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멘토 신평 변호사가 신당 창당 언급
정계입문때부터 꿈꿔왔기 때문에 불가능 아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책사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가 지난 3일 자신의 SNS에 안철수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신당 창당을 할 수 있다고 꺼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지지층 호소를 위한 말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도 있다고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했던 발언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부득이 국민의힘으로

윤 대통령의 책사로 불리던 신평 변호사가 한 발언은 그야말로 파장에 파장을 낳고 있다.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 가능성은 단순히 안철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발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정계개편을 통해 신당 창당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안 후보가 당 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실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 가능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윤 대통령이 정계입문 선언을 하고 2021년 12월 전남 선대위 출범식에서 “민주당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밝힌 바가 있다.

즉, 국민의힘은 차선책이었지 윤 대통령이 바라는 정당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창당 전문가인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새시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김 전 대표를 새시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 소문이 당시 파다하게 퍼져 나갔다. 김 전 대표는 현재 국민통합위원장을 맡고 있고, 신당 창당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지만 신 변호사가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단순한 발언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정치권에 파다하다.

그것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속해서 윤 대통령을 견제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즉, 비윤 세력을 의미한다.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을 하고 싶어도 가뜩이나 소수 여당인데다, 비윤 세력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대선 때부터 이어진 생각이라고도 볼 수 있다. 대선 당시 이준석 전 대표가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고, 당시 안철수 대선 후보 역시 발목을 잡은 모양새였다. 윤 대통령은 당시 가출한 이 전 대표를 직접 찾아가 달래주기도 하고, 안 후보와의 단일화도 이뤄냈다.

꿈꾸는 자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이후에도 윤 대통령과 계속해서 갈등이 빚었고 결국 이 전 대표를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게 했다.

또 안 후보의 경우 인수위원장 시절 총리 혹은 장관급을 제안했지만 거절하는 과정에 대한 비하인드가 최근 윤핵관들을 통해 드러나면서 윤 대통령과 안 후보 간의 오래된 갈등의 골이 드러났다.

이후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안 후보가 자신을 사사건건 발목잡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만약 안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레임덕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의 신당 창당 이야기가 괜히 나온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가뜩이나 국민의힘에 몸 담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 입문부터 지금까지 의문을 품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사건건 발목까지 잡히고 있으니 윤 대통령은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국정을 운영해 나가는 그런 밑그림을 2024년 총선에서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현직 대통령이 신당 창당한 사례는 상당히 많이 있다. 이승만 정권 당시인 1951년 자유당을 창당했고, 박정희 정권은 5.16 쿠데타 이후 1963년 민주공화당을 창당했으며 유신체제에서는 1973년 유신정우회를 창당했다.

전두환의 신군부는 1981년 민주정의당을 창당했으며 노태우 정권은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과 김영삼의 통일민주당을 묶어 1990년 민주자유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김영삼 정권 때에는 1995년 민자당을 신한국당으로 바꾸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때는 2000년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했고, 노무현 정부 때는 2003년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다만 이명박 정부 때부터 박근혜 정부 그리고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는 당의 이름만 바꿨을 뿐 신당 창당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역사에서 대통령과 신당 창당은 한 몸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그 횟수가 빈번했다.

결국 신당 창당

따라서 대통령의 신당 창당이 아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역 대통령이 집권 여당을 탈당해서 새로운 정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당정 분리’를 내세우고 있는 현 정당 시스템에서 용납이 되겠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왜냐하면 김대중 정부 때까지만 해도 ‘총재’라고 해서 사실상 대통령과 정당이 한 몸이었지만 김대중 정부 이후 ‘당 대표’ 제도를 만들어서 당 대표를 당원들이나 국민이 뽑는 체제로 탈바꿈을 했기 때문에 현역 대통령이 신당 창당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2024년 총선 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그 사이에 대통령의 지지율이 어떻게 변화를 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신당을 창당한다고 해도 과연 몇 명이나 따라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재 윤핵관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재보다 하락한다면 과연 신당에 합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통령보다 중요한 것이 자신의 금배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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