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는 지난달 26일부터 이용금액의 최대 18%까지 적립 가능하도록 한 포인트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티맵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는 지난달 26일부터 이용금액의 최대 18%까지 적립 가능하도록 한 포인트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티맵모빌리티]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차량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이 대리운전 관련 프로모션으로 인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진출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에 사용자들로부터는 유료 민자도로 추천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며 의혹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리운전 관련 프로모션을 둘러싸고 티맵모빌리티와 소상공인 간 갈등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리운전 호출전화 관제 1위 기업 로지소프트 인수건을 비롯해 올해에도 각종 프로모션에 대한 반발 등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5월 티맵모빌리티는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 목적으로 쿠폰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티맵 포인트제를 도입하면서 포인트를 2배 제공하는 더블적립 혜택을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최고 등급인 VIP의 경우 최대 18%까지 적립되는 셈이다.

앞서 지난해 5월 동반성장위원회는 대리운전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3년간 신규 대기업 진입 금지와 기존 진출 대기업의 확장 자제, 현금성 프로모션 등 홍보 자제 등을 권고했다. 다만 단서 조항으로 기존 고객 대상 연간 2억원 이내의 프로모션과 음주운전 방지 등 공익 목적 캠페인성 프로모션은 가능하도록 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에서는 지난 7월 24일 성명서를 내고, 대리운전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음에도 티맵모빌리티가 현금성 프로모션을 남발하며 시장을 침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지소프트 인수 당시에도 동반성장위원회의 권고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적합업종 제도의 취지를 무색케 했는데, 이번에는 음주운전 예방 공익 캠페인 명목의 무분별한 현금성 프로모션으로 영세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리운전 업계에서도 티맵모빌리티 측이 과도한 프로모션으로 영세 소상공인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최대 18%에 이르는 더블적립 혜택이 중소 업체들에게는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이 부분이 독과점을 위한 부당염매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존 중소 대리운전 업체의 경우 거둬들인 수익에서 운영비 등을 제외한 5~10% 정도를 마일리지로 제공해 왔으며, 18%의 경우 적자를 보고 운영하는 셈이라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시행할 수 없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동반위에서는 이를 규제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는 최소 6개월이 소요되며, 그동안 중소 사업자들은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란 우려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장예준 본부장은 “하루 4000콜 가량이 접수되던 업체가 현재는 1000콜 정도로 확 줄었고 문을 닫은 영세 업체들도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으로, 시간이 지나 중소 업체 대다수가 도산하고 대기업의 독과점 시장으로 굳어지게 되면 이 같은 공격적 비용 지출에 대한 보전 차원에서 수수료를 올리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요금이 오르게 되면 이용률이 떨어져 기사들의 수입이 줄어들어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고, 이는 대중들의 불편과 음주운전 등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티맵모빌리티 입장에서도 점유율 경쟁 등 이 같은 정책을 취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동반위 권고사항 등 규칙을 지키면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위한 협의에도 나서야 한다”며 “기존 유선콜 사업자 점유율이 지난해 6~70% 가량에서 현재 40% 정도로 1년 만에 역전된 상황이지만, 당장 고객들의 피부에 와 닿는 문제는 아니다 보니 이 같은 어려움들이 잘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티맵모빌리티 측은 이 같은 프로모션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포인트제의 경우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 대해 사용금액 일부를 적립해주는 것으로, 새로운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최대 18%의 적립 혜택은 VIP 등급(3개월 이내 10회 이상 이용 고객)에 제공되는데, 이를 신규 고객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 역시 공익 목적으로 실시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포인트제는 기본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새로 유입되는 고객에 대한 혜택이 아니다”라며 “최대 18%의 적립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VIP 등급이 돼야 하는데, 이처럼 자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신규 고객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찰청과 함께 진행한 음주운전 예방 캠페인은 공익 목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동반위 권고의 단서 조항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최근에는 내비게이션 사용자들로부터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경로 안내 시 유료 민자도로로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자도로 운영사로부터 대가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티맵모빌리티 측은 지난 8일 자사 블로그와 SNS를 통해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시간과 거리, 비용을 계산해 최적의 결과값을 제공하는 경로 알고리즘에 따라 철저히 추천경로를 운영하고 있으며, 만약 유료도로로 안내했다면 통행료 비용 대비 시간·거리·편의성의 손해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통행료 절감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출발 시 ‘무료도로’ 경로 선택 ▲주행 중 ‘무료도로’ 경로 변경 ▲실시간 경로 탐색 기능 OFF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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