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물· 색깔 등 중요한 것 없어
양향자·금태섭 신당 그리고 친박연대
내년 총선 앞두고 신당 창당 움직임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이 돌풍 몰까

한국의 희망 창당준비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지닌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국의 희망 창당발기인대회에서 당 깃발 흔드는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국의 희망 창당준비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지닌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한국의 희망 창당발기인대회에서 당 깃발 흔드는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정가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바로 신당 창당 바람이다. 이미 신당 창당의 깃발을 세운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신당 창당을 위해 한 발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다. 이 모든 사람들이 내년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표를 거두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내년 총선에서 배지를 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창당 움직임

거대 양당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은 많다. 또한 총선이 다가올 때마다 ‘현역 물갈이’ 바람은 거세다. 또한 공천 갈등은 증폭되기 마련이다.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제3 신당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가는 예외 없이 신당 창당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각각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친박 신당 이야기와 비명계 신당 창당 이야기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의원은 지난달 26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의희망’ 창당 발기대회를 열었다.

창당 발기인에는 김성용 CR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이사, 강신우 종합기획사 아티잔 대표(전 국가안보실 정책보좌관),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임형규 전 SK그룹 부회장, 최명숙 광주 현대병원 원장,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과 교수 등 1023명이 이름을 올렸다.

금 전 의원은 신당 명칭을 ‘새로운 정당 준비위원회’(새로운당)으로 확정했다. 1호 영입 인물로는 편의점주이자 ‘봉달호’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곽대중씨이고, 실무를 총괄하는 집행위원장에는 정호희 전 민주노총 대변인을 임명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친박 신당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비명계 신당 창당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 창당설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이처럼 신당 창당 바람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당층 비율이 3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거대 양당의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총선이 다가오면 무당층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것은 거대 양당 정치에 염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제2회 복합위기 시대, 한국정치의 돌파구는?'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제2회 복합위기 시대, 한국정치의 돌파구는?'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무당층의 결심

더욱이 총선 공천 갈등이 발생하면 무당층은 더욱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다만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되면 그때부터 지지층 결집 현상이 발생하면서 무당층의 두께는 다시 얇아진다. 즉, 신당 창당에 있어 고민을 해야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신당 창당 바람은 거세게 불겠지만 투표 당일 과연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둘 수 있느냐는 것은 두 번째 이야기라는 뜻이다.

그이유는 앞서 언급한대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게 되면 그때부터 지지층 결집 현상이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그 지지층 결집 현상을 약화시켜야 하는 것이 제3 신당의 목표이다. 즉, 지금의 무당층을 끝까지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는 이야기다.

지금의 무당층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신당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역’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소선거구제’이다. 소선거구제는 결국 승자독식인데 1등만 배지를 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소선거구제의 가장 큰 폐해는 지역 기반으로 한 정당의 후보가 당선된다는 것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소선거구제를 폐지하거나 소선거구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역 기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최근 창당 움직임을 보이는 신당 역시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것은 소선거구제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제3 정당의 출현과 돌풍의 기반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두 번째로는 인물이다. 인물이라는 것이 결국 차기 대권 주자를 보유하고 있느냐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지역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차기 대권 주자가 있고, 해당 차기 대권 주자가 어디 출신이냐에 따라 신당의 돌풍 여부가 결정된다.

과거 신당 찾아보니

2008년 총선 당시 친박연대가 창당했다. 다만 PK지역에서는 친박 무소속 연대가 만들어졌다. 그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뭉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이 TK 출신이라는 점에서 TK에서는 친박연대가 PK에서는 친박 무소속 연대가 나오게 된 것이다.

세 번째로는 색깔이다. 기존 거대 양당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신당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데 이들 신당이 마치 이삭줍기를 위한 신당인 것처럼 비쳐지게 된다면 신당 바람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즉, 거대 양당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국민의힘당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것도 기존의 더불어민주당과는 완전히 다른 색깔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당 창당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가게 된다면 그에 따라 신당 창당의 돌풍이 일어날 것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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