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관리 총책 박용수 전 보좌관 구속 심사
의원 등 6750만원 살포·증거인멸 교사 혐의
송 전 대표 알았나...宋 “증거인멸 사실 무근”

2021년 당시 송영길 캠프의 자금관리 총책으로 지목된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021년 당시 송영길 캠프의 자금관리 총책으로 지목된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전직 보좌관 박용수(53)씨를 구속했다. 박씨를 포함한 관련자 대부분이 구속되면서 앞으로 검찰 수사는 돈 봉투 수수자, 송영길 전 대표 등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캠프 자금 관리 총책으로 지목된 박씨가 지난 3일 구속됨에 따라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는 분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부장판사는 전날 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박씨는 한국수자원공사 강래구 전 상임감사위원, 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등과 공모해 5000만원을 받고 6750만원을 살포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박씨가 이른바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고, 보관 중이던 자금을 합쳐 무소속 윤관석 의원에게 2회에 걸쳐 6000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의원이 이 돈을 다시 300만원짜리 돈봉투 20개로 나눠 지난 4월 28~29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약 20명에게 살포한 것으로 파악했다.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로 윤 의원의 구속 수사가 무산된 검찰은 박씨의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아직 밝혀지지 않은 자금 확보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2차 자진출석해 검찰 출입을 거부당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2차 자진출석해 검찰 출입을 거부당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씨는 또 컨설팅업체 ‘얌전한고양이’에 의뢰한 경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 9240만원을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이하 먹사연)’가 대납하게 하고, 증거 인멸을 위해 먹사연 사무실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도록 지시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의혹의 정점인 송 전 대표가 이런 범행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의 공모관계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송 전 대표는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송 전 대표는 자신이 검찰에 ‘깡통폰’을 제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핸드폰 포맷 한 번씩 하지 않느냐”며 “(사무실이 정기적으로 하는) 그런 것의 일환”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송 전 대표는 앞서 두 차례 자진 출석했지만, 조사가 무산됐다. 박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 측에서 송 전 대표의 정식 출석 요청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은 조만간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 특정을 마무리하고 차례로 이들에 대한 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