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모 상병과 함께 휩쓸렸다 구조된 A 병장 母
A 병장은 현역 복무 중…“용기 내 호소드린다”
군인권센터, 공수처에 수사 엄정할 것 당부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가족의 임성근 해병1사단장 고발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경북 예천군에서 발생한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당시 故채수근 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렸던 A병장의 어머니가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가족의 임성근 해병1사단장 고발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경북 예천군에서 발생한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당시 故채수근 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렸던 A병장의 어머니가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대 채모 상병과 함께 물에 휩쓸렸다가 구조된 A 병장의 어머니가 해병대 임성근 1사단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14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A 병장의 어머니는 전날 오후 업무상과실치상·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임 사단장에 대한 고발장을 공수처에 제출했다.

전날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연 A 병장 어머니는 “지휘관을 믿지 못하는 군이 대한민국을 바로 지킬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임 사단장이 우리 아들들에게 사과할 시점은 지나도 한참 지났다”고 비판했다.

앞서 A 병장은 지난 7월 19일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중 물에 빠진 병사를 구하려던 중 채 상병과 함께 물에 빠져 50m 가량을 떠내려가다가 구조됐다.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

사고가 난 지 16일 만에 아들을 처음 봤다는 A 병장의 어머니는 사고 이후 첫 통화에서 아들이 “엄마, 내가 OO이(채 상병)를 못 잡았다”고 말하며 울었다고 전했다.

또한 “아들은 (휴가로) 집에 와 하루도 편하게 잠을 자지 못했다. 땀을 흘리면서 깼고 어느 날은 울면서 깨는 모습도 봤다”고 말했다.

A 병장은 현재 현역으로 복무 중에 있다. A 병장 어머니는 “제 아들과 당시 투입된 대원들 대부분이 아직 군에 남아있다. 그로 인해 몹시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나 용기를 내어 이 자리에서 호소드린다”며 “지금 제 아들들을 지켜 주실 분들은 오로지 국민 여러분 뿐”이라고 호소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가족의 임성근 해병1사단장 고발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경북 예천군에서 발생한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당시 故채수근 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렸던 A병장의 어머니가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생존자 가족의 임성근 해병1사단장 고발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경북 예천군에서 발생한 해병대 실종자 수색 사고 당시 故채수근 상병과 함께 급류에 휩쓸렸던 A병장의 어머니가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외압에 관계된 모든 이 유죄”

군인권센터는 임 사단장이 사고 발생 이후 A 병장 등 물에 휩쓸렸던 병사들을 찾아온 적이 없으며 생존장병을 위한 트라우마 치료는 집체교육 형태의 트라우마 교육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또 “아들이 아직 군대 내에 있으니 어머니가 고발을 결심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가 사실상 진상 규명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이렇게 사건 수사가 유야무야되면 추후 다른 피해자들의 피해 구제도 쉽지 않아질 것이라는 판단하에 고발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실을 감추려던 이들은 숨고 도망가기 위해 정신이 없다”며 대통령실 외압 의혹에 관계된 국가안보실 임종득 2차장, 임기훈 국방비서관 교체 계획과 국방부 이종섭 장관의 교체를 언급했다.

군인권센터는 “외압의 핵심인 장관이 직을 버리고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에서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가 검토되자 사의 표명까지 받아냈다”며 “전례없는 초유의 사태가 매일 벌어지며 장관까지 경질되는 마당에 임 사단장은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사단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사단장의 고발 이유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군인권센터는 “임 사단장의 죄책이 명백히 드러나는 순간, 외압에 관계된 모든 이가 유죄”라면서 “공수처가 엄정한 수사로 임 사단장의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혀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달 24일 경북경찰청에 대대장 2명(중령)에 대해서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이첩했다. 해병대 수사에서 혐의자에 포함된 임 사단장, 여단장, 중대장, 중사급 간부는 혐의를 빼고 사실관계만 적시해 경찰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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