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신장식·주진우 등 TBS 하차 잇달아
서울시서 예산 받지 못하자 결국 고육지책
다음 타켓으로 MBC? 불안에 떨고 있어
결국 방송법 개정으로 민영화 시도할 수도

라디오 진행자 김어준 씨와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 [사진제공=뉴시스]<br>
라디오 진행자 김어준 씨와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 [사진제공=뉴시스]

여권으로부터 편파진행자라는 공세를 받아온 김어준씨와 신장식 변호사, 주진우 전 기자가 결국 TBS를 떠나기로 했다. 서울시가 결국 TBS 예산 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이들 세 사람은 TBS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다음에는 MBC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 세 사람과 더불어 윤석열 정부에 맞서서 좌편향 보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MBC이면서 내년도 사장 교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어준씨와 신장식 변호사, 주진우 전 기자가 TBS 라디오에서 하차하기로 했다. 이들은 연말까지 방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 12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에서 연말까지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6년 동안 뉴스공장을 진행하면서 청취율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정치편향성이라는 비판도 줄곧 받아왔다. 이로 인해 서울시장이 교체되면 1순위로 하차될 인물로 꼽혔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불미스런 일로 중도하차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보선으로 서울시장에 입성한데 이어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가 대폭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로 교체되면서 그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서울시의회는 올해보다 88억원 삭감한 232억원으로 서울시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TBS는 내년에 방송 제작이 불가능하게 됐다. 아울러 2024년부터 TBS는 예산의 70%를 차지하는 출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현재 TBS는 사장이 물러난 상태이고, 재난방송, eFM 방송제작 운영,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 필수 공익 프로그램만이라도 운영할 수 있게 50억원을 증액해달라고 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이들이 하차를 하게 된 이유는 제작비 문제 때문이다. 서울시에서 예산을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된 만큼 광고 수주를 해서라도 먹고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하소연을 했지만 서울시에서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결국 이들이 하차를 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이들이 하차를 한다고 해서 후속 진행자를 뽑고, 그에 따라 라디오가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시장이 직접적으로 진행자를 지목해서 나가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면서 이들이 하차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 코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이강택 대표가 중도 사퇴를 하면서 오필훈 이사가 대표이사가 직무대행으로 선임됐다. 즉, TBS 사장을 선출해야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결국 오 시장 입맛에 맞는 코드 인사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게 되면 TBS는 서울시 홍보방송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TBS의 변화

문제는 이들 세 사람의 하차와 TBS의 변화만으로 끝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는 것이다. 바로 MBC다. 윤석열 정부에게 MBC는 눈엣 가시 같은 존재이다. ‘바이든-날리면’ 보도 논란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이후 MBC 기자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언성을 높이면서 도어스테핑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MBC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MBC 광고 중단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MBC를 성토했다. 게다가 MBC 민영화를 외치고 있다. 이는 결국 박성제 사장의 연임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내년 2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그 이후 새로운 사장을 선출해야 하는데 박 사장은 현재 연임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만약 박 사장이 연임을 한다면 윤석열 정부로서는 눈엣가시가 연장되는 셈이다.

박 사장은 지난 1일 창사 기념식에서 연임 의사를 표명했다. 박 사장은 “우리는 그동안 겪었던 미디어 환경의 물살과는 다른, 또 하나의 거센 파도와 마주하고 있다”며 “이 파도는 오직 국민만을 주인으로 섬기는 우리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에 대한 우리의 사명을 흔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이야기한 것이다.

박 사장은 “굳건한 방파제가 되어 맨 앞에서 파도와 맞설 것”이라며 “합리적인 비판은 수용하되 부당한 간섭과 외풍은 철저히 막아내겠다”고 이야기했다. 사실상 연임 의사를 밝힌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입장에서 박 사장의 연임은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박 사장 연임을 저지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위원장 박대출)는 지난 2일 성명에서 “박 사장은 연임이 아니라 수사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MBC 박성제 사장 [사진제공=뉴시스]<br>
MBC 박성제 사장 [사진제공=뉴시스]

박성제 쫓아내기?

사실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 입장에서 박 사장을 내쫓고 싶어도 현 상황에서 내쫓을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MBC의 대주주가 방송문화진흥위원회이기 때문이고, 방문진은 이미 한차례 박 사장에 대해 재신임을 했다. 이런 이유로 내년 2월 박 사장의 연임을 추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실적으로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이 박 사장의 연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검찰의 기소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횡령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TF는 “MBC가 여의도 사옥을 매각한 금액이 6000억대다. 이 천문학적인 금액이 어디로 갔는지 국민들은 궁금하다. 철저한 수사와 관련자들의 엄벌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결국 MBC를 민영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TBS는 서울시 예산을 삭감함으로써 정리를 했다면 MBC는 민영화를 시키겠다는 것이다. 다만 민영화를 하기 위해서는 방송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니다.

더욱이 MBC 광고 불매운동을 언급했지만 MBC가 보도 전문 채널이 아니라 드라마, 예능 등의 종합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 불매운동이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MBC를 TBS처럼 길들이기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박 사장 연임 문제로 인해 정치적인 공방만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언론단체들과 더불어 국제사회에서도 MBC의 미래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따라서 TBS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앞으로 MBC의 운명이 어떤 식으로 바뀔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MBC가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그런 방송이 되게 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정세력의 입맛에 맞는 그런 방송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송법 개정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2024년 총선의 최대 화두가 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보다 공정한 방송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을 선택해야 하느냐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해야 하느냐를 유권자들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은 여론전이다. 여야 모두 상대방의 방송법 개정 시도가 불공정하고 자신은 공정하게 방송법을 개정한다는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MBC 처분을 두고 여야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때 여론이 어느 손을 들어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다만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인 점을 감안하면 2024년 총선 때 방송법 개정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지레짐작을 할 수는 있다.

TBS·MBC 그 다음 타깃은

TBS에 이어 MBC도 타깃이 되면서 언론계에서는 다음 타깃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권과 맞지 않는 보도를 할 경우 한순간에 TBS나 MBC처럼 날아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언론계에 엄습해 오고 있다. 기자들도, 언론계 임원진들도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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