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수석, “대통령 끌어들이지 말라”
“윤핵관·윤안연대 표현 쓰지 않겠다”
대통령실·친윤계, ‘安 찍어내기’ 올인
당 대표 적합도, 安이 오차 밖서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6일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 표현을 두고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드러낸 것에 대해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실에서 윤핵관 표현과 관련해 국정운영 방해꾼이자 적이라는 표현까지 썼는데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에 “그런 의도가 없었고 그렇게 ‘생각하실 줄’ 몰랐다”며 “오해 소지가 있다고 해서 그런 말씀들은 드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윤핵관이란 단어는 나온 지 꽤 된 표현 아니냐’는 데 대해 “부정적인 그런 어감들이 있어서 저도 쓰지 않기로 했다”며 “제 의도는 윤석열 대통령 국정과제를 충실하게, 또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그런 뜻이었는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면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윤핵관이라는 표현에 담겨 있는 현상 내지 실체도 없다고 보느냐’는 물음엔 “어느 정도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는데 그런 걱정들이 많지 않나”라며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그런 의심들은 전혀 없이, 제대로 국가를 운영하는 하나의 파트너로써 여당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실 발언들이 자신을 향해 날이 서 있는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선 “정확하게 이해는 되지 않지만 제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이날 라디오 방송 출연을 끝으로 계획했던 일정을 중단했다.

안 후보는 당초 인터뷰 직후 오전 10시50분에 서울 영등포구 ‘토마스의 집’을 찾아 독거노인 및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배식 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어 오후 4시40분에는 KBS 1TV ‘사사건건’ 대담에 출연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아침 라디오 인터뷰를 마친 직후 돌연 기자단 공지를 통해 무료 배식 봉사와 TV 대담 출연 일정을 순연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안 후보 측은 상황 점검과 정국 구상을 위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최근 대통령실과 친윤계 의원들의 거듭된 ‘반윤’ 공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저희가 정책 정당으로 가겠다고 공약했는데 지금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논의하고 생각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CI. [자료제공=뉴시스]
대통령실 CI. [자료제공=뉴시스]

정무수석, 비대위원장 통해 安 ‘윤안연대’ 발언 경고

대통령실은 ‘윤안연대’를 표방했던 안 후보의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친윤계’의 파상공세도 계속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 수행에 매진 중인 대통령을 후보 자신과 동일에 세워놓고 캠페인에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을 안철수 후보도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그 외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앞으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진복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심·윤안연대 등의 안 후보 주장은) 굉장히 잘못된 모순”이라며 “더 이상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 수석은 “오늘 안 후보가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이 선거 운동에 개입하고 있다고(하니), 비대위와 선관위에서 엄중히 경고해주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해서 비대위원장을 만나 뵈러 왔다”며 “무슨 연유에서 그런 말씀을 했는지 감(感)은 있지만 그간 사항들을 보면 그 말은 굉장히 잘못된 모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더 이상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고 대통령실 얘기하지 말고 정책과 후보들 간의 논리로, 말씀으로 선거에 임해줄 것을 부탁드리고자 비대위원장을 찾아왔다. 비대위원장에게 그런 뜻을 충분히 전했고 그에 따른 판단을 하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2021년 11월 9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평 변호사 출판기념회에서 신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021년 11월 9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평 변호사 출판기념회에서 신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尹 탈당’, ‘신영복 존경한 사람’...친윤계 맹폭

당권주자들 역시 “가짜 윤심팔이” 등의 공세를 펴며 안 후보를 향한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는 전날 안 후보의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쟁 없는 전당대회’ 주장에 대해 “‘윤안연대’, ‘연대 보증인’을 전국에 설파하며 대통령 팔아 표를 모으려 한 장본인은 누구냐”고 직격했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후보의 ‘윤심팔이’ 없는 공정-클린 전당대회 제안 취지에 공감한다. 말은 백 번 맞다”면서도 “그러나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지금의 이전투구는 누가 앞장서서 만들었냐. 당직을 거래했다는 허황된 이야기를 언론에 흘리며 동료 의원들을 거짓으로 비방했던 분은 누구냐”며 “‘대통령의 후보’인 듯 참칭하다 의도대로 풀리지 않으니 이제 대통령과 참모들을 탓하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후보는 유체이탈 없는 자기 객관화를 통해 지난 시간을 돌아보시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는 특정 후보에 대해 ‘윤심이 있다, 없다’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안 후보가 윤심이 아니다’는 취지의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발(發) 보도에 대한 반격으로 읽힌다.

