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IFRS17 효과 표면적 호실적 전망...연봉 인상은 자제할 듯
고액연봉 성과급 지적에도...업계, 당면한 과제 많아 고심 클 가능성
시민사회계도 위기 대응 마련에 여력 쏟아부어야 할 때 당부 내놔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지난해 보험사 임원 가운데 5명이 20억원 넘는 보수를 받는 등 고연봉·고성과급 바람이 분 가운데, 이 같은 상황이 가능했던 업계 배경과 향후 과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은 지난해 29억4300만원을 받아 퇴직소득을 제외한 보험사 임원 연봉 중 가장 많은 보수를 기록했다. 

이어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이 24억여원을 기록했다. 같은 회사의 김종민 부사장이 23억2000여만원, 이범진 부사장도 22억5000여만원을 받으면서 고액 연봉 대열에 나란히 등장했다.

코리안리 원종규 사장도 20억3200만원을 받았고, 삼성화재 홍원학 대표이사는 17억6400만원, 삼성생명 전영묵 대표이사는 15억96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아울러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는 11억6000만원,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10억9800만원,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7억42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연봉을 살펴보면 급여보다 상여가 큰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사장은 상여금만 20억6000만원에 달한다. 정 회장도 상여금이 20억3800만원으로 전체 보수액의 절대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에는 특히 손보업계가 실적을 주도했다. 손보 상품들의 손해율이 줄어든 점이 역대급 실적을 빚었다. 다만 올해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질지 장담하는 건 어렵다. 이에 따라 CEO 고연봉 이후의 대응책에 더 시선이 쏠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외형적으로 성적이 좋은 현상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표면적인 이유인 것을 업계에서도 알고 있기 때문에 CEO 연봉 산정 등에 감안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조정 가능성을 예상했다.

보험업계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고연봉 효과를 봤다. [사진출처=뉴시스]
보험업계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고연봉 효과를 봤다. [사진출처=뉴시스]

회사마다 수익구조 확보에 열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마주하고 있는 현안은 조금씩 다르나, 기본틀은 어느 정도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높은 성과급이 주어졌다. 메리츠화재 지난해 순이익은 2021년과 비교해 30.9%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화재는 올해부터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로 활동하게 된다.

지난해 11월 메리츠금융그룹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체결했으며, 올 2월 메리츠화재는 주식 교환 절차를 마치면서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11월 컨퍼런스콜에서 김 부회장은 “메리츠화재에서 배당금을 받아 증권에 유상증자로 자금을 옮겨 투자까지 진행하는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넘게 시간 지연이 존재했다”며 “최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이러한 비효율을 줄이고자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의 경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에도 장기보험 위주의 영업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해상은 기존(IFRS4) 체제에서 5609억원의 별도 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IFRS17 체제를 적용 효과로 해당 순익은 110.7% 증가한 1조1820억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현대해상은 IFRS17 제도에 걸맞게 보험계약마진(CSM) 확대를 주된 마케팅 전략으로 세울 방침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고(높은)CSM 상품으로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실손보험 중심으로 손해율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자보험, 어린이보험 등 기존 현대해상이 강점을 갖고 있는 영역을 기반으로 새로운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생명은 오는 23일 예정된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콜옵션이 관건이다. 콜옵션 행사와 관련, 한화생명 측은 “지난해 현금성자산이 크게 늘어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콜옵션 행사로 대규모 자본이 감소함에 따라 한화생명의 향후 재무건전성 과제가 부각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한화생명 관계자는 “킥스 도입 후 당국에서 업계에 유예 신청을 받았는데, 우리 회사는 유예 신청을 하지 않을 정도로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 사령탑들이 달콤한 성과급을 뒤로 하고, 바뀐 제도와 환경에 발맞춰 회사별로 그 어느 해보다 바쁜 한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되는 때다. 시민사회계에서도 회사별 현안과 경제 전반에 대한 대처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한다. 서민금융연구원 조성목 이사장은 보험권 고성과급 이슈와 관련해 기본적으로는 업계의 양심에 맡겨야 할 문제라면서도 “(경제 상황이) 위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대응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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