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게임사 닌텐도의 상징, 마리오 스크린 데뷔
‘토관’, ‘카트’ 등 원작 팬이 즐길 만한 요소 풍부해
마리오에 관한 추억 없는 관객은 소외감 느낄 수도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스틸컷.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스틸컷.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투데이신문 이주영 기자】악당 쿠파에게 납치된 피치 공주를 구하러 모험을 떠나는 배관공 마리오. 38주년을 맞은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모든 콘텐츠는 이 한 줄의 시놉시스에서 시작한다.

지난 38년간 착실히 확장된 세계관에는 그에 걸맞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추가됐다. 피치 공주의 믿음직한 동료이자 버섯 왕국 주민 키노피오, 마리오의 형제 루이지, 또 다른 동료 동킹콩과 쿠파가 거느리는 각종 몬스터는 오랜 세월 마리오 시리즈를 빛내준 훌륭한 조연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이번에는 시네마 세계에서 뭉쳤다. 여전히 한 줄의 시놉시스에서 시작하지만, 더욱 웅장해진 스케일이 마법같이 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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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포스터.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마리오가 뉴욕에서 버섯 왕국으로 날아갈 때, 그가 키노피오와 함께 피치 성으로 올라갈 때 사용하는 ‘토관’은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상징적 이동 수단이다. 수많은 게임에서 워프 수단으로써 문이나 순간 이동 표식과 같은 다양한 장치가 사용됐지만, 배관공 마리오의 정체성을 나타내면서도 ‘빨려 들어간다’는 고유의 긴장감으로 플레이어를 즐겁게 해주는 장치는 없었다. 이러한 특성은 영화에도 잘 나타나서 캐릭터가 이동할 때 외에도 악당을 물리치거나, 폐쇄적인 마리오 세계관을 현실 공간인 뉴욕으로 넓힐 때도 활용된다.

‘카트’의 등장은 영화 제작진이 단단히 벼른 비장의 무기다. 오랜 기간 사랑받은 마리오 카트 시리즈의 최신작 ‘마리오 카트 8 디럭스’가 꾀한 새로운 요소를 모두 영화에 적용했다. 슈퍼 마리오 시리즈에서 기인한 풍부한 맵 테마, 드라이버와 차체, 타이어, 글라이더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폭넓은 선택권, 반중력 기믹으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아찔한 주행 화면이 거대한 스크린에 그대로 재현됐다. 은막 위에 펼쳐진 무지개 로드에서의 카체이싱은 화끈한 전개에 한몫을 더한다.

그 외에도 쿠파의 꼬리를 잡고 빙글빙글 돌려 날리는 방식 등 마리오 팬들이라면 쉽게 알아챌 깨알 같은 장면들이 많다. 하나하나 꼼꼼히 음미하다 보면 어릴 때부터 닌텐도 게임을 즐겼던 기억이 떠오르며 고대하던 선물을 한 아름 받는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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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스틸컷.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다만 슈퍼 마리오 시리즈에 추억이 없는 관객들은 클리셰에 충실한 뻔한 영화라는 인상을 가질 수 있다. 원작 팬의 이해도를 기본값으로 정해 여러 설정에 대한 세세한 설명은 지나친다는 점, 여러 게임에서 가져온 스토리를 여기저기 기워 넣느라 영화가 차별화되지 못했다는 점, 원작 팬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반작용으로 다른 관객을 소외시킨다는 점은 지적할 만하다.

앞으로 닌텐도가 보유한 콘텐츠 IP 중 마리오 시리즈뿐만 아니라 젤다, 커비 시리즈와 같은 게임이 차례로 영화화된다면, 가히 마블과 DC를 능가하는 거대한 메타버스 세계관을 꾸릴 수 있으리란 기대도 가능하다. 그때가 되면 더 이상 원작 게임의 팬덤만이 아닌 닌텐도 유니버스 자체에 열광하는 팬덤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4월 26일 개봉. 쿠키 영상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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