급기야는 윤 대통령 탈당 가능성 발언까지 나왔다.

과거 윤 대통령 ‘멘토’로 불렸던, 김 후보 캠프에서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신평 변호사는 ‘안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될 경우 윤 대통령이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 일각에서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신 변호사는 “‘윤안연대’나 이런 말이 상당히 기만적인 선거방법”이라며 안 후보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만, 김 후보는 해당 발언이 신 변호사 개인의 정치적 의사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또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6일 안 후보를 겨냥해 “어떤 경우든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그런 의도적 시도는 지양돼야 마땅하다”며 “도가 지나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도 이날 안 의원을 향해 “잘된 일은 자신의 덕이고, 잘못된 일은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사드배치에 반대한 사람”이라며 안 의원을 직격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지지율, 안 후보가 오차 밖 앞서...천하람 5위 눈길

이런 가운데, 6일 발표된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선 안 후보가 다자·양자 대결 모두에서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석 전 대표 측 천하람 후보는 5위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넥스트리서치가 매일경제·MBN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중 국민의힘 지지층 313명을 대상으로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안 후보가 36.0% 지지를 받아 선두를 달렸다.

김 후보는 25.4%를 얻어 안 후보가 오차범위(±3.1%포인트) 밖에서 우위를 보였다. 이어 황교안 후보 5.0%, 조경태 후보 2.3% 순으로 나타났다.

당권 도전 선언 이후 처음으로 여론조사에 포함된 ‘이준석계’ 천하람 후보는 2.1%로 5위를 기록했다. 자격 심사에서 탈락한 강신업 후보는 0.4%를 기록했고, 윤상현 의원이 0.3%로 뒤를 이었다.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한 이는 17.2%, '모름 또는 무응답' 답변은 7.8%로 기록했다.

결선투표를 가정한 조사에서도 안 후보는 김 후보에 앞섰다. 조사에서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양자대결을 물은 결과 안 후보는 45.6%, 김 후보는 37.2%의 지지를 얻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3명(국민의힘 지지층 313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자동응답(ARS) 조사(90%)와 유선전화 면접원 조사(10%)를 병행한 뒤 성·연령·지역별로 가중값을 부여했다. 응답률은 15.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등록후보자 적격 심사에서 여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경 성향’으로 분류되는 강신업 당대표 후보와 김세의·신혜식·류여해 최고위원 후보 등을 컷오프시켰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후보 신청자를 대상으로 자격심사를 실시해 예비경선 진출자를 결정했다.

당대표 후보로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천하람·황교안 등 6명이 예비경선에 진출했다. 강신업·김준교·윤기만 후보는 탈락했다. 강 후보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인 ‘건희사랑’ 회장을 맡은 바 있다.

최고위원 후보로는 김병민·김용태·김재원·문병호·민병삼·박성중·이만희·이용·정미경·조수진·천강정·태영호·허은아 등 13명이 예비경선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세의·류여해·신혜식·정동희·지창수 후보는 탈락했다.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구혁모·김가람·김영호·김정식·서원렬·양기열·옥지원·이기인·이욱희·장예찬·지성호 등 후보 11명이 모두 예비경선에 진출했다. 청년들에게 충분하고 고른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선관위는 오는 7일 비전발표회를 열고 각 후보자들의 비전과 공약을 듣는다. 이어 8~9일 양일간 여론조사 예비경선을 실시해 10일 본경선 진출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예비경선은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로 방식으로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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