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넷플릭스 드라마 ‘택배기사’ 제작발표회

산소 공급이 통제되는 디스토피아 세계관 그려내
송승헌, “대기 오염으로 인한 환경 문제 자각해”
조의석 감독, “매드맥스와 다른 결의 영화 될 것”

10일 오전 영등포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nbsp;‘택배기사’ 제작발표회 포토월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송승헌, 김우빈, 이솜, 강유석 배우의 모습(왼쪽부터). [사진제공=넷플릭스 코리아]<br>
10일 오전 영등포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 ‘택배기사’ 제작발표회 포토월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송승헌, 김우빈, 이솜, 강유석 배우의 모습(왼쪽부터). [사진제공=넷플릭스 코리아]

【투데이신문 이주영 기자】자타 공인 넷플릭스의 귀인이자 장르물 드라마의 척박지였던 대한민국에 새 시대를 연 K-콘텐츠가 ‘택배기사’로 돌아왔다. 김우빈, 송승헌, 이솜, 강유석 배우와 영화 ‘감시자들’, ‘마스터’에 이어 처음으로 시리즈물에 도전한 조의석 감독이 10일 오전 영등포에서 열린 ‘택배기사’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감독과 배우진은 사막화된 서울에서 각자의 신념이 충돌하며 갈등을 빚는 인물을 다룬 6부작 드라마 ‘택배기사’에 관해 소개했다.

K-드라마는 넷플릭스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왔다.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지만 ‘퀸 메이커’, ‘글리치’ 등 상업적 성공에 이르지 못한 아픈 손가락도 있다. 오는 5월 12일에 공개되는 ‘택배기사’는 K-콘텐츠 성공 신화의 릴레이를 이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성대하게 출발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물이다.

드라마 ‘택배기사’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코리아]
드라마 ‘택배기사’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코리아]

40년 전 혜성 충돌로 인해 종말 위기를 겪은 한반도에는 산소와 생필품을 생존자에게 전달하는 택배 기사들이 있다. 그중에서 뛰어난 전투 실력으로 전설이라 불리는 ‘5-8(김우빈 분)’은 낮에는 택배 기사, 밤에는 난민을 돕는 블랙 나이트로서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무너진 사회 질서를 틈타 이권을 장악한 천명 그룹 대표 ‘류석(송승헌 분)’은 세계를 재정립할 야망에 가득 찬 인물이다. 난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류석에 맞서는 5-8과 그를 돕는 ‘사월(강유석 분)’, 모두를 의심하며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군인 ‘정설아(이솜 분)’의 갈등 구조를 따라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다.

드라마&nbsp;‘택배기사’ 스틸컷.&nbsp;[사진제공=넷플릭스 코리아]<br>
드라마 ‘택배기사’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코리아]

기존 포스트 아포칼립스 콘텐츠와의 차별점은 최근까지도 우리 일상에서 떼놓을 수 없는 물건인 마스크가 계급 차별의 상징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미세먼지, 코로나19, 황사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상식화된 대한민국 국민에게 ‘택배기사’ 속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을 만큼 오염된 대기는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난민은 사용감 가득한 투박한 마스크를 쓰는 반면 천명 그룹을 비롯한 코어 계급의 마스크는 방금 생산된 듯 깔끔하고 성능도 뛰어나 보인다. 우리에게 익숙한 물건이 사람의 급을 나누는 도구로 사용되는 모습을 통해 세상의 정의가 어긋났음을 느낄 수 있다.

10일 오전 영등포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nbsp;‘택배기사’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송승헌의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코리아]<br>
10일 오전 영등포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 ‘택배기사’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송승헌의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코리아]

배우 송승헌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에 대해 “작품 속 세계는 대기가 오염돼서 산소마스크가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런 세상이 온다면 정말 큰일 나겠다는 생각에 환경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계급 구조를 상징하는 역삼각형은 드라마의 상징적인 기표로 활용될 예정이다. 제작기 영상을 통해 밝혀진 역삼각형의 위와 아래가 겹쳐진 문양은 상류층인 코어 계급이 결코 일반 시민들 머리 위에 설 수 없다는 평등 의식을 나타낸다. 이 문양을 통해 류석에 맞서는 인물들이 결속하리란 전개도 예측해 볼 수 있다.

10일 오전 영등포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nbsp;‘택배기사’ 제작발표회에서 조의석 감독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코리아]<br>
10일 오전 영등포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 ‘택배기사’ 제작발표회에서 조의석 감독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코리아]

한국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유럽을 비롯한 세계 전역에서 이슈로 떠오른 난민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조의석 감독은 “저 역시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이 이번 작품에 녹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택배기사’의 관전 포인트로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과 사막화된 서울 곳곳의 랜드마크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매드맥스와는 다른 결의 작품이 될 것’이라는 조 감독의 포부처럼 ‘택배기사’는 한국의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성공적으로 구현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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