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임윤경 외 13인 지음 | 368쪽 | 127×210 | 문예출판사 |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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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지난해 5월, 연세대학교의 재학생 A씨가 청소노동자들의 집회 소음이 수업권을 침해한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청소노동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어 6월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수업료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630만원의 손해배상이 청구되기도 했다.

당시 대학 별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고소 및 손해배상 사실을 지지하는 수많은 글들이 올라왔다. 대다수 글에서 청소노동자를 향한 비난을 쏟아부었음은 물론이다.

청소노동자 월급은 300~400만원 정도, 최저시급 받는 우리는 180만원…우린 그럼 뭐야? 개XXXX야?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나임윤경 교수의 강의, ‘사회문제와 공정’ 과목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시작됐다.

〈공정감각〉 또한 해당 강의에서 토론한 학생들의 의견을 함께 담아 출간했다. 학생 일부는 소속 학과를 가리고, 필명을 사용하기도 했다.

나임 교수는 “대입만을 위해 달려온 이들이 모인 한국 대학교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에브리타임’을 보면, 그 전력 질주의 시간이 우스워지리만큼 대학은 진리나 진실 추구와는 거리가 있는 공간”이라고 짚었다.

에브리타임은 2000년대 후반 서울의 모 사립대학교 통계학과 졸업생들이 만들어 이듬해 출시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후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익명 커뮤니티로 자리잡았다.

책에서 나임 교수는 “커뮤니티 내 관심의 중심에 선 ‘관종(관심종자)’과 동시에 이들을 추종하는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상태에 놓인 사람들 역시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실이 맥없이 지워지고 사실이 근거없이 조롱과 폄훼를 당하는 것이 바로 한국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실과 진짜가 아닌, 거짓과 가짜가 힘을 발휘하는 세상에서 대학은, 대학생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라는 물음을 던졌다.

문예출판사 관계자는 해당 책에 대해 “혐오표현이 난무하고 반지성주의가 팽배한 에브리타임을 민주적 공론장으로 변화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그들의 고투와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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