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우주정복’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우주정복’ 홈페이지]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지난 2018년 넥슨을 시작으로 게임업계 주요 기업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되는 가운데, 엔씨소프트 직원들도 노조를 출범시키며 이 대열에 합류했다. ‘상후하박(윗사람에게 후하고 아랫사람에게 박함)’의 조직문화 속에서는 회사의 진정한 변화와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우주정복(우리가 주도적으로 정의하는 행복한 회사)’은 10일 공식적인 출범 소식을 알렸다.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노조 등이 소속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를 상급단체로 선택했다. 

이날 노조는 ‘노동조합 혈맹원을 모집합니다’라는 제목의 설립 선언문을 통해 출범 배경을 밝혔다. 도전정신, 열정, 진정성 등 3가지 핵심 가치가 훼손됐으며, 그것이 회계위기 이면에 숨은 진짜 위기라고 지목했다. 

선언문에서 ‘우주정복’은 임원들과 직원들 간 처우 격차를 지적하며 투명한 평가와 보상체계, 고용안정, 합리적 의사결정 및 수평적 조직문화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사우들의 도전 끝엔 권고사직과 대기발령이라는 슬픈 엔딩이 존재하며, 우리는 엔씨소프트에 고용된 직원이지만 TO 하나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다”며 “반면 불투명한 평가는 임원들의 끝없는 임기를 보장하며 진정한 변화와 성장을 어렵게 만든다”고 밝혔다. 

또한 “사우들의 헌신은 론칭과 업데이트를 볼모로 불법적인 연장근로에 동원되며 임원 승진과 보수를 위한 ‘아인하사드(게임 내 유료 버프)’로 소모되고 말았다”며 “빛나는 열정은 이 선언문에 담기도 부끄러운 수준의 상명하복 조직문화와 사내정치 안에서 시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2021년 낮은 자세로 사우들의 걱정과 제안을 듣겠다던 무거운 책임감은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으며, 폐쇄적 평가 및 보상제도는 영원한 영업비밀이 됐고 ‘상후하박’의 원칙은 임금 격차 1등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가져다줬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낮은 곳에서 함께 엔씨를 성찰해주시고, 변화할 엔씨를 향해 숨죽였던 목소리를 모아달라”며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었던 것들, 고쳐지지 않는 것들을 우리가 주인이 돼 정상적인 모습으로 복구하자”며 직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노동조합 설립은 노동관계법령에서 보장하는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로, 직원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할 사항이다”라며 “회사는 관련 법규와 절차를 충실하게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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