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발주 중단 원인은 CJ제일제당의 과도한 공급가 인상”
CJ제일제당 “올해 가격 인상은 모든 유통 채널에 동일 적용”

매대에 진열된 햇반 [사진제공=뉴시스]
매대에 진열된 햇반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식품 대기업 CJ제일제당이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국내 물가 오름세보다 높게 제품가격을 인상하며 업계 물가상승을 유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사측은 업계와 비교해 봤을 때 제품 인상률이 대동소이하다는 입장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들어 수 차례 가격 인상에 나섰던 CJ제일제당이 최근 쿠팡에 공급하던 일부 식품의 가격을 크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세계일보>는 CJ제일제당이 설탕·밀가루 등 밥상 물가 주도 품목들에 대해 국내 물가 오름세보다 최고 4배 이상 높은 증가율로 공급가를 책정해 쿠팡에 물건을 납품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상품군은 비비고 만두, 스팸, 해찬들 고추장, 백설 설탕, 포도씨유, 백설 밀가루 등 6개다.

특히 스팸의 경우 공급가 인상률이 69%로, 이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육류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인 16%의 4배 수준이다. 냉동식품이 10% 오른 가운데 비비고 김치 왕교자의 쿠팡 공급가는 38% 올랐다. 백설 설탕, 포도씨유, 고추장, 밀가루 등 공급가도 물가상승률에 비해 2~3배 이상 대폭 올랐다.

CJ제일제당이 이처럼 쿠팡 공급가를 인상한 것은 지난달 부터 양측의 공급가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쿠팡 측은 CJ제일제당이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사측에 대폭 인상한 가격을 받아들일 것을 압박했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빚어왔다.

현재 양측이 공급가 협상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은 CJ제일제당에 대한 발주를 중단한 상태다.

이밖에도 CJ제일제당이 업계 1위 기업인 만큼 물가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가격을 올리면 후발 주자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동참해 물가상승을 선도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CJ제일제당이 지난 4월 밀가루 가격을 인상하자 경쟁사인 대한제분도 5월 초에 가격 인상에 나섰으며, 지난 3월 햇반 가격이 오르자 오뚜기밥 가격도 올랐다. CJ제일제당이 3월과 9월 두 차례 고추장 가격을 올리자 그 직후인 6월과 10월에는 대상과 샘표가 자사 제품 가격을 각각 인상했다. 

한편 이번 공급가 인상 논란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은 쿠팡을 포함한 모든 유통사에 공급가를 올렸으며, 원부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적정선에서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가격 인상의 경우 모든 유통 채널에 동일하게 적용됐다. 아울러 특정 제품의 가격 인상을 해당 제품군 전체 평균과 비교하는 행위는 통계에 왜곡이 있을 수 있다”며 “자사 물가 인상 폭의 경우 업계 전반적인 수준과 대동소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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