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지음 | 190쪽 | 128 X 188 | 커뮤니케이션북스 | 1만5000원

ⓒ커뮤니케이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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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비트코인의 방법>, <탈중앙화와 크립토시스템>, <코인의 과거, 현재, 미래> 등 암호화폐 3부작을 출간했던 KDI국제정책대학원 이건호 교수(前국민은행장)가 신간 <블록체인과 국가>를 출간했다. 

블록체인기술은 인류의 미래를 변화시킬 만큼 혁신적 기술로 평가됐다. 하지만 블록체인기술을 금융에 접목한 디파이(Defi) 부문은 사기꾼들의 난장판으로 변질됐고 NFT(대체 불가능 토큰)는 사취와 자금세탁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부정적 인식 확산은 블록체인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저자는 개발자, 운영자, 투자자, 정책입안자들이 기술의 본질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한 채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을 빚어냈다고 꼬집는다. 

각 국가들도 블록체인기술 관련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한국 역시 블록체인기술 발전을 적극 지원한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지만 2017년 ICO(암호화폐공개) 광풍으로 많은 투자자 손실이 발생한 이후 정책의 초점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다수의 국가들은 현재 블록체인기술 발전과 비즈니스모델의 개발은 업계에 맡겨두고 정부는 가상자산 및 디파이 시장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이원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저자는 이 같은 이율배반적 정책 기조가 유지되는 이유는 각국 정부가 블록체인기술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상자산 및 디파이 시장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드러나는 원인은 기술이 아니라 이용 환경에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결국 탈중앙화의 환상에서 벗어나 국가가 실물경제와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탈중앙화는 블록체인기술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지만 국가의 도움 없이는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결론에는 블록체인기술이 화폐와 금융시스템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자산생성과 거래의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실물경제의 가치창출 과정을 혁신할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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