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말 3초는 합의됐지만 전대 룰은 여전
당원 100% 투표를 두고 친윤-비윤 달라
주판알 튕기면서 계파 간의 이해득실 따져
핵심은 2024년 총선 누가 치르느냐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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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시기가 거의 윤곽이 잡혔다. 내년 2월말이나 3월초에 하는 것으로 당권주자들끼리 공감대를 형성했다. 더 이상 늦출 경우 정진석 비대위원회의 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전대 룰을 놓고서 아직도 당권주자들끼리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진석 비대위는 100% 당원 투표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당권 주자들 중 일부는 여전히 여론조사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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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사진제공=뉴시스]

2말 3초로 가닥

국민의힘이 그동안 전당대회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었다. 정진석 비대위원회가 당무감사까지 실시하기로 하면서 빠르면 내년 5월이나 돼야 전당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2024년 총선을 염두에 둔다면 내년 5월 이후 전당대회가 열릴 시 새로운 지도부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가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내년 5월보다 빠른 시기에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게다가 최근 들어 주호영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에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친윤계가 생각하면서 친윤계 입장에서는 보다 빠른 시기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당 지도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비윤계 역시 시기를 앞당긴다고 해도 큰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권주자 모두 2말 3초에 전당대회를 여는 것에 대해 큰 상관을 하지 않으면서 이때를 전당대회 시기로 고려하고 있다. 더욱이 정기국회가 종료되고, 현재 임시국회 기간이지만 임시국회도 이번 달 안으로 끝날 것이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도 내년 1월 초에는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2말 3초에 대한 반발을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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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전대 룰 어떻게

따라서 남은 것은 전대 룰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15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우리당의 정당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 당의 진로는 당원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당원 100% 투표를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기 당권주자들의 전당대회 룰 관련 신경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 위원장이 당원 100% 투표에 힘을 실으면서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대 룰이 결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들어 MZ세대·수도권 중심의 당원들이 많이 가입돼 있다고 하지만 책임당원 절반 이상은 영남권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영남권 중심으로 의원들이 당원 100% 투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것은 당원들의 불만도 작용한다. 점차 수도권·MZ세대 당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고령층·영남 당원들의 목소리가 작아지고 있다. 그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영남 출신 의원들이 지역을 돌면 지역 당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당 대표를 왜 선출하냐는 불만이다. 특히 국민여론조사 1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당원 수백명에서 수천명이 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불만도 상당히 높다. 더욱이 책임당원이 100만 시대이기 때문에 책임당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국민여론조사의 1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원 100% 투표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선 후보 등은 민심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국민여론조사가 필요하지만 당 대표를 선출하는데 굳이 국민여론조사가 필요하냐는 회의감이 든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당원 100% 투표에 대해 힘이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온전하게 당원들로만 당 대표를 선출하자는 목소리다.

또 다른 이유는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이다. 여론조사라는 것이 조사 시기, 방법, 질문 문항 등에 따라 널뛰기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계속해서 여론조사로 당 대표를 선출한 사례가 없다면서 여론조사가 불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선출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원 투표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높게 나타났지만 국민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에게 뒤처지면서 패배의 쓴맛을 맛봐야 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는 최종 합산 43.82%의 득표율로 당대표 자리에 올랐다. 경쟁자였던 나경원 후보는 37.14%, 주호영 후보는 14.02%를 기록했다. 당시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이 전 대표가 58.76%를 기록해 나 후보의 28.27%를 크게 앞섰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당원 투표에서 37.41%를 기록해 나 후보의 40.93%에게 3%p 뒤쳐졌다.

이 전 대표가 0선임에도 불구하고 당 대표가 됐다는 점에서 친윤계로서는 다시는 이런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민심을 바탕으로 당 대표가 되면서 오히려 자기 정치를 이 전 대표가 하게 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누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에는 40%로 올랐지만 다른 역대 대통령에 비하면 여전히 최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즉, 민심의 이반이 심하기 때문에 친윤계로서는 국민여론조사를 할 경우 역선택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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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전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유승민 견제하라

