문계와 친명계는 순망치한이다. 즉 입술을 잃어버리면 이가 시리게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수사 선상에 오르고, 기소가 되고, 재판을 받게 된다면 그 다음으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차례가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즉, 이 대표가 무너지면 그 다음으로는 문 전 대통령이 되기 때문에 이 대표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친문계에서도 생겨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중심으로

이런 이유로 민주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인사들이 하나같이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이 대표가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21일 이 대표는 특검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특검을 공식 요구했다.

이 대표는 화천대유 일당이 자신을 “공산당 같은 XX”라고 욕을 했다면서 그런 사람들이 대선자금을 제공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즉, 자신을 원망하던 사람이 갑자기 돈을 왜 주겠냐는 것이다. 남욱 변호사의 “2년간 로비를 시도했는데 씨알도 안 먹히더라”는 과거 인터뷰를 거론하면서 “정권이 바뀌고 검사들이 바뀌니, 관련자들 말이 바뀐다. 진실을 찾아 죄를 주는 것이 아니라, 죄를 주기 위해 진실을 조작, 날조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가 특검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민주당이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이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경향 속에서 확실하게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윤석열 정부와 완전히 대척점을 두고 투쟁적인 모습을 보여서 민주당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민주당 인사들도 이제는 한배를 탔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2024년 총선에서 승리를 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이 대표가 대장동 특혜 의혹으로 인해 계속 정치적 공세에 사법적 공세를 받는다면 민주당이 휘청거릴 수도 있다. 이것을 하루라도 빨리 탈피하는 방법은 특검 이외에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검찰은 믿을 수 없기 때문에 특검을 통해 정면돌파하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저 이재명은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은 깨끗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민주당으로서는 모험이자 도박이다. 그리고 이 대표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공동운명체가 됐다.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서 2024년 총선까지 미우나 고우나 함께 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물론 검찰의 기소에 이 대표가 연루됐다는 명확한 증거가 담겨져 있거나 재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 이 대표와 결별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검찰이 아직까지 이 대표가 직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이 민주당으로서는 이 대표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이 대표와 함께 가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빠르게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그야말로 도박이자 모험인 셈이다. 여기에 이 대표가 강하게 특검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이 대표 중심으로 더욱 뭉치게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당분간 이 대표 중심으로 당이 굴러갈 것으로 보인다. 당이 사실상 비상상황이 되면서 모든 권한을 당 대표에게 일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민주당 인사들도 이 대표가 여기서 물러나게 되면 문 전 대통령도 함께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이 대표 보호하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반드시 이 전쟁에서 승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직 증거는 없다

만약에 이 대표가 연루됐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난다면 그때부터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2024년 총선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긴가민가’하면서도 이 대표에게 올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설훈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인터뷰를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설 의원이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재명 대표 저격수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당이 빠르게 이 대표 중심으로 재편이 되는 가운데 “당 대표에 출마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 대표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라 검찰의 수사를 받을 상황이 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라는 해석도 있다.

그만큼 민주당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상당하다. 이재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닫게 될 수밖에 없다는 두려움이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대표의 특검 제안이 현실화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이 특검 제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제 대장동 특혜 의혹이 아니라 ‘대선 선거자금 수수 의혹’으로 전선을 넓혀나가고 있다. 즉, 이 대표가 제안한 특검은 대장동 특검이지만 국민의힘은 ‘대선 선거자금 수수 의혹’을 최대한 지피고 있다.

대장동 특혜 의혹은 단순히 이 대표 개인의 비리 혐의이지만 대선 선거자금 수수의혹은 ‘선거법’과 관련돼 있다. 따라서 이 대표에게 보다 더 큰 혐의를 뒤집어씌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특검을 하게 된다면 특검법 만드는데 시간을 다 소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여론을 최대한 불 지피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여론과 시간은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장동 특혜 의혹이 군불을 지핀데 이에 이제는 대선 선거자금 수수의혹이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검을 거부하고, 검찰의 수사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내부 이탈자는

문제는 민주당 내에서 과연 이탈자가 생겨나지 않고 이 대표 중심으로 계속 똘똘 뭉치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망은 부정적이다. 해당 이슈가 장기화되면 장기화될수록 피로도가 쌓이고 그에 따라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선도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이 대표 입장에서는 짧고 굵게 그리고 빠르게 이슈 전환이 돼야 한다.

또한 검찰의 수사도 난관에 봉착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대표를 구하고, 민주당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자면 이 대표 입장에서는 이 문제가 하루라도 빨리 털어져야 한다.

문제는 검찰에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 수사를 할 것인 지이다. 김용 부원장까지 체포를 했지만 이 대표가 연루됐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 물론 화천대유 사람들이나 혹은 김 부원장이 이 대표가 연루됐다는 진술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아직까지 그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다만 검찰이 이 수사를 길게 끌고 갈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이미 잠자는 야당의 코털을 뽑은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간 수사를 할 경우 그에 따라 야당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장기간 수사를 하게 된다면 특검 여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만약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다면 검찰로서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검찰로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이 대표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면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해서 수사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래권력을 잘못 건드리면 검찰 전체조직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검찰의 기능을 약화시키자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고,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차기 대통령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나올 경우 검찰로서는 마냥 수사를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검찰 안팎에서도 답답하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한다. 이 대표가 연루됐다는 직접 증거를 찾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압박이 민주당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빨리 마무리하지 못하면 김 여사에 대한 수사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든 검찰의 부담은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현재 윤석열 정부 초기이기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칼날을 겨눌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게 되면 수사의 동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때부터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가 아닌 윤 대통령으로 향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 불똥이 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로서는 조금만 삐끗한다면 검찰의 운명도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윤석열 대통령이나 국민의힘도 피가 마르기는 마찬가지다. 미래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가 본격화됐다고 하지만 어떤 식의 결론이 내려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이 대표가 연루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수사 종결을 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민주당 당사 압수수색이라는 강수를 뒀기 때문에 이제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모양새다. 어떤 식으로든 이 대표와 연루됐다는 것을 밝혀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는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협치가 사실상 깨졌다고 판단하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윤석열 정부의 선전포고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보다 강력한 대정부 투쟁으로 불똥이 옮겨 붙고 있다.

여기에 시민사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대규모 집회를 하는 등 퇴진 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이 가세를 한다면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으로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 핵심은 이 대표 연루 증거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장동 특혜 의혹이나 대선 자금 수수의혹에 대한 수사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적 여론 역시 두고 봐야 할 문제다. 현재로서는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은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수사가 장기화될 경우 피로도가 쌓이게 되면서 오히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뜨거워질 수도 있다. 이것을 미리 방지하지 못한다면 여론은 들불처럼 번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현재의 상황과 미래의 상황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