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설계 참여한 고토 마사시
‘국회 오염수 방류 저지 토론회’서 강연
“환경·인체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몰라”
양이원영, “일본 전문가 통한 대안 마련”

고토 마사시(74) 일본 원자력시민위원회 위원이 21일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방류)저지공동행동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고토 마사시(74) 일본 원자력시민위원회 위원이 21일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방류)저지공동행동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 참여한 고토 마사시(74) 일본 원자력 시민위원회 위원은 “제대로 된 검증 없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일단 방류부터 하고보자는 일본 정부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히로시마대학교 공과대학 박사인 그는 21일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방류)저지공동행동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물로 희석해 방류하면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오염수가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객관적으로 검증된 바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국회 제5간담회실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고토 박사는 “안전성을 증명하는데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가 분리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분리되는지 증명이 되는지 지금도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기준치 이하로 농도를 희석해 방출하면 괜찮다고 하지만, 희석하면 희석한 만큼 양이 늘어나는 문제도 있다”면서 “현재 이 많은 방사능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확실히 알 수 없고, 일단 방출된 것은 원래대로 돌릴 수 없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 간사인 양이원영 의원이 21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막을 해법은 없는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 간사인 양이원영 의원이 21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막을 해법은 없는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원전 만든 책임감 때문에 위험성 알리려 해”

고토 박사는 지난 1989년 도시바에 입사해 원자력발전소 격납용기 설계분야를 담당했다. 특히, 사고 발생 시 격납용기의 강도 평가 연구 등을 중점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는 자신이 퇴사한 지 2년 뒤인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하자 원전을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을 느껴 지금까지 원전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고토 박사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대규모 탱크를 이용한 오염수 보존이나 모르타르와 섞어 시멘트처럼 고체화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간 보관하면 방사선량이 줄어든다. 이를 활용해 대형 탱크를 만든 뒤 기존에 보관된 원전 오염수를 서서히 옮기는 방식으로 오염수를 보관할 수 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 간사 양이원영 의원은 “고토 박사는 일본 원자력 시민위원회 위원이자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 참여했던 전문가”라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황과 상태에 대한 전문가 설명을 통해 대안을 찾아보고자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양이 의원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2050년까지 계획하고 있는데, 일본 원자력학회에선 300년 걸린다는 얘기도 있다”며 “오늘 토론이 일본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대안이나 정책 등에 대한 정보교류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양이 의원과 강연자로 나선 고토 박사,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 등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