또 다른 이유는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친윤계의 견제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차기 당 대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일반국민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현상이고,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유 전 의원이 다른 당권주자에 비하면 다소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된다면 유 전 의원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견제로 당원 100% 투표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를 친윤계에서는 앞서 언급한 역선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민주당 지지층이 국민의힘에게 무기력한 당 대표를 만들기 위해 유 전 의원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당원 100% 투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책임당원 100만명 중 상당수가 이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후 가입한 사람들이다. 당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 전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 당시 28만명 수준이었지만 최근 80만명으로 늘어났고, 내년 3월에는 1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MZ세대 책임당원이 늘어났다. 이들의 비율은 17%였고, 40대까지 합치면 30%를 웃돈다. 과거와 다른 전당대회 양상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더욱이 이들 책임당원 상당수가 이 전 대표의 독려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당원 100% 투표를 한다고 해서 친윤계가 무작정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이 전 대표는 대표직 상실할 때에도 “당원가입 하기 좋은 날”이라면서 젊은 층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

이들은 친윤계가 이 전 대표를 당 대표에서 쫓아낸 것에 대한 불만을 쌓아가면서 전당대회만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표심이 전당대회 최대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표가 다음 전당대회에 출마를 할 수 없지만 킹메이커 역할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젊은 책임당원 상당수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이 전 대표가 어떤 후보를 지지하건 간에 친윤계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따라서 친윤계는 해볼만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유 전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탄핵의 강을 아직 건너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것을 젊은 책임당원들이 어떤 식으로 생각할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사진제공=뉴시스]<br>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수도권 민심은

또 다른 변수는 수도권 의원들의 생각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를 당 대표로 선출한 것은 ‘이준석’이기 때문에 뽑은 것이 아니라 ‘이준석 현상’ 때문에 당 대표에 앉힌 것이다. 그것은 보수혁신으로 대변된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이 되면서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그러면서 보수 혁신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그런 보수혁신의 깃발을 올린 사람이 바로 이 전 대표이다.

그런데 이 전 대표가 당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도로 자유한국당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유한국당 이미지를 갖고 있는 당권주자들이 나오게 된다면 2024년 총선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있기 때문에 당원 100% 투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심과 괴리된 당 대표를 선출할 경우 오히려 2024년 총선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당 대표가 선대위원장으로 뛰지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외부의 명망 있는 인사를 영입하기 때문에 실제로 2024년 총선에서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총선 공천까지라면서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도로 자유한국당 이미지의 사람이 당 대표가 된다면 그에 따른 민심의 거부감이 발생하면서 총선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 더욱이 2024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 심판론의 바람이 불 수 밖에 없는데 친윤계 인사가 당 대표가 된다면 그 바람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영남권이야 국민의힘 깃발만 내세우면 당선되지만 수도권은 다르다. 수도권은 바람인데 보수 혁신의 바람을 불어야 하는데 윤석열 바람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만약 당원 100% 투표를 한다고 해도 민심과 당심을 일치시키는 그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이 비호감인데도 불구하고 당심에서 호감도가 있다는 이유로 당 대표가 될 경우 그에 따른 역풍은 상당히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심과 민심을 일치시키는 그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역선택을 우려해서 일반국민여론조사를 배제한다면 당심과 민심이 괴리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는 기법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보다 공정한 여론조사 기법을 마련하는 그런 제도적 장치만 마련해도 된다는 목소리가 있다. 즉, 역선택 방지 조항 등을 수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반발로 인해 전당대회 룰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친윤계는 당원 100%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비윤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결국 연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미 초재선 의원들이 당원 100% 투표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담은 제안을 비대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비윤계 역시 당원 100% 투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연대의 모습이 결국 나중에는 후보 단일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유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친윤계와 비윤계의 합종연횡이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핵심은 2024년 총선 승리를 이끌 지도부가 어떤 지도부여야 하느냐이다. 이를 두고 영남권과 수도권의 생각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좁히는 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 신규 당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친윤계도 안심할 수 없고, 비윤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전당대회는 그 어느 전당대회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여론전 역시 치열하다. 친윤계와 비윤계 모두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주장이 가장 맞는 주장이라고 주장하면서 과연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결국 전국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후보들 끼리 룰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위원회에서 의견을 수렴해서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후보들끼리도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친윤과 비윤 모두 여론몰이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당원 100% 투표 때문에 분당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너무 나간 시나리오라는 말이 나온다. 친윤계와 비윤계가 전대 룰을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지만 당원 100% 투표에 대해 친윤계 내부에서도 반발이 있기 때문에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다만 그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2024년 총선을 누가 이끌 것인지를 두고 투표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원들이 어떤 식의 결론을 내릴 것인지에 따라 당락의 향배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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