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업무협약 배경·의미까지 전달
문장, 팩트체크에선 부족한 부분 보여

DL이앤씨는 6일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와 체결한 업무협약(MOU)과 관련해 기존 보도자료와 챗GPT로 작성한 보도자료를 함께 선보였다. DL이앤씨가 입력한 질문과 챗GPT가 만든 결과물 내용 일부. [이미지제공=DL이앤씨]
DL이앤씨는 6일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와 체결한 업무협약(MOU)과 관련해 기존 보도자료와 챗GPT로 작성한 보도자료를 함께 선보였다. DL이앤씨가 입력한 질문과 챗GPT가 만든 결과물 내용 일부. [이미지제공=DL이앤씨]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한 건설사가 보도자료 작성에 챗GPT를 활용한 뒤, 그 결과물을 기존에 작성한 보도자료와 함께 공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챗GPT는 단 10여초 만에 6문단으로 구성된 보도자료를 내놓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6일 DL이앤씨는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와 체결한 업무협약(MOU)과 관련해 기존 보도자료와 챗GPT로 작성한 보도자료를 함께 선보였다. DL이앤씨는 지난달 27일 서울시 종로구 돈의문 디타워에서 KILGS와 ‘원자력 산업 및 에너지 정책 분야 전문 인력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DL이앤씨 언론홍보팀은 챗GPT에 업무협약 일시, 장소, 참석자, 협약내용 등을 밝히고 ‘이와 관련한 언론 보도자료를 6개 문단으로 써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챗GPT는 첫 문단에 해당 업무협약이 체결된 사실을 명시하고 두 번째 문단에는 업무협약 내용과 함께 “이를 통해 양측은 원자력 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원자력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DL이앤씨가 챗GPT에 입력하지 않은 대목이다.

또, 챗GPT는 DL이앤씨와 KILGS에 대해 대략적으로 소개하며 “이번 협약을 통해 DL이앤씨는 더욱 높은 수준의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원자력 산업 및 에너지 정책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계획입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 문단에서는 “이번 협약은 국내 원자력 산업 및 에너지 정책 분야에 대한 높은 수요와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체결되었으며, 양사는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계획입니다”라고 업무협약의 배경과 의미를 전달했다.

다만 챗GPT는 DL이앤씨에서 업무협약 참석자 중 2명의 이름과 직책을 입력했으나 이는 보도자료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날 업무협약에는 DL이앤씨 유재호 플랜트사업본부장과 KINGS 유기풍 총장 등이 참석했다.

기존 보도자료와 비교해 보면, DL이앤씨와 KINGS에 대한 소개도 차이가 있었다. 챗GPT는 “DL이앤씨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및 관리 등 다양한 원자력 분야에서 전문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최근에는 친환경 신사업 분야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KINGS는 원자력 및 에너지 정책 분야에서 국제적인 교육 및 연구를 수행하는 대학원으로, 국내 최초이자 최고 수준의 원자력 대학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DL이앤씨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서 설계 등을 담당한 건설사이나 관리까지 담당하진 않는다. 종합건설사를 다양한 원자력 분야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기업처럼 소개한 부분은 수정이 필요한 대목으로 보인다.

기존 보도자료는 “DL이앤씨는 1996년부터 국내 원자력 사업에 뛰어들어 한빛,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주설비공사 및 총 6호기의 증기발생기 교체공사를 수행하는 등 꾸준히 원전 관련 사업에 참여해 왔다. KINGS는 총 118명의 학생이 원자력산업학과에 에너지정책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고 구체적 사실을 들어 양측을 소개했다.

DL이앤씨 언론홍보팀 관계자는 “예상보다 결과가 좋아서 놀랐다. 입력 후 10~15초면 결과가 나온다”라며 “요구를 디테일하게 할수록 내용이 심화돼 다양한 분야에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해보지 않은 시도를 해볼 필요를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문장이나 팩트체크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아무래도 영문과 비교해 한글은 아직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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