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국내 인터넷 업계의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희비가 엇갈렸다. 서로 상반된 1분기 실적을 손에 쥔 가운데, 양사 모두 AI(인공지능)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8일 매출 2조2804억원, 영업이익 3305억원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6%, 9.5% 증가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로, 포쉬마크 인수 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카카오는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4일 발표된 이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7403억원, 영업이익 711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5% 줄었다. 데이터센터 다중화와 관련 투자 등 영업비용 증가에 따른 영향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두 기업의 온도차는 검색엔진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네이버의 서치플랫폼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8518억원이며, NHN데이터가 발표한 검색엔진 유입률 분석 자료에서도 지난해 4분기 62.81%를 차지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카카오의 포털 서비스 다음은 하향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1분기 카카오의 포털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하락한 836억원이며, 유입률 역시 5%대에서 소폭 하락 추세를 보였다. 이에 카카오는 오는 15일 다음을 CIC(사내 독립기업)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체계를 확립해 핵심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성적표는 달랐지만 두 기업 모두 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원으로 지목하고 있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생성 AI의 근간이 되는 초거대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X’를 올 여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이미지와 음성을 이해하고 계산기와 지도 등 다양한 API를 활용한 답변도 가능하며, 검색 외에 쇼핑이나 블로그 창작, 여행 예약 서비스 고도화 등에 적용해 이용자 경험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측은 상반기 사내 베타테스트를 거쳐 하반기에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적용할 방침이다. 최 대표는 높은 성능을 갖췄음에도 타사 대비 1/4 이상 절감된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카오 홍은택 대표도 지난 4일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중 코GPT 2.0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반기 메시지 기반 AI 챗봇 서비스 테스트를 통해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 모델을 고도화하고 하반기 중 파라미터와 데이터 토큰 규모를 확장한 모델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5월 중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 2.0’을 선보여 언어와 이미지를 아우르는 멀티모달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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