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앞두고 비명 지르는 비명계
국민경선에 대한 두려움으로 꽉 차 있어
기울어진 미디어 환경도 한몫하고
비명계 탈당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고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사진제공=뉴시스]<br>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내년 총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켰다. 총선 공천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당 내분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명계는 벌써 탈당을 계획하거나 세력화하고 있다. 이처럼 비명계가 공천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이유는 ‘자객공천’ 때문이다. 물론 친명계는 자객공천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비명계는 자객공천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비명계가 이재명 대표가 개딸들과 결별해야 한다고 소리를 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자객공천이냐 경선이냐

더불어민주당 비명계는 ‘자객공천’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히 크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출마선언이 잇따르면서 자객공천 논란에 휩싸였다. 친명계 원외 인사들은 자객공천이 아니라 경선의 원칙에 의거해 출마했을 뿐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렇듯 서로 간의 자객공천이냐 경선이냐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것은 비명계의 두려움 즉 공포에서 출발한다. 비명계가 공포를 느끼는 이유는 ‘국민경선’과 ‘개딸(개혁의 딸들, 강성 친명 지지층)’로 대변된다.

비명계가 원하는 것은 ‘국민경선’이 아니라 ‘전략공천’ 혹은 ‘단수공천’이 얼마나 되느냐다. 하지만 친명계는 전략공천 혹은 단수공천 대신 국민경선으로 공천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것은 지난 21대 총선 공천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살펴보면 경선 104곳으로 41.1%를 기록했다. 단수는 121곳으로 47.8%, 전략공천은 28곳으로 11.1%를 보였다. 즉, 경선보다는 전략공천이나 단수공천의 비중이 높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에도 현역 물갈이를 해야 하고, 원외 출마자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지만 결국 전략공천 등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문제는 21대 국회가 국민적 외면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불어민주당의 21대 공천이 결코 잘된 공천이 아니라는 것이 친명계 지지층의 판단이다.

특히 수박(겉은 파란색 즉 민주당인데 속은 빨간 색 즉 국민의힘 정체성을 갖는 것)인 비명계 의원들이 많게 된 원인은 21대 총선 공천에서 후보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나 국민경선 등을 하지 않고 덮어놓고 전략공천 혹은 단수공천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친명계 지지층의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22대 총선 공천에서는 반드시 국민경선을 하고, 그리고 당원들의 손으로 후보를 결정하자는 것이 친명계 지지층 당원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생각하면 비명계의 공천 학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비명계의 생각이고, 그런 이유로 자객공천이라는 말을 꺼내고 있다. 원외 출마자들이 친명계 의원들의 지역구를 놔두고 유독 비명계 지역구만 출마를 결심한 것을 두고 비명계로서는 ‘자객공천’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국민경선을 한다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국민투표와 당원투표로 후보를 선출하는데 당원 상당수가 친명으로 채워졌기 때문에 비명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는 형국이라는 이야기며 이는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것이 비명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친명계 원외 출마자들은 그동안 비명계가 지역구를 제대로 관리했다면 자신들의 도전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는 것은 21대 국회 기간 동안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지역구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당 지도부에게만 불만을 표출한 결과가 아니냐는 것이 친명계 원외 출마자들의 생각이다. 즉,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난을 계속할 시간에 의정활동을 성실히 하거나 지역구 관리를 제대로 했다면 어떤 룰을 들이밀어도 충분히 이길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 친명계 원외 출마자들의 논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친명계 원외 출마자들은

비명계가 두려움을 갖는 또 다른 이유는 미디어의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이다. 친명계 원외 출마자들이 비명계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그들은 든든한 미디어 후원군을 갖고 있다고 비명계는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유튜브 채널이다. 친명계 유튜브 채널이 우후죽순 생겨났으며, 그들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우호적인 메시지와 더불어 비명계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그것은 결국 공천에서 불리한 환경을 만들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친명계 원외 출마자들은 계속해서 친명계 유튜브 채널에 얼굴을 노출시키면서 개딸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국민경선에서 승리하리라는 것이 비명계의 생각이다. 비명계 의원이 아무리 지역구 관리를 잘해놓아도 결국 미디어가 기울어지면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비명계의 생각이다.

더욱이 일부 친명계 유튜브 채널은 아예 개딸들에게 ‘주소지를 옮겨라’는 식의 독려도 하고 있다. 즉, 비명계 의원 지역구로 주소지를 옮겨서 국민경선에서 친명 원외 출마자에게 투표하라는 것이다. 비명계 입장에서는 개딸들이 움직인다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부가 ‘경선’만 고집한다면 비명계 공천 학살은 현실화될 것이라는 게 비명계의 생각이다.

