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내 최초의 인도인 CEO’ 태그하이브 판카즈 대표

교육 관련 테크놀로지 개발 주력한 에듀테크 기업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 4C 강화, 교육의 핵심
다른 사람과 경쟁 말고 ‘최대화’하는 길 가길
“다른 사람들이 나를 벤치마킹하게 만들어야”

태그하이브 아가르왈 판카즈 대표 ⓒ투데이신문
태그하이브 아가르왈 판카즈 대표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초일류라는 목표는 기업만이 아니라 개인도 가져야 할 마인드셋이다.”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사회의 변화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넘어서는 역사적 기점을 목전에 둔 시대에 태그하이브 아가르왈 판카즈 대표는 수동적인 개인화를 꼬집으며 자신의 삶을 최대화하라고 조언한다. 

‘한국 스타트업 제1호 인도인 CEO’라는 타이틀을 가진 판카즈 대표는 인도에서 태어나 인도공과대학교를 졸업했다. 독일 에를랑겐, 스위스 에치켄, 미국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서 근무했으며, 서울대학교 석사과정을 마치고 하버드 MBA 과정을 밟았다. 이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근무하다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삼성벤처투자의 투자를 받아 에듀테크 스타트업 ‘태그하이브’를 설립했다. 

서울 문정동 태크하이브 본사에서 만난 판카즈 대표는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이를 끌어낼 수 있는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교육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도전했고, 그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저서 〈Maximize Your Life〉가 스타트업 창업자와 청년들 그리고 경영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데이신문은 판카즈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꿈과 열정 그리고 ‘초일류’를 추구하는 리더로서의 삶을 조명해 봤다.

태그하이브 아가르왈 판카즈 대표의 저서 '당신의 삶을 최대화하라!' [사진제공=한스컨텐츠]
태그하이브 아가르왈 판카즈 대표의 저서 '당신의 삶을 최대화하라!' [사진제공=한스컨텐츠]

-타국 생활이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 한국에 오고 4개월 만에 다시 인도로 돌아갔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언어 문제였다. 그리고 음식도 맞지 않아서 고생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식의 문화도 적응하기 어려웠다.

-어떤 문화가 어려웠는지 예를 들자면.

석사 생활할 때 학생인데도 불구하고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계속 연구실에서 의무적으로 일해야 했다. 그 당시에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고 여러 이유가 결합 돼 다시 인도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한국 내 최초의 인도인 CEO’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인도로 돌아왔을 때 이대로 한국을 떠나오면 더 이상 한국은 내 인생에서 안 좋은 기억으로만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른 나라로 진출한다고 해도 먼저 한국을 극복하고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일단 마음을 그렇게 먹고 나니 극복의 대상들을 정면으로 보게 됐고,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 먼저 언어를 극복하고 나니 음식도 나의 입맛에 맞게 주문할 수 있게 돼서 해결됐고, 문화적인 측면도 소통을 통해 조율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재직하며 회사의 투자를 받아 스타트업 ‘태그하이브’ 설립까지 했다. 무엇이 이를 가능케 했다고 생각하는가.

2002년에 삼성전자에 입사하면서 나는 이 회사의 직원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나는 내가 이 회사의 오너라는 생각으로 모든 업무를 수행했다. 이러한 부분이 내게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사업가였는데 삼성전자 입사를 위해 인도를 떠나던 날 말씀하시기를 “삼성에 가서 절대 임직원처럼 일하지 마라. 그리고 월급의 10배 100배를 벌어다 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해라”라고 하셨다. 이 말이 내게서 오래 머물렀다. 지금도 그렇다. 현재 CEO로서 일해서 받는 돈의 10배 100배를 회사에 돌려준다는 마음으로 태그하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요즘 한국에서는 월급만큼만 일하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에 공감을 얻고 있는데.

각자의 가치관과 생각이 있기 때문에 존중한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은 행복을 추구한다. 내가 행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가시적인 결과를 내는 것이다. 결코 남을 위한 일이 아닌 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에서 외국인들은 위로 올라갈 수 없다는 편견을 내가 깼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위해 집중해야 한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받는 만큼만 일하는 것은 자신이 그만큼이라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다만 회사도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렇게 일하는 사람들을 인정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만의 길을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에 있어서 능력보다는 신뢰를 더 중시한다고 했다.

우리 회사는 신뢰가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능력은 회사에서 이끌어 주면 되지만 신뢰는 회사에서 키워줄 수 없다. 

-CEO로 있는 태크하이브는 교육 관련 테크놀로지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알고 있다. 교육 시장을 목표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어릴 때부터 배우는 것을 좋아했다. 운이 좋게도 인도의 IIT(인도공과대학교)를 진학해 공부할 수 있게 됐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기술 쪽으로 많이 배우게 됐다. 자연스럽게 교육과 기술의 융합을 생각하게 됐고 ‘에듀테크’를 활용해 교육 분야에 임펙트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게 돼서 그런지 일하는 게 피곤하지 않고 매일 재밌다.

-태그하이브의 가치와 미션은 무엇인가.

교육격차를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든 행복할 권리가 있다. 이는 교육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나는 교육을 통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한 증인이다. 그래서 교육만큼은 공평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내가 받은 혜택을 많은 사람들에게 돌려주려고 한다. 

태그하이브 아가르왈 판카즈 대표 ⓒ투데이신문
태그하이브 아가르왈 판카즈 대표 ⓒ투데이신문

-대표 이전에 엔지니어 개발자로서 기술에 대한 철학이 궁금하다.

기술은 마술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마술사다. 실제로 나는 한국마술사협회 2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마술은 상상을 현실로 보여준다. 기술과 마술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과학과 기술의 시대에 변치 않는 중요 요소는 상상력이다. 다만 기술은 삶의 도움이 돼야 하고 그다음 마술처럼 와우포인트가 있어야 하고 심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류는 이제 인공지능의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에듀테크 기업의 CEO로서 AI 시대에 중요한 교육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20년 후에는 현재의 일자리의 65%가 없어진다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생각하지 않은 65%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셈이다. 따라서 미래 인재의 핵심역량으로 4C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즉 Creativity(창의성), Collaboration(협업 능력), Critical Thinking(비판적 사고력), Communication(의사소통 능력)을 강화시키는 교육이 핵심이다. 사람이 없는 인공지능은 의미가 없다. 

-삼성에서 일하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알고 있는데 그중 가장 본인에게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인가.

삼성의 ‘초일류’ 개념이다. 이것은 개인한테도 의미가 크다. 스스로를 초일류로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벤치마킹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벤치마킹하게 만들어야 한다. 

-저술한 책의 제목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맞다. 자신의 Maximize(최대화)다. 다른 사람과 경쟁할 필요가 없다. 내 성장 속도가 가끔 빠르고 느리고를 반복하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단 스스로 최대화하는 길을 가고 있다면. 

-치열한 삶을 살아왔기에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하다.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로 태그하이브가 인도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지만, 글로벌 회사를 목표로 하는 만큼 한국을 비롯해 아프리카 미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시장을 확장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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