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참 정밀조사 결과 사실...軍 방공시스템 불신↑
“尹, 연일 말폭탄…정권 무능 감추려 안보 희생”
“尹, 말의 무게 감당해야…과격 발언 삼가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2023 시민사회단체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2023 시민사회단체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최근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접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우리 군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진입하지 않았다’며 강력 부인했지만, 뒤늦게 진입 사실을 인정했다.

5일 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했던 무인기 5대 중 1대가 서울 용산의 비행금지구역(P-73)에 진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P-73은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청사 인근 3.7㎞ 구역으로, 용산구와 서초·동작·중구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의 정밀조사 결과 북한의 무인기 1대가 P-73 북쪽 상공을 스치듯 지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은 이 같은 내용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북한 무인기 남하 당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합참에서 보고한 비행궤적을 보니 은평, 종로, 동대문, 광진, 남산 일대까지 온 것 같다. 용산으로부터 반경 3.7㎞가 비행금지구역이다. 그 안을 통과했을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당시 김 의원의 주장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이야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북한 무인기가 P-73을 통과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우리 군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더불어 군 방공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북한 무인기가 용산 비행금지구역까지 침투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며 군 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모름지기 군통수권자라면 유례없는 안보 참사에 대해 대국민사과하고 책임자의 무능과 기망을 문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군 당국은 그간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 침투 가능성을 극구 부인해왔다”며 “심지어 민주당의 합리적 문제제기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이적 행위’ 운운했다”고 적었다.

이어 “정밀분석 전까지 P-73이 뚫린 지도 몰랐던 무능한 군 당국의 작전실패와 허위보고야말로 최악의 이적행위”라며 “전쟁 중이었다면 최고수준의 형벌이 내려졌을 사안이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실기가 발생했을 때 최종책임자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빠르고 정확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며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민들께서는 도대체 군통수권자가 무엇을 하고 있냐고 질타한다. 언론에 비춰지는 대통령께서는 연일 말폭탄 던지기만 바쁜 듯 보인다”며 “평화를 지키겠다면서 전쟁위험을 높이는 우를 범해서야 되겠냐. 정권의 무능과 불안을 감추기 위해 안보를 희생하는 최악의 정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문 국방위원회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도 했다. 또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에 대한 엄중 문책도 촉구했다.

한편, 합참은 이날 오후부터 합동방공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은 지난달 합참의장 주관으로 실시했던 합동방공훈련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무인기 침투를 가정한 상황에서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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