친명계는 그것은 비명계의 자업자득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전당대회가 끝나고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비명계는 계속해서 이 대표 흔들기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비명계는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 대표에 대한 비판만 했다는 것이 개딸들을 화가 나게 만들었다는 비난한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문 전 대통령을 하루가 멀다 하고 비판을 가하면서 ‘문모닝’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와 같이 이번에는 ‘재모닝’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일 비명계는 이 대표에 대한 비판으로 일관했다. 그러다보니 개딸들 입장에서 비명계가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이런 이유로 계속해서 비명계를 향한 공격을 가하고 있다. 이런 공격이 공포로 느껴지고, 아무리 지역구 관리를 잘하고 의정활동을 잘해도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친명계에서는 막연한 두려움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비명계로서는 현실에 닥친 두려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두려움을 느끼는 강도가 상당히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 당시에도 ‘문꿀 오소리’라고 해서 강성 지지층이 있었지만 개딸에 비하면 약하다는 것이 비명계의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비명계에서는 계속해서 개딸을 악마화하고 있고, 이 대표를 향해서는 개딸과 단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즉, 이 대표가 개딸과 단절하게 되면 경선에서 다소 유리하게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민주당 비명계 ‘원칙과 상식 출범’<br>
민주당 비명계 ‘원칙과 상식 출범’

전략공천의 비중은

핵심은 전략공천이나 단수공천의 비중을 얼마나 늘릴 것이고, 비명계에 얼마나 지분을 줄 것인지 여부다. 비명계가 계속해서 당 지도부에 비명계 인사가 없다고 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현재로서는 국민경선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모든 지역에서 국민경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지역에서 국민경선을 치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상대정당 즉, 국민의힘의 공천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험지 등은 단수공천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모든 지역에서의 공천이 국민경선으로 치러지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비명계 입장에서는 자신의 지역구가 단수공천이 되거나 전략공천으로 지정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공천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자객공천 이야기를 꺼낸 것도 이런 이유가 포함돼 있기도 하다. 즉, 가급적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이나 단수공천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비명계의 바람은 ‘바람’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친명계 원외 출마자들은 계속해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명계의 탈당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이상민 의원은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직 실명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비명계 몇 명 의원들 역시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계속 주저앉아 있으면 자객공천에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탈당해서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겠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개딸에 의해 기울어진 운동장인 공천에서 패배할 바에는 탈당 후 출마해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다.

다만 비명계 인사 중에 과연 몇 명이나 탈당할 것인지 여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규모 탈당이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비명계 스스로 탈당이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기울어진 운동장이지만 경선을 통해 스스로 극복하자는 비명계 의원들도 있다. 개딸들이 극성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역구 당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는 비명계 인사들도 있다. 탈당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공천에서 탈락했다면 ‘불공정 공천’이라는 명분이 쌓이게 되고, 그에 따라 탈당할 수가 있겠지만 현시점에서 탈당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사망선고를 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당장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도 있다. 즉, 공천 상황을 살펴보고 난 후에 탈당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탈당에 고민할 시간에 오히려 지역구 관리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비명계들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뉴시스]<br>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진제공=뉴시스]

국민경선의 두려움

친명계 인사들 역시 국민경선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히 있다. 왜냐하면 21대 국회의 평가가 워낙 냉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험지 출마론이 계속 나오고 있다. 비명계가 계속해서 이 대표를 향해 대구나 안동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친명계 지도부를 향해서도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친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험지 출마는 사실상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친명계 지도부가 모두 험지 출마를 하게 된다면 선거운동 지원을 사실상 할 수 없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지도부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사람들은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고 친명계는 생각하고 있다.

비명계도 자신의 지역구에서 승리를 하고 싶다면 정정당당하게 지역구 경선에서 승리하고 친명 지도부로부터 선거운동 지원을 받아 승리를 거머쥐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단순히 험지 출마를 요구한다는 것은 다 같이 죽자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자객공천’ 논리의 대항마로 ‘험지출마’를 내세운다는 것은 비명계가 아무리 급해도 꺼내서는 안 되는 카드였다는 것이 친명계의 생각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가면 갈수록 비명계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유는 비명계의 요구가 친명계로서는 들어줄 수 없는 요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딸들 역시 활발한 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그 활발한 활동이라는 것이 결국 비명계 낙천 운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재명이네 마을 등 개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천 때 두고 보자는 분위기다. 더 이상 비명계의 몽니를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개딸들은 공천을 위해서 권리당원이 됐다면서 당비를 낸 이유를 그날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투표로서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단단히 벼르고 있기 때문에 자객공천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친명계의 승리로 끝날지 아니면 비명계의 승리로 끝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리고 자객공천 역시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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