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표지수 센섹스·니프티50 사상 최고치
中 경기 침체 우려로 스마트머니 신흥국으로
세계 인구 1위 인도, ‘포스트 차이나’ 부각
풍부한 노동력과 소비력으로 글로벌 기업 흡수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펜데믹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규모 유동성이 주식투자인구의 급증으로 이어진 현상은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며 증시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후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으로 미국 주식에 눈을 돌린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개인투자자들과는 달리 매력적인 시장을 찾아 투자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역동적인 모습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과열을 예측한 ‘서학개미’들은 이제 새로운 시장으로 엔저와 지속적인 기업이익 성장률이 기대되는 일본 증시와 전 세계적인 인구 감소 속에서 유일하게 인구 보너스 기회가 있는 인도 시장에 좌표를 찍었다. 또한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하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베트남의 경제 성장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현상을 보이는바 <투데이신문>은 각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고, 전문가를 통해 투자가치를 전망해 봤다.

2022년 12월 기준 주요국 GDP 규모 [사진출처=TradingEconomics]
2022년 12월 기준 주요국 GDP 규모 [사진출처=TradingEconomics]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세계경제분석기관 트레이딩이코노미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인도의 명목 GDP는 3조3864억 달러를 기록해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등극했다. 인도는 지난 10년간 약 6.6%대의 높은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모건스탠리는 오는 2027년에는 4위인 독일과 3위인 일본을 제치고 미국 중국과 더불어 세계 3대 경제 대국 체제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인도의 올해 성장률을 6%대 이상으로 보고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를 정점으로 향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최근 중국 경기 둔화와 부동산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 속 탈중국화로 인한 세계 공급망 재편 수혜 기대감과 맞물려 대안 투자처로 인도증시의 매력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 지난달 인도를 대표하는 센섹스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6만5000선을 넘어섰고, 니프티(Nifty) 50지수도 연초 이후 7%를 훌쩍 넘게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 주식시장 대표 지수 SENSEX 추이 [사진출처=TradingEconomics]
인도 주식시장 대표 지수 SENSEX 추이 [사진출처=TradingEconomics]

인도 펀드수익률 ‘쑥쑥’

당초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부진을 예상했던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불장(Bullish Market)이었던 미국 증시에서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은 이제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인도를 대표하는 니프티 50지수는 1991년 이후 연평균 1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국(10.8%)을 비롯해 미국(8%), 한국(4.4%) 대비 큰 폭의 상승률이다. 

이는 인도 상장 기업들의 높은 이익 성장에 기인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인도의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10.8% 수준이다. 이에 발맞춰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인도 시장을 공략해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미국이나 일본처럼 직접투자가 어렵다. 따라서 ETF(상장지수펀드) 등의 간접 투자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펀드에는 최근 3개월간 450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중국 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1616억원이 빠져나갔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글로벌 자금 이동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4월 21일 상장한 ‘KODEX 인도 Nifty 50’과 ‘KODEX 인도 Nifty 레버리지’ ETF는 연초 대비 각각 약 10%, 20%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당 ETF는 인도의 대표 주가지수인 Nifty 50 인덱스를 추종하며, 인도거래소에 상장된 우량주 50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펀드’는 같은 기간 22.6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펀드는 인도의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성장성이 높은 주식을 발굴해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ETF 중에는 ‘TIGER인도니프티50레버리지’가 23.14%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 2014년에 설정한 KOSEF 인도 NIFTY50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최근 6개월 내 10.1%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설정일 이후로는 무려 103.92%를 기록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성장성이 높은 인도 시장의 잠재력이 부각될 공산이 크다”며 “선진국 시장에서의 차익실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가능성 또한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소”라고 말했다.

인도의 중위 연령 추이 [사진출처=Worldometer.info]
인도의 중위 연령 추이 [사진출처=Worldometer.info]

‘인구 보너스’로 풍부한 노동력과 소비력

인도는 2023년 세계 인구 1위 국가로 전 세계적인 출산율 감소를 겪지 않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실시간 세계 통계를 보여주는 Worldometer에 따르면 8월 23일 기준 인도의 인구는 약 14억2862만명으로 중국(약 14억2567만명)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국가다. 이는 당초 UN(국제연합)의 전망보다도 4년 가까이 앞당겨진 결과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체 인구 증가에서 생산가능인구(14세~64세)의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른 ‘인구보너스’ 효과는 지난 중국의 급격한 성장과 같이 인도 경제 성장 엔진의 핵심이다. 올해 기준 인도의 중위 연령은 28.2세로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 중 하나다. 반면 중국은 노인 인구가 2026년 이후 전체 인구의 2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돼 빠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어 ‘세계의 공장’ 타이틀은 인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이성엽 수석연구원은 “2030년에는 전 세계 생산가능인구의 18.8%를 차지하며 중국(17.5%)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라며 “인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업 비중으로 글로벌 경제에 노동 공급이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향후 세계 공급망 중심에 편입 시 대규모로 노동시장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2030년에는 소비의 주축이 될 2030 인구가 미국을 넘어서는 4억9000만명으로 추산돼 10년 후에도 인도는 여전히 젊은 인구가 중심인 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부연했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왼쪽)가 지난 4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 크리켓 프리미어리그 델리 캐피털스와 콜카타 나이트 라이더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크리켓 팬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쿡 최고경영자는 전날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에 대한 애플의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사진출처=뉴시스]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왼쪽)가 지난 4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 크리켓 프리미어리그 델리 캐피털스와 콜카타 나이트 라이더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크리켓 팬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쿡 최고경영자는 전날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에 대한 애플의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사진출처=뉴시스]

中 대체할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현지 제조업 육성을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글로벌 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기의 한국과 중국처럼 제조업 기반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인도를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이른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자립 인도’ 등의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환경도 인도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탈세계화로 인한 공급망 블록화로 인도가 대안 국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탈중국 흐름 속에서 낮은 인건비와 소비인구 증가에 따른 소비시장 성장성을 염두에 두고 인도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이자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인도에서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애플은 인도에서 생산 비중이 1%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7%로 대폭 늘어났고 향후 25%까지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인도 시장에서 스마트폰 생산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 인도에서의 스마트폰 생산 점유율 17.4%에서 지난해 21.3%로 증가했다. 

테슬라도 전기차 생산 거점을 인도로 점찍어 두고 인도 정부와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후 중국의 의존도를 벗어나려는 탈중국화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 정부의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세제 혜택지원과 낮은 인건비에 기인한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인도의 월간 최저 임금은 217달러로 중국과 베트남 대비 각각 56%, 69%로 낮은 수준과 인도 실업률이 6%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시 외국계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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